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유난히 치열했던 여름이 드디어 끝나는 듯하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무서운 기세로 폭염이 이어졌다. 출근길에는 햇빛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잠깐만의 외출로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경험도 하게 됐다. 오후에도 마찬가지, 지독한 습도 탓에 숨이 턱턱 막혀 사우나 안에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맹렬한 햇빛에 아스팔트는 지글지글 끓었더랬다. [LibreShot]

111년 만의 폭염이라더니, 인정사정없는 더위에 우리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사소한 것부터 말하자면 멀지 않은 마트까지 걷는 간단한 운동을 같은 건물에 위치한 편의점으로 향하는 것으로 대체하게 됐다. 낮 동안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탓에 밤 산책 역시 서늘해질 날로 미뤄버렸다. 외출은 최소한으로 줄여버리고 에어컨 밑에 찰떡처럼 붙어있었던 지독한 여름이었다.

더위를 한소끔 식혀줄 비님를 기다렸건만, 이놈의 비는 하늘이 뚫릴 만큼 쏟아지고 있다. 기다렸던 가을의 날씨를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게 말이다. 이 중간을 모르고 변덕스러운 여름을 어찌 좋아할 수 있을까.

이제 뜨거운 여름은 다메... 우리에게는 겨울이 필요하다! [Photo by Sorina Bindea on Unsplash]

지긋지긋한 여름에 여러분은 아마 ‘겨울’을 고대하고 있으리라. 여름과 지독한 기 싸움을 이어왔던 에디터는 선선한 가을로는 만족하지 못하겠다. 더운 것보다 추운 게 낫지 싶어 얼른 겨울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에디터와 같이 겨울을 좋아하고, 고대하는 분들을 위해서 오늘 교양공감에서는 조금 일찍 겨울을 맞아보려 한다.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에 대해 얘기해보며 길고 긴 여름은 잠시 잊어보자. 한 달 뒤에는 추위가 가시길 빌어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 펑펑 내리는 함박눈

투둑투둑- 하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좋다만, 지금은 하늘이 뚫린 듯이 쏟아지고 있다. [Photo by Erik Witsoe on Unsplash]

지금에야 비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번 여름에는 유난히 비가 내리지 않았다. 비가 내리면 뜨거운 아스팔트도 식고, 가뭄도 해갈되며, 기온도 떨어지기 마련인데 말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비를 기다렸건만 근 두 달간 야속한 하늘은 달궈진 해만 보여 주더라.

뜨거운 해와 구름만 몽글몽글 떠다니는 하늘에 익숙해진 우리는 드라마틱한 계절의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하얗게 소복소복 쌓이는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이 왔으면 하고.

조용히 내리는 눈을 바라보는 일은 겨울임을 실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중 하나다. 그만큼 기온이 떨어져야 비가 눈으로 변하니까. 차가 막히지 않을 정도의 눈은 모두가 사랑하지 않을까 싶다. 

겨울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 중 하나. 조용히 떨어지는 눈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Photo by Toa Heftiba on Unsplash]

개인적으로는 직접 눈을 맞는 것보다는 창 안에서 눈을 바라보는 게 더 좋더라. 따뜻한 핫초코를 마시면서 내리는 하얀 눈을 바라보는 건 정말 크. 그 장면을 보고 ‘낭만’이라는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게다가 눈은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상 현상이라고 하니, 내리는 눈을 보며 행복감을 느끼는 건 에디터만이 아닐 테다.

이번 겨울에는 자주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에디터가 ‘뚜벅이’라 이렇게 속 편한 소리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교통체증과 빙판길 같은 걱정은 잠깐 미뤄두고 싶다. 그만큼 눈은 예쁘잖아요? 

 

■ 크리스마스, 그 특유의 분위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아름답게 변하는 거리들은 산타 할아버지보다 더 기다려지는 광경이다. [Photo by Guilherme Stecanella on Unsplash]

겨울 하면 크리스마스를 빼놓을 수 없다. 산타를 기다리는 나이는 벌써 지났지만, 나이와 종교를 떠나 크리스마스는 모두를 설레게 하는 날이지 않나 싶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거리는 빨강과 초록빛으로 꾸며지며, 여러 빛깔의 조명들로 반짝반짝 예쁘게도 빛난다. 이때 흘러나오는 캐럴(feat. 이따금씩 들리는 종소리)은 거리의 화려함을 배로 만들어 준다. 이런 장면만 생각하더라도 벌써 두근거리지 않는가. 타이밍 좋게 눈까지 내려준다면 완전 땡큐다. 

화려하게 꾸며진 거리 위로 하얗게 내리는 눈. 크 정말 아름답다. [Photo by Roberto Nickson on Unsplash]

크리스마스는 괜스레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별다른 약속이 없는 집순이‧집돌이도 나가서 거닐게 만들고, 기념일에 무던한 사람도 괜히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노래를 듣게 한다. 이맘때쯤 크리스마스 관련 노래가 상위권에 자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겠다.

겨울엔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영화도 ‘핫’하다. 10~20년이 훌쩍 지나도 ‘러브 액츄얼리’, ‘나 홀로 집에’, ‘로맨틱 홀리데이’, ‘크리스마스의 악몽’ 등의 작품이 명작으로 꼽히는 것 또한 크리스마스 특유의 분위기가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비가 쏟아지면서 더위가 한풀 꺾이고 있다. 하지만 이 비가 그치면 다시금 더위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예보가 잇따른다. 더위를 잠시 잊고,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느끼고 싶다면 겨울을 느낄 수 있는 영화 몇 편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겨울에 만나볼 수 있는 반가운 간식들

추운 겨울에는 강아지들도 이러케 뿌연 입김을 뱉어낸다. [Photo by Tadeusz Lakota on Unsplash]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겨울에는 손끝까지 얼어붙기 마련이다. 이럴 땐 따뜻한 간식을 한가득 사는 것 또한 따스한 겨울을 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겨울 퇴근길은 우리를 살찌게 할 만한 주전부리들이 널려있다. 혀가 데일 만큼 뜨끈한 호떡부터 시작해 붕어빵, 군고구마, 군밤, 호빵 그리고 차가운 몸을 따스하게 녹여주는 어묵과 국물까지. 

