주 62시간 일하는데 4대 보험 가입은 8.3% 불과…플랫폼 불공정 사례도 다수

국내 웹툰 작가 4명 중 1명은 연간 수입이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신문] 국내 웹툰 시장이 날로 확장돼 가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웹툰 작가를 꿈꾸는 이들도 꾸준히 늘어가는 분위기지만, 정작 국내에서 웹툰작가로 활동하는 이들은 4명 중 1명꼴로 연간 1000만원의 수입도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만화·웹툰 작가실태 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웹툰작가 761명 가운데 24.7%는 지난해 기준 연간 총수입이 10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수입구간별로 보면 1000만~2000만원은 21.9%, 2000만~3000만원은 22.1%, 3000만~5000만원 14.8%, 5000만원 이상은 16.3%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2013년 이전 데뷔한 작가들로 한정하면, 31%가 연 수입 5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력별 소득격차가 존재했다. 

2017년 총수입 [한국콘텐츠진흥원]

전체 조사 대상 작가들은 주당 평균 5.7일, 일일 평균 10.8시간을 창작 활동에 쓰고 있었다. 1주 평균 61.56시간, 한달 평균 246.24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창작 활동을 한다는 응답도 20.5%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는 사실상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창작활동에 쏟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4대 보험에 모두 가입돼 있는 작가는 단 8.3%에 불과했다. 반면 4개 중 하나도 가입돼 있지 않은 경우는 61.9%에 달했다. 

조사 대상 작가 중 38.5%는 창작활동 외 다른 소득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나 아카데미 등에서 강의를 한다는 응답이 13.8%로 가장 많았고, 가족의 지원을 받거나 다른 분야에서 일용직을 하고 있는 경우도 각각 8.4%, 4.9%로 집계됐다. 

창작 활동에서 겪는 어려움(5점 만점)으로는 '차기작 준비기간 중 경제적 어려움'과 '휴식시간 부족'이 각각 4.27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외에 '과도한 작업에 건강악화'(4.22점), '작업시간 부족(4.22점), '연재 마감 부담감(4.07점) 등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4대보험 가입형태 [한국콘텐츠진흥원]

업체 측으로부터 불공정 경험을 겪은 사례(복수응답)로는 '제작사에 유리한 일방적 계약'(42.6%), '계약서 전문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계약 진행'(38.9%), '적정한 수익배분 미지급'(31%), '일방적 계약해지'(20.2%) 등의 순으로 꼽혔다. 

중소 전문 웹툰 업체에 작품을 연재해온 2년 경력의 작가 A씨는 "만화 창작자는 다음 작품까지 준비기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기간엔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며 "몇 개월에 걸쳐 작품을 준비한다 해도 이게 연재된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계약하고 도장을 찍은 이후에도 나중에 플랫폼이 말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대상 작가들에게 인격 침해 사례를 묻는 항목에서는 '인격 모독'(23.5%),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협박'(19.4%), '성차별적 발언'(15.9%)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격 침해 가해자로는 플랫폼이나 선배작가, 동료 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보고서는 "최근 웹툰 산업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만화·웹툰 작가들의 경제적 생활 만족도는 특히 낮은 편"이라며 "양질의 창작자들이 생태계 내에서 자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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