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로 큰 성공을 일구다...컬러풀한 구두 밑창을 만드는 ‘마이오운’ 박상목 대표

착용자가 자유롭게 밑창을 교체할 수 있는 '마이오운'의 구두 / 사진 = 강현욱 사진기자

[공감신문 라메드] 신발 한 켤레에서 여러 켤레가 나올 수 있다면? 매일 다른 연출, 새로운 느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컬러풀한 구두 밑창 제작 하나로 큰 변화를 만든 성공한 1인 기업가, 슈즈 브랜드 ‘마이오운’의 박상목 대표를 만났다.

박상목 대표는 처음부터 신발 디자인을 할 계획은 아니었다. 다들 부러워하던 대기업에 다니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에는 온통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템 개발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친구와 신발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색상뿐만 아니라 신발의 밑창을 모두 바꿀 수 있는 구두가 나오면 어떨까 생각했다. 한 켤레지만 마치 여러 켤레의 신발처럼. 그날 이후 신발 제작 아카데미를 다니며 공을 들여왔던 첫 제품라인을 출시했다. 사람들의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마이오운, 박상목 대표 / 사진 = 강현욱 사진기자

공대를 나온 패션잡화 사업가

박 대표는 기계자동차 전공을 하고,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사업을 하고 싶어서 계속 아이템을 찾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힘쓰기 위해 31살에 용감하게 회사를 관뒀다.

처음에는 전동수세미를 개발했다. 이 전동수세미는 자동차 세차장 안에서 걸레가 돌아가는 원리를 응용한 제품이었다. 아쉽게도 판매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실패를 거듭하며 또 다른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에 친구의 권유로 신발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나이키나 아디다스는 전통적으로 고수하는 디자인 흐름은 같으면서 색상이 다르죠. 이걸 더 재미있게 변형해보자는 생각에 밑창을 여러 개 바꿔 끼울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했어요. 본체는 내가 처음 맘에 들었던 디자인 그대로지만, 밑창의 컬러를 바꿔 신을 수 있는 신발인 거죠. 날마다 새로운 신발을 신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구두 한 켤레로 해외시장까지

신발의 몸체는 성수동에서, 밑창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부품은 ‘마이오운’ 브랜드의 사무실이 있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내 3D프린팅 제작실에서 대표가 직접 만든다. 수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 4층에 위치한 이 센터는 전국 약 60개의 비즈니스센터 중 유일하게 3D제품에 특화되어있는 곳이다.

센터 소속 기업들은 자유롭게 3D프린팅 기계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두에 사용되는 송아지 가죽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죽 생산지인 방글라데시에서 고급 품질만을 수입해오고 있다.

3D프린팅으로 박상목 대표가 직접 만든 마이오운의 교체형 구두 밑창 / 사진 = 강현욱 사진기자

“이탈리아에서 가장 크게 열리는 리빙 전시회가 있어요. 우리나라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공동관에 마이오운도 참가했죠. 판매에 주력하기보다는 해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었어요. 방문객들이 제품을 생각보다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어요. 그 이후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도 입점해서 판매 중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무신사’ ‘29cm’ ‘모어댄워즈’ 이 3곳의 온라인 셀렉트숍에 마이오운이 입점해있다. 현재는 남성구두밖에 없지만, 앞으로 여성화도 만들 계획이다. 브랜드 제품 특성상 워커나 로퍼 종류에 주력할 예정이다.

“처음부터 ‘재미있는 변화’를 콘셉트로 시작했어요. 아직은 ‘재미있다가 만’ 상태인 거 같아요. 더 하고 싶은 게 있으므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원래부터 선보이고 싶던 제품이 개발 중에 있는데, 곧 나올 거예요. 기대해주세요!”

박 대표는 첫 번째 신제품으로 벨트를 출시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방, 지갑에도 브랜드 개성을 결합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사진 = 강현욱 사진기자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면서도 힘든 조직 생활, 퇴직 후 노후 걱정 등의 이유로 자신만의 사업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남의 돈 버는 일이 가장 편하다는 말처럼 혼자서 무언가를 운영해나가기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앞서기 마련이다.

“용기는 어느 순간에 하게 되는 큰 결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작은 생각들이 모여서 결정을 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창업이 하고 싶으면 집에서 빈둥댈 게 아니라 전시회를 가든지, 문화생활을 하면서 많이 고민하고 아이템을 만들어 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해요.”

박 대표는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는 의지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아이템에 대한 신념이 있었기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

사진 = 강현욱 사진기자

나눔의 경영을 실천하다

박 대표는 ‘좋은 변화’라는 자신의 의도가 담긴 브랜드 슬로건처럼 세상이 좋게 변화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외층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현재 지역 동사무소와 연계해서 반찬 등 음식을 기부하고 있다. 앞으로는 마이오운의 신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한 끼의 식사가 소외층에 기부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신발을 탄생시킨 박 대표. 마이오운이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주목받는 브랜드로 꾸준히 성장해온 데에는 상품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마이오운의 신발 한 켤레가 여러 켤레로 변해가듯이,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 하나하나가 모여 다채롭고 밝은 세상이 이루어지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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