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화성 먼지 폭풍 끝나가고 있어…45일 뒤에도 응답없다면 회생 불가 확률 높아

15년차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가 회생할 것인지 여부가 조만간 판별될 것으로 보인다. [NASA 제공]

[공감신문] 지난 6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화성 전체를 뒤덮는 거대한 먼지 폭풍에 휩싸여 쓰러졌다.

오퍼튜니티는 태양 전자판을 통해 전력을 조달하는데 먼지폭풍으로 충전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고,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시계를 제외한 모든 기능이 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퍼튜니티의 회생 여부는 파악할 수 없었다. 화성 먼지 폭풍이 가라앉은 뒤, 태양빛으로 재충전할 정도로 맑아져야 하기 때문.

31일 NASA에 따르면, 화성의 먼지 폭풍은 거의 끝나가고 있으며 오퍼튜니티가 동면 중인 곳인 ‘인내의 계곡(Perseverance Valley)’에는 먼지 폭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7일과 10일 찍힌 모래폭풍 사진. 화성의 모래폭풍은 시속 110㎞ 달해 허리케인급에 가까우며, 먼지를 수십마일까지 날아올린다.

NASA는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화성 정찰위성(MRO)’에 탑재된 ‘화성 컬러 이매저(MARCI)’를 통해 화성의 대기 상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오퍼튜니티가 있는 약 3000km 이내에는 먼지 폭풍이 없었다. 역대 최악 중 하나로 꼽히는 먼지 폭풍이 마침내 끝나가는 단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퍼튜니티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조만간 햇빛이 도달해 태양광 배터리 충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오퍼튜니티를 회생하기 위한 2단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대기의 부유 물질량을 나타내는 ‘타우(tau)’ 수치가 1.5 아래로 떨어진다면 심우주통신망(DSN)의 안테나를 통해 명령어를 전송하는 등 적극적인 교신을 실시할 방침이다.

만약 오퍼튜니티가 이에 응답하는 신호를 보내온다면 2단계로 넘어가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온라인으로 복귀시키는 작업을 시행한다. 

NASA관계자들은 오퍼튜니티가 과거에도 먼지폭풍을 견뎌낸 만큼 이번에도 쌓인 먼지를 훌훌 털어내고 탐사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NASA 제공]

하지만 오퍼튜니티가 신호를 보내오고 기사회생을 하더라도 이전처럼 완전하게 기능할지는 미지수다. 먼지 폭풍의 영향으로 인해 태양광 충전력,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등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오퍼튜니티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처음 90일짜리 임무를 받고 화성에 도착한 오퍼튜니티가 14년 동안 활동을 해온 만큼, 이번에도 별 탈이 없길 기대하고 있다.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오퍼튜니티 프로젝트 책임자 존 칼라스 박사는 “45일 뒤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 태양빛을 가린 먼지와 화성의 추위가 오퍼튜니티의 회생을 막는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적극적인 교신 시도도 중단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가능성은 작지만 태양전지 위에 먼지가 많이 쌓여 태양광 충전을 막고 있을 수도 있어 몇 개월 동안은 오퍼튜니티로부터 신호가 오는지를 수동적으로라도 계속 들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004년 스피리트호 등 화성 탐사선 운용팀은 태양전지 위의 먼지가 쓸려나가 충전에 다시 성공한 바 있다. 

칼라스 박사는 “악착같이 버텨온 우리 오퍼튜니티호가 다시 한 번 불속에서 발을 빼게 잡아당기고 있다. 만일 오퍼튜니티가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다시 그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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