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기준금리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상…터키 위기 신흥시장으로 전염될까 ‘공포’

터키 리라화 급락의 충격으로 세계 곳곳에서 신흥국 주식과 통화 가치가 동반 추락하고 있다.

[공감신문] 리라화 급락으로 터키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자, 세계 신흥시장에서 통화 가치와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아르헨티나는 페소화가 폭락하자 기준금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달러에 대한 페소 환율은 장중 한때 30.50페소까지 올라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추락하자, 통화가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45%로 5%p 전격 인상을 단행했다.

아르헨티나의 주요 주가지수인 메르발지수도 2.96% 하락했다. 

브라질 금융시장은 10월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리라화 가치 폭락 여파가 겹치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브라질 뉴스포털 UOL]

대표적인 신흥시장이라 꼽히는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는 0.5%, 멕시코 페소화는 1.1% 내렸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신흥국 통화도 모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랜드화는 지난 12일 한때 10% 넘게 추락했다. 2.3% 하락으로 마감했다. 러시아 루블화도 0.1% 하락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 루피화가 1.6%,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가 0.41%내렸다. 

이렇듯 신흥국 통화가 약세였고 주요 신흥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하자, JP모건 신흥시장 통화지수(EMCI)는 13일 6.305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신흥국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MSCI 신흥시장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해 1043.30으로 1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리라화 폭락과 관련해 미국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시중 은행의 리라 채무 지급준비율을 250bp 인하했지만, 리라화 급락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세계 외환시장에서 리라화의 환율은 전날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7.24리라를 기록한 이후 한국시간으로 오전 9시 현재 6.95리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던 로체스터 노무라 인터내셔널 통화 전략가는 “터키가 이를(금융시장 위기) 막으려면 금리를 인상하거나, IMF를 끌어들이거나, 리라에 대한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이 모든 게 다른 길로 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최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리라화 폭락 사태의 원인을 미국으로 돌리는 등 외부 세력의 ‘작전’으로 본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투자 전문가와 경제 매체들은 이번 터키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터키에서 일어나는 일이 터키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직까지 '터키 리스크'의 파장을 정확하기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을 포함한 시장 전략가들은 터키의 통화 불안이 다른 신흥시장 전반에 전염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신흥시장은 이미 4~7개월 대량 매도세를 겪었다. 터키의 이례적인 대외 불균형을 고려하면 결국 터키의 부정적 상황은 동떨어진 일로 여겨질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데이브 라퍼티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신흥시장의 불안은 경제 기초여건이 아닌 시장 심리에 따른 것이다. 터키와 다른 신흥국간 경제적 연계성은 제한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갈리는 만큼 현재까지 ‘터키 리스크’의 파장을 정확하기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뉴욕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뚜렷해진 모양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원유 시장은 위축됐으며,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96선을 웃돌았으며 엔화도 강세를 보였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 통화를 팔아치우고 달러화와 엔화를 사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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