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귀 신경계 이상으로 ‘주관적 느낌’인 경우 많아

[공감신문]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는 말을 아시는 분이 계시는지.

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 전 공중파 생방송 뉴스에 한 남성이 느닷없이 난입해 내뱉은 말이다. 비록 오래된 방송사고긴 하지만, 워낙 유명세를 떨친 사건이라 지금도 인터넷상에서 종종 회자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남성은 귀를 다친 후 자신의 귀에 도청장치가 삽입돼 있다고 굳게 믿었다고 하더라. 이같이 정신적 문제로 있지도 않는 사실을 믿거나, 없는 소리를 듣는 현상을 ‘환청’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나 정신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질환이 있는데, 바로 ‘이명’이다. 이명은 ‘귀울림’이라는 뜻이다. 의미에서 보듯 이명은 혼자서만 정체불명의 소리를 듣는 이상 질환이다.

1980년대 생방송 MBC 뉴스에 등장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주장한 청년 / MBC

예컨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조용한 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본인의 귀에만 ‘삐이-’, ‘윙윙’ 등의 고음을 듣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혹은 벌레 우는 소리, 바람이 스치는 소리, 파도가 치는 소리, 건설현장의 기계 소리 등과 같은 아무 의미 없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생활밀착형 예시를 들자면 휴대전화 벨소리나 진동이 울리거나, 누군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는 것 같은 아주 주관적인 현상이 해당하겠다.

즉, 이명은 청각적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타인에게 들리지 않은 의미 없는 소리를 자신만 인지하는 현상이 되겠다.

이명은 매우 주관적인 현상이기에, 명확한 원인을 진단하기 어렵다. 통상 나이가 들어 청력에 이상이 생기거나,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은 자신에게만 들리는 아무 의미 없는 소리인 경우가 대다수다. / Created by Evening_tao on Freepik

또는 난청, 중이염 등 귀 질환으로 청각세포가 손상됐을 때도 간혹 이명이 발생한다.

특히 환자들에 따르면 피로하거나 신경 쓸 일이 많을 때, 고요한 상황에서 긴장을 풀고 있을 때 이명을 느끼는 빈도가 높다.

흔하지는 않지만 간혹 타인도 들을 수 있는 ‘타각적 이명’이 발생하는 환자도 있다. 

이 경우 이관이 열려 바람 부는 소리가 들리거나, 동·정맥에 의해 심박소리를 느낀다. 의사가 환자의 귀에 기구를 넣으면 이명을 간헐적으로 포착 가능하다.

이명을 느끼는 정도는 개인별로 상이하다. 금세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지속된 이명으로 삶의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일시적인 이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한다. 자각하지 못해서 그렇지, 실제 95% 이상의 사람들이 소음이 차단된 공간에서 아주 작은 이명을 느낀다고 알려졌다.

이명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걸 권한다. 

이명이 심한 경우 병원을 찾아 증상을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 Created by Luis_molinero on Freepik

일반적으로 이명은 주관적 자각에 의지한 사례가 많기에, 진단을 위해서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현상을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어떤 귀에서 증상이 나타나고 ▲이명을 인지한 기간을 얼마나 되는지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돌발적인지 점진적으로 증상이 악화됐는지 ▲귀에 질병이 있는지 등이 되겠다.

환자 본인의 노력으로도 이명을 완화할 수 있다.

몸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짠 음식·커피·탄산음료를 최대한 줄이고 금연을 하는 게 좋다. 적당한 운동을 동반하되 과로하는 상황은 피하자.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면 청력이 저하되고 이명이 악화되니 보호장구를 꼭 착용해야 한다. 반대로 너무 조용한 환경은 이명을 또렷하게 인식하게 되기에, 적절한 외부활동을 동반하는 게 좋다.

이명은 없는 소리를 자신만 듣는 이상 현상이다. 주관적인 성향이 짙기에 최대한 이명에 집중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실생활에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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