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캐나다 이은 조치…‘외국 정부의 지시 받을 가능성 있는 공급업체’로 규정

호주 정부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금지했다.

[공감신문] 미국, 캐나다에 이어 호주 정부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금지했다. 

23일 호주 정부는 성명을 통해 화웨이를 ‘외국 정부의 지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공급업체’라고 규정하면서 호주의 통신망을 '허가받지 않은 접근이나 개입'에 취약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성명에서 화웨이의 이름이 명확하게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한 호주 정부 관리는 “이번 조치가 화웨이를 겨냥한 것이다. 이 회사가 통신망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호주 안보 당국은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관계 때문에 화웨이가 공급하는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쓰일 수 있다고 견제해왔다. 하지만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의심을 강하게 부인해오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기지 판매점에서 화웨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세계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노리면서 각국을 상대로 공격적인 진출 전략을 펴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에서 보안 정보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강력하게 견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성명이 발표된 뒤 화웨이 호주 법인은 “소비자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호주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비슷해 더욱 주목할 만하다. 앞서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의 통신장비, 스마트폰이 미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미국 장병들을 상대로 한 미군 기지 내 또는 주변 판매점에서 이들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장병들의 정보, 임무에 용인할 수 없는 위험을 노출할 수 있으며, 기기 사용 시 장병들은 물론 기지의 위치도 추적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한 결과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화웨이의 안보위협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경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캐나다가 화웨이를 국가 안보위협 대상으로 규정, 대처 수위를 강화했다. 

캐나다 정부는 서방 각국이 이러한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며 화웨이의 국내 시장 진출 저지를 위해 5개국 정보공동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통해 안보 정보를 상호 공유하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과 긴밀한 협력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파이브 아이즈 공동체인 우방국 정상들과 함께 화웨이의 안보위협에 대해 오랜 기간 협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연방 정상회의에서 영국, 호주, 뉴질랜드 총리와 이러한 문제를 논의했으며, 화웨이의 5G 기술을 각국의 국내 시장에 허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아직까지 캐나다가 화웨이의 시장 진입을 위해 어떤 방안을 강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추진 중인 호주 정부에 자문하는 등 긴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라고만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화웨이 캐나다의 스콧 브래들리 부사장은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협력하고 있다. 화웨이는 정부 발주 통신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라는 방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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