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천 감사 "BH가 승인해서 KT로 오게됐다", 관리자급 직원과 식사 자리서 발언

[공감신문] 지난 3월 KT 부동산 개발기획 자회사인 ‘KT estate’(케이티 에스테이트)의 감사로 채용된 양희천 감사가 직원들에게 청와대의 승인을 받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신문은 KT 에스트이트의 쌍암 현대 힐스테이트 개발·분양 사업 건을 취재하던 중, 감사를 진행한 양희천 감사가 BH(Blue House), 즉 청와대를 언급한 것을 포착했다.

양희천 감사는 검찰 일반직 공무원 출신이며, KT 에스테이트의 감사 업무를 맡기 위해 경력직으로 채용된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대체 왜 청와대의 승인을 받았다고 말한 것일까?

경찰의 황창규 KT 회장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 조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채용된 양희천 감사가 청와대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KT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양희천 감사는 팀장이상 직원들과 식사 중에 '청와대의 승인이 존재했기 때문에 KT로 올 수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KT 에스테이트 감사직 취업에 대한 청와대의 허락을 받았다는 의미다.

양희천 감사는 경찰의 황창규 회장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검찰 수사 등에 대응하고자 영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KT 측은 양희천 감사가 진행 중인 황창규 회장 등 임직원 경찰 조사와 관계없이 일반적인 경력임원 수시채용 절차에 따라 채용됐다며 의혹과 선을 그었다.

별다른 의도없이 경력직으로 채용된 양희천 감사가 청와대로 실제 승인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청와대 발언 이유로는 두 가지 의혹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황창규 회장과 떨어지기 위함이다. 황창규 회장의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채용됐다는 의혹을 넘어서기 위해, 직원들에게 청와대(BH)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의혹은 업무 편의성이다. 수직적 조직인 검찰에서 근무했던 양희천 감사가 자신이 편하게 업무를 보기위해 단어 자체로 위압감을 주는 청와대와 관련성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경찰은 황창규 회장 집무실 등 KT 본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정권에서는 청와대가 자회사 사장이나 감사직에 앉을 인물을 승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직원들에게 BH(청와대)를 언급한 것은 무엇인가 꿍꿍이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 일반직 공무원 출신의 양희천 감사가 청와대까지 언급하며 얻으려는 게 대체 무엇일까?

양희천 감사는 취임 후 첫 번째 감사로 수백억 규모 절차 위반과 기회 손실이 발생한 쌍암 현대 힐스테이트 개발·분양 사업을 택했다. 해당 사업과 관련해서는 얼마전, 감사가 벌어졌고 책임자들이 징계됐다.

2016년에 진행됐던 쌍암 현대 힐스테이트 개발·분양 사업을 2년이나 지나서 감사를 실시하고 징계를 했다는 점 때문에, KT 에스테이트가 외부로부터 수사나 조사 등을 회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감사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KT의 다른 관계자는 “양희천 감사가 오기 전에 KT 에스테이트 감사는 윤리경영실에서 맡았다. 윤리경영실 구성원이 사장이나 임원보다는 직급이 낮아서 사실상 제대로 감사를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윤리경영실로는 감사가 어려우니 사장급인 외부 인물의 감사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해당 관계자는 양희천 감사의 첫 감사가 쌍암 현대 힐스테이트 개발·분양 사업이 된 데에는 직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양희천 감사는 취임 후 공개된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감사 대상을 물었고, 직원들이 쌍암 개발 건을 추천했다.

밝은 표정의 박근혜 전 대통령(가운데 오른쪽)과 황창규 KT 회장(가운데 왼쪽).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을 당했다. 현재는 관련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가 되고 있다. 황창규 회장 등 KT 임직원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시작된 시기에 채용된 검찰 출신 양희천 감사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쌍암 개발 건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는 점이다.

또한, 징계 수위도 주목받는다. 책임에 상관없이 징계 수위가 결정 된 상황이다. 오히려 책임이 크다고 내부적으로 판단되는 사람이 낮은 징계를 받았는데, 해당 인물이 삼성 출신에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며 함께 KT로 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크다.

그리고 쌍암 개발 건이 공개석상에서 직원들의 감사가 요청될 정도였다면, 황창규 회장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기 전에 감사가 이뤄져야 하지 않았을까?

현재 KT 에스테이트 쌍암 개발 감사와 관련해서는 다수의 의혹들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서둘러 의혹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이며, 부족하다면 국감에서라도 다뤄져야 한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