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사회위 3주간 ‘청년토크’ 진행…“한국에서 아이 낳기 싫다” 등 비판 쏟아져

[공감신문]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고 그렇게 변하다 보니 출산을 꺼리는 것 같아요. 이런 사람들의 생각은 존중해주고 국가는 난임이나 불임처럼 아이를 갖고 싶은 사람에게 정책을 올인하면 좋겠어요”

“당장은 좋아도 몇 십 년 후는 모르는 건데 굳이 결혼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뭐죠? 그냥 이 사람이 좋으면 20년 동안 만나면 되잖아요. 굳이 결혼이란 제도로 묶여야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청년들은 경제적 이유 등으로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reated by Rawpixel - Freepik]

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된 ‘청년토크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에서는 이 같은 청년들의 솔직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청년토크는 사전에 주제별로 신청한 10명의 청년들이 2시간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애’를 주제로 열린 첫 청년토크에서 청년들은 개인의 삶이 안전하게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애는 부담이며, 진로와 취업고민 등으로 연애할 여유가 없음을 토로했다. 

청년들은 “결혼 이전에 연애조차 시작하기 어렵다”며 “여성은 데이트 폭력에 노출된 사례 때문에, 남성은 가부장적 문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연애하지 않거나 못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결혼을 못한다기보다 안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Created by V.ivash - Freepik]

‘결혼’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청년토크에서는 결혼을 못하기보다 안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앞서 결혼생활을 한 이들의 경력이 단절되고 개인의 성취감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며 비(非)혼이나 비출산을 결심했다는 설명이다. 

결혼 후 남자에게는 ‘책임’을, 여자에게는 ‘포기’를 강요하는 현실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주거나 일자리 등 경제적 문제로 ‘비자발적 비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특히 청년들은 과거 빨리 결혼하던 문화가 만혼 문화로 바뀌었듯이 비혼도 자연스러운 문화가 돼가고 있는 것으로 봤다. 

마지막 청년토크의 주제는 ‘출산’이었다. 청년들은 출산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최근 저출산 위기에 대한 경고와 국가의 움직임을 보면, 국가 유지를 위해 출산을 강요하는 것 같다”며 “나도 탈출하고 싶은 한국에서 우리 아이를 키우기 싫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출산이 개인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난임·불임 등 출산하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created by freepik]

일부 참가자는 “저출산을 위기라고 강조할수록 ‘정말 아이 낳기 힘든 세상이구나’라고 생각돼 출산이 더 꺼려진다”며 “정말 개인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난임, 불임처럼 출산하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들에게 연애·결혼·출산은 이미 확고한 개인의 선택이며,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받길 원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패러다임 전환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도록, 오는 하반기 발표예정인 제3차 기본계획재구조화에 청년들의 달라진 문화와 생각들을 담아내 각자의 선택들이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른 제약없이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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