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투자 약속에 리라화 가치 6%↑…미국과 무역갈등 고조, 백악관 “관세 철회 없다”

폭락세던 터키 리라화 가치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터키와 미국의 무역갈등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공감신문] 리라화 가치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터키의 금융 불안이 점차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터키 중앙은행이 외환거래를 제한하는 등 조처에 나서고, 카타르가 대규모 투자 약속으로 지원에 나서자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터키의 경제 불안은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해소해야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과 터키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무역갈등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의 제재 이후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터키 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에 대해 "터키의 경제 문제는 장기적인 추세의 일부다. 미국이 취한 조치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터키에 앤드루 브런슨 목사 석방을 요구하면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목사를 장기 구금했다는 이유로 터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기존의 두 배 수준의 높은 관세를 매긴 것이다.

이에 터키는 테러조직 지원 등의 혐의로 2년 가까이 억류 중인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불허하면서 맞서고 있다. 또 관보를 통해 미국산 자동차와 주류, 잎담배 등 다수의 품목에 부과되는 관세를 배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터키의 보복관세에 미국은 목사를 석방하더라도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철회는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다.

15일(현지시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되는 관세는 브런슨 목사의 석방으로 인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이 터키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국가안보 차원의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터키의 관세 부과에 대해선 “유감스럽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을 겨냥하며 "그들은 경제를 무기로 삼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무엇을 하려하는가, 무엇을 얻고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터키 측은 미국에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터키 대통령실은 “미국이 외교 갈등을 위해 건설적 자세를 보이면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며 아직 두 나라 정상 간 대화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위협이 없다면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 58분(GMT‧한국시간 16일 오전 5시 58분) 리라화는 달러당 5.90리라에 거래되면서 가치가 6% 정도 상승했다. 앞서 지난 13일 한때 리라화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달러당 7.24리라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리라화 안정에는 카타르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의 군주인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는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회담 후 터키에 15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터키 정부의 소식통은 “카타르 투자금이 터키 금융시장과 은행들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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