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와 협력을 통해 진정한 양성평등사회를 이루겠습니다”
나눔 통한 다양한 정책으로 취약계층 적극 지원할 터
 
“대한민국의 첫 여성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우리 사회에는 더 이상 여성이 오르지 못할 위치는 없고 가지 못할 곳 또한 없게 됐습니다. 이제 여성의 성평등지수와 일과가정 양립이 좋아졌고 남성과 여성이 보다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게 돼 국민들이 이렇게나 더 행복해졌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입증해야 할 책임이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시대에 여성가족부를 이끄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에게 소회를 묻자 간결하지만 책임이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취임 이후부터 조 장관은 복지시설과, 학교, 여성취업 현장 등 전국 방방곳곳을 누볐다. 무엇보다도 ‘현장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에서 시작된 행보였다.
그간의 현장 방문에 관해 묻는 취재진에게 조 장관은 “현장을 많이 다니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걸 느꼈다”며 “도움을 못 받는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는 반면에 이들을 도와주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취약계층 돌보고 헌신과 사명감이 필요한 지방 자치단체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여성가족부가 앞장서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내용이다.
 
 
 
국민 모두가 나눔을 펼칠 수 있는 나눔의 장 만들 것
-여성가족부장관으로 취임하면서 무엇보다도 나눔을 강조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력사업과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나눔은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자신을 성장시키며 나아가 사회와 공동체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실천입니다. 최근 성숙해진 시민의식과 함께 나눔에 대한 사회적 공급이 증가하고 재능기부 등 다양한 형태의 나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부족 등으로 나눔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인․단체․기업들이 누굴 어떻게 도와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우리 사회의 소외된 취약 여성․청소년․가정을 보호하는 일을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기도 하고 정부지원의 틈새, 운용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합니다. 가령 자활의지가 강한 차상위계층 미혼모의 소득이 일정한 수준을 넘기면 지원이 끊어집니다. 그래서 원치 않게 노력을 포기하는 분들이 생겨납니다. 이러한 분들을 돕기 위해 민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성가족부는 합동 홍보캠페인, MOU체결 등을 통해 민관이 함께 하는 나눔 활동을 활성화하고 부처 홈페이지에 관련 공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을 소개하고 필요한 기부서비스인 물품, 자원봉사, 재능기부와 같은 맞춤형 정보를 공유해 일반 국민들과 기업 등 민간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나눔의 장’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최근 약자인 여성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인면수심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보다 강력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 같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어떤 방안을 갖고 있습니까?
“여성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범죄 자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 못지않게 범죄를 줄이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와 꾸준한 행동이 동반돼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전예방을 위한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사후약방문식의 대응에서 벗어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원인에 대해 직접 대응해야 하는 것이지요. 여성가족부가 올해를 성폭력 예방교육의 원년으로 정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성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올바른 성인식을 수립해야 하고 성폭력에 어떻게 대처할지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2․3차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피해자에게 어떤 고통과 아픔을 주는 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인지시킨다면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는 우선 ‘성폭력 예방교육 지원기관’을 설치․운영 합니다. 모든 국민이 영·유아, 학생, 성인, 노인 등 생애주기에 따라 언제든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것이 국민 개개인께 전달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 촘촘한 거미줄 같은 전달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또한 민간기업과 협력해 성범죄 예방․홍보 캠페인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아동․여성 범죄에 대한 치안 수준이 대폭 강화될 수 있도록 경찰청과도 적극 협조해 나갈 것입니다.”
 
