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경제생산성 제고·여가 시스템 마련 등 준비해야

20일 열린 ‘고령화 대응을 위한 사회시스템 개편방향’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 서지민 기자

 [공감신문 생생국회]는 일반 취재기사와 취재사진을 혼합한 기사형태로, 공감신문 기자들이 국회 내부를 직접 뛰며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공감신문] ‘고령화 대응을 위한 사회시스템 개편방향’ 포럼이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은 노인 집단의 변화와 다양성을 짚으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노인을 잘 알아야 사회구조가 바꿀 수 있고, 머지않은 고령사회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노인과 고령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포럼의 토론자로 참석한 권순원 고령화특별위원회 위원 및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고령사회의 실태를 경제 생산성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는 고령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로 “노후 포기자들이 불가피하게 생긴다는 것”을 지목했다.

권 교수는 경제구조의 관점에서 “경제가 활성화돼 전체 규모도 커지고 선순환이 되면 좋겠지만,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노령화만 진행 중이다. 구조적인 문제로 고령문제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중이다”라고 현 노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노인이 충분한 경제적 생산성을 갖추지 못한 만큼 소비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언급했다.

권 교수는 “65세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자동차 중에 소비하는 자동차는 5% 밖에 되지 않는다”며 “내구성 소비재들, 냉장고·TV 등 가전제품의 소비력도 0에 가깝게 떨어지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주 소비주체는 30~40대인데, 이 연령대가 점점 나이가 들어 소비력이 없어지게 된다”면서 “안 그래도 내수시장이 작은 상황에서 내수시장이 더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기초체력이 점점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지금 정년퇴직 나이는 60세인데, 사실상 72세가 돼야 노동시장에서 최종 은퇴하는 상황이다. 촉탁계약을 통해 노동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가 있음에도, 일할 여건이나 노동력 유지 능력 등이 전혀 없다”고 심각성을 제시했다.

‘고령화 대응을 위한 사회시스템 개편방향’ 포럼에서 양난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및 대구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발표하는 중이다. / 서지민 기자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양난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및 대구대학교 교수는 노인문제를 성평등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는 “지금의 여성 노인들은 대부분 독립적인 국민연금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성의 소득보장은 남성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며 “여성들이 훨씬 오래 살아서 남성이 죽으면 노인 여성들은 유족연금을 받아야 하는데, 작은 액수기 때문에 대단히 가난한 상태로 긴 노후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여성의 연금가입, 자신의 사회권적 기초를 자기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양 교수는 “남성들 중 기능상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많지만, 집안일을 할 수 없어서 공적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노인층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현 세대 노인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미래 노인들은 남녀가 모두 노동시장과 일상생활을 책임질 수 있는 교육과 재사회화가 필요하다”며 “이것이 돼야만 꼭 필요한 기능장애인들에게 공적서비스를 제공해서 질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정란 한국노년교육학회장 위원과 한서대학교 교수가 20일 열린 ‘고령화 대응을 위한 사회시스템 개편방향’ 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 서지민 기자

한정란 한국노년교육학회장 위원과 한서대학교 교수도 이날 포럼에 토론자로 나섰다.

한 교수는 노인의 다양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 교육과 여가 부분이라고 말하며 “노후에 여가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8만 시간이었는데 앞으로는 10만 시간, 그 이상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예전보다 노인의 신체상태가 훨씬 좋기 때문에, 여가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고 싶은 욕구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로당에서 고스톱을 치는 등의 시간소비적인 여가가 아닌, 사회참여나 생산적 활동, 자기계발 같은 적극적인 여가의 욕구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런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노인에게 여가·학습의 선택권과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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