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언문서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미사일 시설 우선 폐기’ 확언...트럼프, 긍정적 반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공감신문]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 세계 생중계되는 현장에서 ‘한반도 핵폐기’를 약속하면서 교착된 북미협상에 동력이 부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정오께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각자 발언에서 북한의 핵시설 폐기를 위해 국제 전문가들이 참관한 가운데 핵사찰을 진행하겠다고 확언했다.

모든 언행이 전 세계에 송출되는 상황에서 이같이 확고한 발언을 한 것은, 두 정상이 핵폐기를 통한 한반도 평화 유착을 원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 먼저 발언에 나선 김 위원장은 “수십 년간 지속된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 역사를 끝내기 위해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입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 역시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다”며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유관국의 전문가들의 참여 하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도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핵폐기는 양 정상이 채택한 공동선언문 내에도 명시돼 있다.

공동선언문에는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는 내용을 실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정께(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은 최종협상에 부쳐질 핵사찰을 허용하고 국제 전문가들 앞에서 실험장을 영구폐쇄하기로 했다”며 “그 기간에는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이 공동으로 2032년 올림픽을 개최한다는데 정말 흥미롭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남은 과제는 회담 결과를 미국 측에 소상히 전달하고, 교착된 북미회담 물꼬를 다시 트는 것이다. 현재 북미는 북한의 ‘핵시설 리스트’ 제출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정상회담은 세부적인 핵폐기 방안은 가시화하지 못했지만, 과정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다는 데에 의의가 크다.

더욱이 두 정상은 전 세계 생중계 현장에서 ‘핵폐기 약속’이라는 ‘배수진’(背水陣)까지 친 상태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발언이 아닌 세계와 미국을 향한 비핵화 의지 피력이다.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핵폐기 방향의 초석은 미국이 대화에 임할 때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전 남북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9월 말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다시금 양국의 입장을 표명하고, 조속히 핵시설 폐기를 이행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