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조치 취했지만, 美는 화답 없어”…폼페이오 4차 방북 담판 이후, ‘빅딜’ 향방 나올 듯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의 '신뢰조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공감신문] 29일(현지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기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향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는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미국 내 대북 강경파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트럼프-김정은 신뢰구도'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를 보였다.

리용호 외무상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시험을 중지하고, 핵실험장을 투명성 있게 폐기했다.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서 확약한 것과 같은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미국의 상응한 화답이 없었다면서 “미국은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리 외무상은 15분 분량의 기조 연설에서 ‘신뢰’를 강조하거나 ‘불신’을 비판하는 표현만 무려 18차례 사용했다. ‘비핵화’와 ‘평화’라는 단어 역시 각각 7차례, 19차례 썼다.

그의 이번 연설은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를 무대로 한 남‧북‧미 3각 대화 등을 통해 북미 비핵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된다.

그럼에도 리 외무상의 연설은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당시 그는 핵 보유가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언급하며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명확한 시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핵화 의지가 확고부동하다면서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이행이 중요하다. 70년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불신 해소, 즉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데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리 외무상 연설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북한을 위한 보다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과 관련된 여러 약속을 한 바 있다. 리는 이 모든 약속을 이행하는 것에 관해 북한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반응했다. 

이는 ‘북한을 위한 보다 밝은 미래’가 결국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라는 점에서 종전선언 문제도 가능성을 닫고 있지 않고 여지를 열어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종전선언과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에 대한 ‘빅딜’의 향방은 곧 있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평양 담판,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실무 협상 이후에 가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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