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이효웅 이사부기념사업회 이사] 오후 4시경 사동항에 도착하니 선장님이 미리 사동해경파출소장의 협조로 여객선 부두에 선석을 배정 받아 쉽게 접안할 수 있었다.

사동항은 여객선 터미널이 있어 여객선이 떠나고 나면 조용하여 용변도 보고 세면도하면서 휴식하기 좋은 곳이다. 김억연이사와 궁인창씨는 여객선사무실을 찾아 탐사대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하여 22:00까지 다음날 05:00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7월12일>

08:00경 울릉도 역사탐방에 나섰다.

아침 일찍 성인봉에 오른 대원들도 있었고, 관광버스가 와서 한 명의 대원을 제외한 모든 대원과 승무원들이 한 버스에 타고 1코스인 서쪽으로 향하였다. 사자바위에 잠깐 들려서 사자바위와 투구바위를 촬영하고는 태하에 도착하니, 작년의 폭우로 황토굴 입구가 무너져 있어 황토굴은 구경을 못하였다. 황토굴은 울릉도 수토사들이 울릉도를 다녀가면서 진상품으로 황토를 채취하여 갔다고 한다.

09시경 우리 일행들은 모노레일을 타고 태풍감의 정상으로 올랐다. 대풍감은 과거 조선시대 삼척진과 월성진의 수토사들이 2-3년 주기로 울릉도 정세를 보고하기도 하고 산삼을 채취하기도 하면서 선박을 띄우기 위하여 바람을 보면서 기다린 곳이다.

울릉도는 큰 섬이라 남과 북의 기상이 다르므로 배를 띠우기 전 대풍감(대풍곶) 올라 기상을 살펴서 북풍이나 동풍계열의 바람을 타고 육지로 갈 수 있었다. 반대로 대풍헌은 육지에서 서풍이나 남서풍 바람을 기다리던 곳으로 울진 구산항 옆에 아직도 남아 있다. 대풍감에 오르니 전망대를 만들어 놓아 울릉도의 북쪽 해안선이 잘 보였고 사진촬영하기가 쉬웠다. 대풍감 정상에서 보니 남쪽은 남풍으로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도 부는데 북쪽 바다는 바람도 없고 조용하였다.

대풍감 답사를 마치고 버스에 와서 싣고 간 튜브카약을 내렸다. 일행들과 헤어지고 혼자서 튜브카약을 메고 태하 몽돌해변으로 가서 튜브에 바람을 넣고 투어 준비를 하였다. 카약에 오르니 파도가 0.5m 정도로 출렁이고 있어 조심스럽게 페들링하면서 모퉁이를 돌아서니 대풍감의 기암과 동굴이 보였다. 여기부터는 바람도 적고 파도도 적어 배낭속의 카메라를 꺼내어 촬영하기 시작하였다. 2006년 보트탐사대로 한 번 와 본적이 있어 다시 촬영하고자 카약투어를 하였다. 울릉도의 해식동굴 촬영은 작년부터 시작하였으며 전년에는 사동항에서부터 카약팀과 함께 죽도, 관음도 및 저동 해안의 10여개 이상의 모든 동굴을 촬영하였다.

태하동굴은 독도의 촛대바위와 함께 석회암으로 되어 있어 회색의 동굴이 멋스럽다. 촬영을 마치고 대풍곶을 돌아서니 북쪽바다는 고요하고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이 환상적이었다.

북쪽의 대풍감 촬영을 마치고 다시 태하해변으로 가려고 모퉁이를 돌아서니 전 보다 바람과 파도가 더 세어져 위험하였다. 나의 투어링 전용카약은 이 정도의 기상에는 별 어려움이 없으나 튜브카약은 바람과 파도에 위험하므로 되돌아서 멀리 보이는 코끼리바위로 향하였다.

코끼리 바위는 2014년에 카약팀과 투어를 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사진촬영하기가 좋아 현포항을 지나 12:20분경 코끼리바위에 가 보니 보트 한 척이 있었다. 한 낮의 태양으로 코끼리바위 주상절리의 명암이 잘 나타나고 송곳봉의 구름이 멋스럽게 걸쳐져 있는 모습은 환상적이어서 사진가들에게는 더 없는 행운이었다.

