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서비스 일시 중단 “사후 업무 처리 최선 다할 것”… 누리꾼, 보이콧 움직임 보여

중국판 우버라 불리는 디디추싱 이용자가 피살 당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공감신문] 중국 최대의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에 가입한 차량 운전기사가 승객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는 근 3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일로, 24일 오후 1시 무렵 20살 여성 자오(趙) 모 씨가 그 피해자였다.

자오 씨는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에서 친구 생일 파티에 가기 위해 디디추싱 등록 차량을 호출했다. 이후 오후 2시 10분쯤 친구에게 “차가 한적한 산길로 가고 있다. 무섭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5분 뒤 “살려줘”라는 메시지가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문자를 끝으로 자오 씨의 휴대전화는 꺼졌고, 친구들은 디디추싱에 전화를 걸었지만 회사 측은 “경찰에 먼저 신고하라”라는 답변만 할 뿐 운전기사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자오 씨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은 25일 새벽 운전기사 중(鐘) 모 씨를 긴급 체포했다. 중 씨는 자오씨를 성폭행한 후 살해한 뒤 시신을 인근 야산에 버렸다고 자백했으며, 경찰은 해당 인근에서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5월에도 항공사 승무원이 디디추싱 등록 차량을 이용했다가 성폭행당한 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텅쉰망 캡처]

사건 발생 전날인 23일, 한 여성 승객이 살해범인 중 씨의 차량을 이용했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급히 하차한 후 디디추싱에 신고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사건 발생의 원인이 디디추싱의 안이한 대처라고 지적하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디디추싱은 27일 0시를 기해 중국 전역에 카풀 연결 서비스인 ‘순펑처(順風車)’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택시 및 일반‧고급 전용차 호출, 카풀 연결 등 다양한 차량 공유 서비스 중 이번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비스를 우선 중단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응급 안전 시스템이 없다면 디디는 시장에서 퇴출당해야 한다”라고 비난했으며, 배우 장쯔이(章子怡)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디(滴)라는 글자가 피를 흐르게 한다는 ‘디쉐(滴血)’의 ‘디(滴)’인가”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또한 디디추싱의 위기 대응 능력을 지적하면서 사업을 계속 허가해야 할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처하오(車浩) 베이징대 법학원 교수는 “만일 플랫폼 기업이 능동적으로 신속하게 공안(중국 경찰)과 소통하는 채널을 만들지 못해 비상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다면, 낯선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디디추싱은 중국의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소프트뱅크가 최대 주주이며 텐센트, 애플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25일, 디디추싱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디디추싱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비통한 심정이다. 특히 카풀서비스 개선 기간에 또다시 비극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과 죄책감을 느낀다. 이번 사건으로 모두의 신뢰를 저버린 데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사건과 관련해 공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유족에 대한 사후 처리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예방과 보상에 대해서는 이후 이용자의 형사사건 발생 시 법률상 정해진 보상 기준보다 3배의 보상책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보상 정책에 대해서 누리꾼들은 “사람이 죽은 뒤에 대책을 발표하면 무슨 소용인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응이다”, “디디추싱의 무책임과 무능함에 실망했다”, “보상책 말고 제대로 된 예방책을 마련하라”라며 비난했다. 

누리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중국 교통부와 공안부 측에서도 “관리 책임을 철저히 이행하라”라고 압박하자, 디디추싱은 ‘순펑처’ 담당 총경리 황제리(黃潔莉)와 고객서비스 담당 부총재 황진훙(黃金紅)을 면직했다. 

디디추싱은 ‘중국판 우버’라 불리며 중국의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하면서 이미 우버의 시장 가치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승객 피살 사건으로 올해 기업공개(IPO)로 수백억달러를 조달하려는 디디추싱의 계획에는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