길거리에서 뭘 먹는 행동은 멋이 없다고 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추운 겨울엔 따뜻한 간식을 먹으면서 회사로, 집으로 가줘야 한다. 아니면 억센 추위에 목적지까지도 가지 못하고 지쳐버릴 수도 있다고!(억지)

요렇게 뜨끈뜨끈한 호빵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얼른 사서 품에 안아 들고 집으로 달려야 한다.

겨울에는 여름철 우리와 단짝이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과일 주스는 잠깐 안녕이다. 시원한 빙수와 아이스크림도 이제는 지겹다. 몸을 녹여줄 만한 따뜻한 핫초코와 포근한 라떼 한 잔, 바야흐로 얘네가 주인공인 계절이 바로 겨울이겠다.

귤 역시 베스트 오브 베스트 겨울 간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계절 내내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귤이라지만, 단연 귤의 참맛은 겨울에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전기장판 안에서 손끝이 노래질 정도로 귤 까먹기는 빼놓을 수 없는 겨울만의 즐거움이다.

이런 간식들을 생각하니 포근한 이불 안에서 간식을 먹는 소소한 행복. 얼른 경험하고 싶지 않으신지. 

 

■ 폭염, 그리고 지겨운 이놈의 습도

찌더웠던 여름 탓에 우린 손에서 손선풍기를 놓을 새가 없었다.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 탓에 30도 안팎에 머무는 날씨는 그냥 그저 그렇다. 우스갯소리로 많은 분들이 ‘그 정도면 서늘하네’, ‘오늘은 좀 추운 날씨네’라고 말하곤 하더라. 그도 그럴 게 더위가 심할 땐 기온이 40도를 훌쩍 넘곤 했으니 말이다.

출근길, 퇴근길 그리고 점심시간에 잠깐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땀이 줄줄, 차에 타면 에어컨 켜기에 바빴다. 뜨거운 음식에 눈길도 안 주는 것은 물론, 식당도 시원한 곳만 찾아다녔다. 이번 여름에 마신 차가운 음료만 해도 한 트럭은 넘을 듯하다. 

날씨가 덥기도 덥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이놈의 습도는 정말 최악이었다. 아무리 날이 서늘해졌다 하더라도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여름의 꼬장(?) 탓인지 습한 날씨는 계속되고 있다.

꿉꿉한 날씨 때문에 빨래에서는 쉰내가 폴폴. 정말 최악이었다. [Photo by Fancycrave on Unsplash]

게다가 습한 날씨에는 빨래를 하더라도 잘 마르지 않을뿐더러 쉰내가 나기 마련이다. 산뜻한 냄새가 나는 섬유유연제를 이용해 빨랫감을 빨았다 하더라도, 꿉꿉한 날씨는 빨래에 악취가 나게 하는 희한한 능력이 있다. 

우리가 고대하는 겨울에는 지겨운 더위와 습도는 안녕이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날씨는 뽀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아주 추워지며 피부가 바짝바짝 마르는 건조함이 찾아온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쉰내도 안녕이라고 보면 된다. 

에어컨을 대신해 전기장판과 난방기를 끼고 살아야 하는 겨울, 하지만 지금과 같은 마음이라면 추위도 환영이다!

 

■ 안녕, 여름!

여름의 해가 드디어 저물고 있다. [Photo by Sean O on Unsplash]

이미 끝자락에 머물고 있는 여름을 야박하게 얼른 가라고만 보챈 듯하다. 그래도 이해해주시길. 솔직히 근 두 달간은 ‘폭염’, ‘무더위’, ‘역대급 더위’라는 단어를 질리도록 보지 않았나. 해서 에디터는 진저리나는 여름은 고사하고 가을도 뛰어넘어 ‘추위’와 ‘겨울’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마 여름이 가면 그리워지는 것들이 많을 테다. 쏴아-하며 쏟아지는 빗줄기, 밝은 달 아래의 여름밤 산책, 특유의 모기향 냄새, 땀에 찌든 몸을 차가운 물로 씻어내는 그 기분은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좋은 점들 아닌가. 

이렇게 “여름이 싫다, 싫어!”라고 투덜거렸지만 9월이 되면 서늘한 바람이 불 터다. 그리고 짧아질 대로 짧아진 가을이 지나고 나면 우리가 고대하던 겨울도 금방 찾아올 테다.

에디터가 사랑하는 계절은 겨울. 여러분이 고대하는 계절은 무엇인가?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혹여 무더위만큼이나 추위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분들은 아마 에디터의 포스트를 읽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했을 터다. 도대체 손끝까지 시린 겨울이 왜 좋다는 거지? 옷을 겹겹이 입어야 하는 그 추위가 왜 반갑다는 거지? 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그런 분들은 어느 계절을 사랑하는지 궁금하다. 푸릇푸릇한 봄? 해가 길어져 하루가 길게 느껴지는 여름? 아니면 떨어지는 낙엽도 아름다운 가을? 댓글을 통해 여러분이 고대하는 계절을 알려주시길. 그 이유도 알려주라. 궁금하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