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정치 등 모든 영역에서 터키 항복 받아내려는 것…비열한 정치적 음모” 비난해

터키가 취약한 경제 상황에 미국과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금융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공감신문] 미국의 강력한 경제 압박으로 터키가 리라화 폭락 사태를 맞았다. 지난 10일 리라화 가치는 한때 전일 대비 23%나 급락했으며, 달러에 견줘서는 14% 폭락했다.

이러한 터키의 금융위기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상향하는 ‘관세폭탄’을 투하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터키에 앤드루 브런슨 목사 석방을 요구하면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브런슨 목사는 지난 1993년 터키에 입국해 2010년 서부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그는 지난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행위 혐의로 구속돼 옥살이했으며, 지난달 말부터는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목사를 장기 구금했다는 이유로 터키 장관 2명에게 제재 조치를 취했으며,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매겼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터키에 모욕적인 압박을 가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새로운 동맹국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12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7일 미국과의 갈등 해소를 모색하고자 터키 정부 대표단을 미국에 보냈을 당시, 미국이 브런슨 목사의 석방 데드라인을 제시하며 모욕적으로 압박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그들(미국 측)은 우리에게 목사를 8일 오후 6시까지 석방하라고 요구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제재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터키는 그런 요구를 따르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을 겨냥해 “이번 작전의 목적은 재무로부터 정치까지 모든 영역에서 터키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비열한 정치적 음모에 직면했다. 알라의 뜻으로 우리는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미국의 제재 하에 놓인 이란과 터키는 '공동전선'을 형성한 듯 어느 때보다 밀착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좌)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러한 미국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동맹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터키를 포함해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인 나라(미국)를 향해, 우리는 새로운 시장으로, 새로운 협력관계로, 새로운 동맹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답할 것이다. 누군가 문을 닫으면 다른 누군가는 문을 연다”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미국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어느 나라라도 기꺼이 결별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인구 8100만의 나라와 맺은 전략적 관계와 반세기 동맹을 희생시키는 나라에 우리는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일방주의를 ‘경제전쟁’이라 규정하며 “미국이 터키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으면 양국의 동반자 관계는 위험에 처할 것이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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