사진촬영을 마치고 고석원님께 전화를 하니 나리분지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부지런히 페들링하여 평리포구로 와서 카약을 정리하고 기다려서 나리분지를 답사하고 오는 일행들의 버스에 합류하였다.

호텔 식당에 예약해 놓은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일행들은 독도박물관, 내수전전망대 등 2차 투어를 떠났다. 나는 예전에 다녀왔고 카약투어로 옷이 젖은 상태라 사동항의 코리아나호로 와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내일 떠날 준비를 하였다.

코리아나호에서 해류병 던지기
<7월13일>

새벽3시에 기상하여 일출촬영 준비를 하고 방파제에 올라섰다. 4시경 여명속에서 동쪽 하늘이 밝아오는데 기분 좋은 일출이 기다려졌다. 열심히 여명촬영을 하고 있는데 선장님이 대원들과 나를 부른다.

05시에 출발하기 위하여 빨리 승선하라고 재촉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선박에 올라 출항하는데 환상적인 일출이 시작되어 선미에서 열심히 촬영하였다.

일출을 보면서 사동항을 뒤로하고 삼척으로 향하였다. 지난밤 바람으로 바다는 너울 파도로 울렁거리고 있었고 몇 몇 대원은 멀미를 하였다. 울릉도나 바다는 점점 더 잿빛으로 컴컴하였으나 공해상으로 갈수록 바다는 잔잔해 졌다.

점심을 먹고 대원들의 인사와 함께 이번 탐사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선실 등 있는 자리에서 발표를 하였다. 먼저 내가 전체적인 일정과 이사부장군의 내력과 이번 항로탐사의 특징을 설명하였다. 다음은 순서 없이 옆에 있는 대부분의 대원들에게 마이크를 넘겨 소감을 들었다. 대부분의 대원들은 좋은 날씨와 결과에 만족하였으나 일부대원은 프로그램 부족과 주류를 통제를 하지 않아 불편하였다고 토로하였다.

발표를 마치고 조금 지나니 북풍으로 바람이 바뀌어 제노아세일을 펼쳤다. 제노아 세일은 선수 제일 앞에 있는 삼각세일로 일명 집세일이라고도 부른다. 제노아세일을 펼치면 바람을 받아 배가 안정되는데, 대원들은 선수 쪽에 나가서 타이타닉 자세로 사진촬영을 하고 3명의 대원들은 마스트에 올라서 사진촬영을 하기도 하였다.

삼척 인근 35km에 왔을 때 우현 쪽 수평선에 보니 돌고래들이 보여 소리쳤다. 선장님은 돌고래를 따라 방향을 바꾸어 쫒아갔다. 돌고래 무리들은 약2km 정도로 1,000여 마리 정도가 될 것 같다. 선장님은 3,000마리 정도가 된다고 하였다.

돌고래들은 범선의 물보라를 보고 뒤질세라 모여들고 선수 쪽에 10여 마리가 모여 경쟁을 하였다. 어떤 돌고래는 선박의 밑을 빠져나가기도 하고 또 다른 무리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경쟁하였다.

40여 분간 참돌고래를 따라다니면서 촬영하고는 돌고래를 뒤로 하고 삼척으로 향하였다. 멀리 보니 해경함정이 계속 지켜보면서 따라오고 있었다.

2010년 4월 25일에 삼척 연안에서 이사부요트를 타면서 100-200마리 본 이후로 최대의 행운이었다. 나는 작년부터 항해 시 발견한 돌고래 및 상괭이(상괭이 사체)의 자료를 고래연구소 박겸준연구원에게 보내고 있다.

돌고래를 뒤로하고 삼척항에 귀항하니 회장님과 회원들이 반겨주었다. 대원들과 승무원 모두 기념촬영을 하고 인사를 하고는 각자 고향으로 귀가하였다. 코리아나호는 승무원 1명이 하선하고, 정채호선장님외 4명이 내일 새벽에 여수로 출항한다고 한다.

이번 2016 이사부항로탐사는 여러 가지로 기록을 남겼다.

태풍 네파탁의 영향으로 기상이 나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중국에 상륙하면서 소멸되어 오히려 기상이 가장 좋았다. 이번 항해에서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독도에 10시간(7.10. 23:30-7.11. 09:30)정도 체류하면서 독도 부두에서 숙박하고 낚시도 하며 동도 정상의 천정굴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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