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자·임신부 등은 순례방문 연기’ 권고…낙타 접촉금지·현지 의료기관 방문 자제해야

지난해 9월 1일 새벽 순례객들이 이둘아드하(희생제)를 맞이해 메카의 하람성원 중앙에 위치한 카바신전 주위를 돌고 있다.

[공감신문] 지난 2015년 전국을 공포로 밀어 넣었던 ‘메르스’에 대한 보건당국의 각별한 주의당부가 내려졌다. 중동지역 방문이 늘어나는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하지, 8월 19~24일)을 맞아 사우디아라비아(중동지역) 방문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출국자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주의를 당부한다고 14일 밝혔다. 

보건당국은 “매년 하지(Haji) 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180여개국에서 300만명 이상이 모여 감염병 발생 위험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는 무슬림이 이슬람력 12월(순례의 달)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메디나, 제다 성지를 순례하며 종교 의례에 참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해 하지 기간(8월 30일~9월 4일) 국내에서는 약 45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와 의료계 전문가들은 심장질환, 신장질환, 폐질환, 당뇨, 면역질환 등의 기저질환자와 임신부, 고령자, 어린이 등의 순례방문을 연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3일 저녁, 메카의 하람 성원 앞 광장이 하지의 마지막 의식인 고별 타와프(카바신전 주위돌기)'를 행하고 나오는 순례객들과 이를 위해 사원으로 향하는 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메르스 환자는 108명 발생했으며 26명은 이로 인해 사망했다. 특히 전체 메르스 환자 중 98%에 해당하는 106명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했으며, 사망자 26명 전원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낙타접촉 등에 의한 메르스 1차 감염은 산발적으로 발생이 지속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외교부, 주한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및 성지순례 전문 여행사와 협력을 통해 출국자 대상 홍보를 실시하는 한편 입국자에 대한 검역도 강화하기로 했다. 

출국 전 성지순례 예정자에게는 해당 여행사를 통해 메르스 관련 다국어 안내문이 제공된다. 

안내문은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우즈베크어, 러시아어, 영어, 한국어 등 총 6개 국어로 메르스 감염경로와 잠복기 등 기본 정보는 물론, 여행 전 주의할 사항과 여행지에서 감염 예방법, 여행 후 증상발현 시 신고법 등을 소개한다. 

메르스 관련 다국어 안내문 [질병관리본부]

중동지역 입국자는 국내 입국 시 발열감시, 1:1 개별 체온측정, 건강상태질문서 징구 등 특별검역을 받게 된다. 또 입국 후 증상 발생 시 신속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안내 SMS를 총 4회에 걸쳐 받아볼 수 있다. 

검역관에게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할 경우 최대 7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중동지역에서 메르스가 지속 발생하고 있으므로 현지에서 진료목적 이외에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고, 방문시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며 “중동지역 여행시 낙타 접촉 및 낙타 부산물 섭취를 피하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8일까지 국내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는 총 389건으로, 이중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된 사례는 144명이었다. 다만 메르스 확진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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