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뒤흔든 한류열풍…한국문화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야
문화·관광산업은 곧 국가경쟁력, 더 많은 투자 필요해
 
최근 K-POP을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며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한류가 확산된 데에는 좁은 국내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온 콘텐츠 업계의 노력이 있었다. 그 노력이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K-POP의 경우 치열한 오디션과 체계적인 육성, 전략적 현지화 시스템이 조화롭게 잘 이뤄져 오늘날의 한류를 이끌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 또한 지금의 한류문화에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와 세계시장에서도 어우러질 수 있는 보편적인 문화가 한데 섞여있어 전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한류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지역도 아시아에 편중돼 있다. 드라마와 K-POP 중심인 한류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한류에 대한 곽영진 차관의 시선은 어떨까. 한류열풍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곽 차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만 30년 넘게 일해 온 ‘문화 베테랑’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문화 전반에 대해서는 그를 따라올 자가 없다. 평소 한류열풍을 비롯해 우리나라 문화·관광산업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던 취재진은 지난 6월 15일, 그의 집무실을 직접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현재 한류열풍이 뜨겁습니다만 한편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류의 단점을 보완하고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말씀하신 바와 같은 현실과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류의 가시적인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반을 쌓아 한류를 세계인의 가슴에 천천히, 깊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를 우리 문화 전반에 걸친 한류로 이어가고, 이를 산업적인 면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난 1월 ‘한류문화진흥단’을 출범시켰고, 3차례에 걸쳐 종합적인 ‘한류진흥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월 30일 발표된 1차는 ‘전통문화의 창조적 발전전략’을, 2월 28일에 발표된 2차는 ‘세계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전략’, 4월 17일에 발표된 3차는 ‘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1, 2차 전략이 전통문화와 순수 문화예술 측면에 중점을 뒀다면 3차는 산업적 측면에서의 한류의 발전방안에 중점을 둔 것입니다. 이는 곧 K-POP을 중심으로 한 한류가 문화콘텐츠 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의 성장 및 국가브랜드 제고에 기여하기 위한 추진체계와 전략을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류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략’에 앞서 쌍방향적인 교류를 이뤄 세계와 함께할 수 있는 문화의 흐름을 만들어야합니다. 이를 위해 문화부는 한류문화진흥의 코디네이터로서 한류열풍이 한국문화전반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새로운 경제성장동력, 한류(韓流)
-한류열풍의 확산은 국가브랜드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사료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한류열풍은 한국의 대중문화, 한국 상품, 한국인 등 한국 자체를 동경하고 선호하는 현상을 낳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죠. 이는 곧 우리의 경제성장에도 큰 도움을 주는 성장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콘텐츠 산업이 한류의 영향으로 인해 수출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K-POP의 영향으로 지난해 음악 산업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무려 112.9%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한류열풍이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통령께서도 지난 ‘코트라 50주년 기념식’에서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K-POP, 드라마와 같은 문화한류, 스포츠한류를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류는 IT, 자동차, 의류, 화장품 등 제조업 및 소비재 수출 전반에도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어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향상을 견인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점에서 한류와 기업의 동반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한류지원협의회의 발족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인 것이죠.”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류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가 어느 정도의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지난 2월 9개국(중국, 일본, 대만, 태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 영국, 러시아), 36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하면 드라마, K-POP을 떠올리고 있어 한류의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한국방문유도, 한국이미지개선 등의 효과도 나타나 한류가 국가브랜드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한류를 통해 문화선진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재정지원이 확대돼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관님의 고견은 어떠신지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에 비해 재정은 정부 전체 재정대비 1.14%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문화콘텐츠 및 관광산업에 대한 재정확충과 투자 증대는 미래 먹거리 창출과 선진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지름길입니다. 특히 콘텐츠·관광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고용유발효과가 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청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신성장 동력 산업인 것이죠. 이에 따라 문화부에서는 지속적인 한류 확산을 위한 한류사업진흥,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청년 친화형 문화콘텐츠 일자리 육성, 고부가가치 콘텐츠산업과 관광산업의 전략적 육성 등 문화·관광산업 분야에 대한 예산을 대폭 확대해 나가고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한국문화 만들 터
지금까지 언급된 한류열풍 외에도 최근 우리문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행사가 있다. 바로 2012여수세계박람회다. 이외에 곧 개막을 앞두고 있는 런던올림픽 또한 우리문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문화부에서는 런던올림픽을 전후하여 100일간 영국 현지에서 미술·국악·문학·영화·패션 등 다채로운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페스티벌, ‘오색찬란(五色燦爛)’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미디어, SNS 등을 통해 세계인들이 우리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우리나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제공하도록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전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국문화를 만들어가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외래 관광객 1000만 시대…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위해 숙박 시설 확충해야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문화가 전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면 필히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도 증가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 관광객은 이미 1000만명을 넘은 상태다.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한류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객 또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관광산업이 양적으로 성장한 만큼 질적 동반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묻자 곽 차관은 ‘숙박 시설 부족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답했다.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주요 한류드라마 촬영장소를 관광 상품화하거나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을 활용하는 등 한류콘텐츠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부가가치 MICE 산업 육성을 통해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객과 대형 국제회의 유치를 늘리며, 의료관광 활성화에 대해서는 피부미용, 성형, 건강검진 등 국가별 수요에 맞춰 맞춤형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3년간 외래 관광객은 매년 10%이상 늘었습니다만 숙박 시설 확충은 3.5%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부에서는 2015년까지 수도권 지역에 관광호텔 3만실을 확충하고, 도시형 민박을 육성해 외래 관광객의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전통한옥, 서원, 향교 등 전통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투자…경제성장에 큰 기여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우리나라를 알리고, 문화·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그는 인터뷰 말미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과거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던 후진국에서 국민 1인 소득 2만 달러, 무역 1조 달러를 자랑하는 7대 선진국으로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문화선진국으로의 도약은 이제 시작입니다. 현재 전 세계가 K-POP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대중문화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류가 이제는 수출 증대, 경제력 향상 등 연관 사업의 성장과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4월, 국내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CEO들 중 90%가 “한류가 해외경영활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문화에 대한 투자는 우리 상품의 국제 경쟁력은 물론이고 경제성장에도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아직까지 문화예산은 정부재정 전체의 1.1%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좀 더 과감한 재정투자가 이뤄져 우리나라가 문화선진국으로 발전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국민들께서도 우리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시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향후 행보도 눈여겨 봐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그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된다.
 
<곽영진 차관>
-1957년 8월 9일 출생
-한국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뉴욕주립대학원 경제학 석사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육수료
-연세대 행정학과 박사과정 졸업
-제25회 행정고시 합격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국장·문화산업국장
-국무총리실 교육문화심의관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기획조정실장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現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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