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호우 전·중·후 안전대책 숙지가 중요

[공감신문]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에 이어 뒤늦은 집중호우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이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29일 오전까지 강원도 지방에서는 최대 346.5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은 평균 150~200mm에 달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실제 기자가 집을 향하던 20시 무렵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마치 누군가 허공에 달린 수도꼭지를 켠 듯, 꽤 오랜 시간 장대비가 내렸다. 

30여분 채 되지 않아 일부 도로는 발등까지 물이 차올랐고, 강풍에 의해 우산이 뒤집히는 이들이 잦았다. 쓰레기 더미에 방치된 빈 여행용 캐리어는 바람에 휩쓸려 도로에서 나뒹굴었다.

갑작스런 ‘물폭탄 세례’가 전국을 덮치자, 기상청 한 관계자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상상하지 못한 현상”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행정안전부는 때아닌 집중폭우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29일 오전 회의를 열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발령했다. 동시에 각종 수단을 동원해 ‘집중호우 대비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정부가 대책강구에 나섰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재난재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쪽은 당사자기 때문. 정부의 대비요령 권고를 준수하되, 본인과 가족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보내는 기상특보와 날씨정보를 지속 확인하면서 호우 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 Created by Nikitabuida on Freepik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다. 효과적인 대비를 위해서는 호우가 무엇인지부터 알고 사전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호우는 단시간에 많은 비가 많이 쏟아져, 평균 강우보다 많은 경우를 뜻한다. 짧은 시간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재난재해기에 호우 역시 정부의 기상특보 대상이다.

호우특보는 크게 ‘주의보’와 ‘경보’로 나뉜다. 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 60mm이상 혹은 12시간 강우량 110m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경보는 3시간 강우량 90mm 이상 또는 12시간 강우량 180mm 이상으로 판단될 때 내려진다.

이같은 특보는 휴대전화 문자 형태로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되니 미리 잘 숙지하자.

집중호우 예보 소식을 파악했다면, 본격적인 대비에 나설 차례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위해 미리 응급약품과 비상식량을 구비하고, 비상연락방법·대피장소를 알아둬야 한다. 피난장소는 근처 시·군·구청에 문의하면 알려준다.

혹시나 모를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집 주변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침수가 예상될 경우 집 주변 하수구와 배수구를 점검해야 한다. 자동차를 낮은 곳에 주차했다면 사전에 높은 곳으로 이동시켜야 하며, 귀중품은 미리 챙기는 게 좋다. 위험한 전기수리와 같은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간혹 다세대주택의 경우 본인 집 베란다와 창문은 꼭 걸어 잠그고, 복도와 연결된 문은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이 계시는데 함께 배려하는 차원에서 꼭 신경 쓰도록 하자.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가로등·신호등·고압전선·공사장과 같은 위험장소에 다가가면 안 된다. 특히 맨홀 근처는 반드시 피해야 할 장소인데, 불어난 물로 인해 맨홀 뚜껑이 튕겨 나올 수 있기 때문.

지난 2014년 폭우로 하수관로에 물이 넘치면서 맨홀뚜껑이 튀어 올라 옆을 지나던 시내버스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솟아오른 맨홀뚜껑에 가격당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유실된 맨홀에 빠지는 사고는 더 위험하다.

불어난 빗물로 맨홀뚜껑이 치솟을 수 있으니 집중호우 때는 맨홀 주변에 다가가지 말자.

간혹 날씨를 미리 인지하지 못하고 계곡·하천·바다에 물놀이를 가거나,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는 목숨을 아주 쉽게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계곡이나 하천은 집중호우 시 수분 이내 물이 불어나기에 자칫 방심하면 휩쓸리기 십상이다. 불어난 물에 고립됐을 때는 안전한 장소에서 구조대를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바다도 마찬가지. 집중호우는 강풍과 함께 몰아치는 경우가 많은데, 해안가 인근에서는 거센 파도를 맞기 쉽다. 실제 이번 태풍 솔릭 때는 제주도에 위치한 해안폭포에서 관광객 1명이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 인근에 거주하시는 분이라면 ‘산사태’를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산사태는 발생 전 일정 징후를 보이니 잘 숙지하자. 눈앞에서 목격했다면 즉각 행정기관에 신고 후 대피해야 한다. 

산사태 징후는 ▲과포화 된 지하수로 인해 경사면에서 물이 샘솟을 때 ▲토양층에 이상이 생겨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출 때 ▲산 중턱 일부에 금이 생기고 토양이 내려 일부 내려앉았을 때 ▲강풍이 없는데 나무가 흔들리고 땅에서 울림이 느껴질 때 등이 있다.

산 인근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산사태 대비에 만전을 가해야 한다.

집중호우 대처는 비가 그쳤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손해를 입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피해를 봤다면 후속 대처에 나서야 한다.

주택이 침수됐다면 가스·전기차단기가 내려갔는지 확인하고 전문가 안전점검 후 관련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호우로 가스가 누출됐을 상황을 대비해 환기가 끝날 때 화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

또 수돗물이나 식수가 오염됐을 수 있기에 섣불리 마시면 안 된다. 침수된 음식이나 식재료는 식중독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폐기하는 게 좋다.

차량 침수를 당했을 경우 배터리 단자를 분리하고 오염된 부분을 세척하는 게 좋다. 엔진에 손상이 갈 수 있으니 시동을 켜지 말고, 브레이크 건조를 위해 자주 작동시켜 줘야 한다.

유례없는 폭염과 태풍에 이어 물폭탄에 버금가는 집중호우까지, 한반도 날씨가 이전과 달리 급변하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는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큰 피해를 입기 전 대비요령을 잘 숙지해 현명하게 이겨내도록 하자.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