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좋아하든 사랑하든 정작 중요한 건 비핵화 이루는 일” 트럼프에 일침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과 관련한 문제로 김 위원장과 밀고 당기기를 하던 중, 사랑에 빠졌다고 발언했다.

[공감신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열린 공화당원 대상 정치 유세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언급하면서 ‘사랑 고백’을 했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 더힐,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자신을 ‘사랑에 빠진 연인 관계’에 비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6‧12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언급을 하던 중 “북한 핵은 매우 매우 큰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터프하게 나갔고 김 위원장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에서 사랑에 빠져들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친서를 꺼내 보이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짜다. 그는 나에게 아름다운 편지들을 보내줬고, 그건 훌륭한 편지였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난 김 위원장을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우린 또 만날 것”이라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시사하기도 했다. 

‘사랑’ 발언을 끝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있는 방향으로 손가락질하며 “그들(언론)은 ‘오, 트럼프가 사랑에 빠졌다고 했어. 끔찍해. 정말 대통령답지 않아’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될 것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처럼 보이는 건 쉽다. (A4 용지를 들고 읽는 흉내를 내며) ‘신사 숙녀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읽으면 된다”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면서 북한 관련 성과를 부각시키자, 현지 언론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용호 외모상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라고 발언했다.

WP는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가 정점에 도달했다. 인권침해 등으로 비난받는 독재자에게 공개적으로 애정을 표하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무후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가 김정은과 두 번째 데이트는 언제 할 거냐”라고 조롱한 뒤 “김 위원장을 좋아하든 사랑하든 정작 중요한 건 비핵화를 이루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라고 말했지만 북한의 고위 관리는 ‘미국이 상응 조치를 담은 따뜻한 말로 도와주기 전까지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유엔총회 연설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기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는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드러냈다. 

그는 북한이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취했지만 미국의 상응한 화답이 없었다며 “미국은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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