양성평등 위한 톱다운 적용…여성 공무원 비중 높여나갈 것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남녀평등이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짚어주시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신다면.
“작년에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성격차지수(GGI)는 108위입니다. 얼마 전에 한 포럼에서 60여 분의 공공기관 임원들을 대상으로 여성정책에 관한 강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 계신 여성 임원의 숫자가 다섯 손가락도 못 채우겠더라고요. 이것이야말로 우리 유리천정의 높이와 108위라는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양성평등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정치참여율, 경제활동참여율, 의사결정지위 여성 비율들은 모두 낮습니다. 산기슭에만 봄이 왔을 뿐 아직도 산꼭대기에는 만년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 전반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고 그것은 ‘바톰업(bottom-up)' 방식뿐만 아니라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각 부처의 수장이, 공기업의 기관장이, 기업의 대표들이 인식을 바꾸어서 그것이 사회로, 각 조직의 저변으로 확산돼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성별영향평가도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아울러 정부는 “미래 여성인재 10만 양성”을 주요 국정과제로 설정해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여성들이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여성가족부는 4급 이상 관리직 여성공무원 비율 15%로 확대(2017년까지), 여교장과 여교수 비율 제고,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비율 목표제 수립 및 경영평가 반영, 정부산하위원회 여성 참여율 40% 달성(2017년까지)을 추진해 이를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특히 경력단절여성들의 취업지원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변화가 기대되는 만큼 상세한 계획이 궁금합니다.
“그동안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40~50대 중고령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성과를 거둬왔습니다. 하지만 20~30대 젊은 여성, 고학력 여성, 결혼이주여성, 싱글맘 등 다양한 유형에 대한 서비스는 미흡한 면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새일센터를 통해 모형을 좀 더 다양화하고 특화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현재 기본적인 형태인 ‘취업집중형’ 외에도 ‘경력개발형’, ‘창업집중형’, ‘자립지원형’의 3가지 특화형을 추가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일선 기업․단체와 연계해서 고학력 경렬단절 여성들의 경력이 적극 활용되고, 이 분들의 경력이 더욱 개발될 수 있도록 직종을 발굴하고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겠습니다. 또한 여성의 섬세함과 창의성, 아이디어들이 발휘될 수 있는 창업을 장려하겠습니다. 1인 창업에서 협동조합까지 다양한 유형의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새일센터를 통해 지원할 것입니다.
아울러 복지시설 이용자들을 위한 자립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전문적인 직업훈련과 취업을 연계해 새일센터가 이 분들이 자립하고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경력단절 여성들의 경우 육아 문제 대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대책방안 역시 중요할 것 같습니다만.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두 영역에서의 역할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육아문제가 핵심입니다. 현재 육아휴직에 대한 정부의 제도 자체는 선진국에 크게 뒤지지 않는답니다. 공공기관에서는 상대적으로 육아휴직제가 정착돼가고 있지만 민간영역은 그렇지 못합니다. 여직원이 육아휴직을 가면 그만큼 인력 ․업무 공백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서 눈치를 주는 문화가 상존해 그 ‘조직에서 인생을 걸려는 마음이 없구나’라는 낙인까지 찍혀 섣불리 육아휴직을 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육아휴직은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우리 사회 모두가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는 인식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선제적으로 육아휴직 대체인력을 미리 준비하는 기업, 육아휴직 대체인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해당분야에서 근무하다 그만둔 전문여성인력풀을 운용하는 기업 등 우수사례를 참고해 시스템을 만들고 홍보할 것입니다. 여성들이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교육․지원에도 힘쓰겠습니다. 이 밖에도 여성가족부는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아이돌봄사업’의 다각화 및 질적․양적 확대, ‘가족사랑의 날’ 운영 활성화 유도, ‘가족친화인증제도’ 내실화를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가족친화인증 제도의 인센티브를 강화해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젊은 여성들의 대표적인 롤 모델로 꼽히고 계십니다. 취업난과 경기침체로 힘들어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신다면.
“롤 모델이라는 말씀은 과분합니다. 저의 시행착오라도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에도 저는 아직 부족하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다만 먼저 출발한 선배로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절실함’과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게 만드는 여러분만의 절실한 그 무언가를 찾으십시오. 그리고 그 길을 꾸준히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실패는 넘어졌을 때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는 걸 말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때론 성공할 수도, 때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하려는 용기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이 용기를 가지고 ‘어제의 나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의 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꿈꾸며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리 오래지 않은 시간 안에 여러분이 그리던 꿈을 닮아가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조윤선 장관>
-1966년 7월 22일 출생
-세화여고 졸업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제33회 사법시험 합격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미국 콜롬비아대 로스쿨 LLM 법학 석사
-제16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선대위 공동대변인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겸 법무본부장
-제18대 국회의원
-제18대 대통령선거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
-제18대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現 여성가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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