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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라메드] 꿈을 통한 자기분석 “어느 날 꿈이 내게 말했다”“꿈은 꿈의 재료를 통해 간접적이고 위트 있게 또 집요하게 진심을 전합니다. 꿈의 언어를 이해하면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어요” - 김서영 교수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공감신문 라메드] 어릴 적부터 자주 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우주를 떠돌았고, 중세를 여행했다. 몇 년이 지나도 두고두고 가슴에 남아있는 꿈도 있었다. 잊히는 게 아쉬워 꿈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십여 년이 지났지만, 왜 그런 꿈을 꾸는지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편집장님이 물었다. “꿈을 분석해 보러 가는 게 어때?”

여러 유명인의 일화엔 꿈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는 <Yesterday>의 멜로디를 꿈에서 얻었으며, 영화화된 소설 『트와일라잇』 역시 스태프니 메이어의 꿈을 바탕으로 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는 거북선과 관련한 그의 꿈 해석이 담겨 있기도 하다. 꿈이 신비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꾸는 이에게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꿈 일기를 들고 김서영 광운대학교 인제니움 학부대학 교수를 만났다. 김서영 교수는 영국 셰필드대학교 정신과 심리치료연구센터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프로이트의 환자들』 『드림저널』 등 꿈 일기와 해석에 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나의 꿈은 어떻게 해석될까?

광운대학교 인제니움 학부대학, 김서영 교수 /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 세상에 나쁜 꿈은 없다

김 교수가 ‘꿈 해석’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프로이트’를 연구하면서부터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창시자로 19세기 말 ‘무의식’ 개념을 통해 사회·문화·정치·예술·종교 등 서양 세계관 전반에 엄청난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다. 특히 그는 꿈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그의 전집 중 가장 많이 번역되고 읽힌 것이 『꿈의 해석』이다.

“『꿈의 해석』은 프로이트의 꿈을 통한 자기분석으로 이뤄진 책입니다. 그는 꿈이야말로 자신의 무의식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는데요, 대중 치유에 가장 중요한 것이 꿈이라 여겼습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꿈에는 평소 우리가 생각하는 것, 문제 상황, 이성에 가려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내면의 욕망까지 발현된다. 김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의미 없는 꿈도, 나쁜 꿈도 없다고 한다.

“의식은 의도적으로 거짓말하기도 합니다. 그때 우리 자신에게 경고하는 것이 무의식, 꿈입니다. 꿈은 꿈의 재료를 통해 간접적이고 위트 있게 또 집요하게 진심을 전합니다. 꿈의 언어를 이해하면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어요. 귀신 꿈을 꾸면 왜 그 꿈을 꾸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아랑전설에서 사또가 귀신의 한을 풀어준 것처럼요. 내면의 갈등이 해결되면 더 나타나지 않습니다.”

동양에서 여기는 꿈과는 어떻게 다를까. 김 교수는 일반화돼 있는 해몽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동의보감 등 동양의학에서 꿈을 질병과 연관시켰던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프로이트도 신체적인 증상, 병이 꿈과 연결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꿈은 자극이 되는 것만 기억하고 이를 발현시킵니다. 꿈에 나타났다는 것은 자극이 된다는 말이죠. 발에 뜨거운 온도를 가하면 불이 나는 꿈을 꾼다든지 하는 것인데요. 당연히 몸의 어느 부분이 좋지 않다면 몸에 자극이 되고 이것이 꿈으로 나올 수 있겠죠.”

김서영 교수의 저서 <드림저널>, 꿈 분석과 해석 방법을 알려주고 이를 바탕으로 독자 스스로 100편의 꿈 일기를 써볼 수 있게 구성한 다이어리북이다

# 꿈, 과학적인 타로카드

꿈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전할까. 프로이트에 따르면 꿈은 최근의 일부터 어릴적 기억, 신체적 감각까지 꿈의 재료로 사용해 이미지 혹은 서사 형식으로 나온다.

“예를 들어 다리가 하나 빠진 책상이 꿈에 나온다고 해요. 어떤 느낌인가요? 균형이 깨졌다. 불안하다는 뜻이죠. 분명 삶 어느 부분에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그런 꿈이 나왔을 것이에요. 꿈을 꾸고 그 원인에 대해 스스로 깨우쳤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겠죠.”

타로카드의 그림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방법과 비슷해 보인다는 질문에 김 교수는 “해석 방식은 비슷할 수 있지만 꿈은 실제 사실을 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굳이 말하자면 과학적인 타로카드라 할 수 있죠“라고 답했다.


# 꿈을 해석하는 두 가지 방법

꿈 해석은 크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으로 다루는 방법과 융의 분석심리학적으로 다루는 방법이 있다. 김 교수는 두 방식 모두로 해볼 것을 권했다.

“감각적인 꿈이 있다 하면 이야기 위주의 꿈이 있어요. 텍스트로 나누어 분석하는 게 프로이트라면, 꿈 전체가 주는 감각을 토대로 분석을 나타내는 것은 융의 방식입니다. 꿈에 따라 융적인 분석, 프로이트적인 분석이 가능합니다. 저는 그래서 꿈을 꾸면 두 방식 모두로 해석해 보기도 해요. 이 둘을 합친다면 꿈 해석이 더 풍성해지겠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 꿈 분석은 표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먼저 눈에 띄거나 중첩되는 표현과 사물을 찾고 꿈에서 어떤 방식으로 압축되고 전치되었는지 밝혀가는 과정이다.

“차가운 수술대에 묶여 있는데 옆에서 남자친구가 팔짱을 끼고 있어요. 표상은 차가운 수술대, 남자친구가 되겠죠. 하지만 여기서 압축, 전치돼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차가운 것은 수술대가 아니라 사실은 남자친구였던 것이죠. 꿈은 남자친구가 차갑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융의 분석심리학은 꿈을 무의식이 주는 메시지로 본다. 따라서 하나하나 분석하기보다 꿈 전체를 보는데 꿈에 나오는 모든 개체가 나의 일부분이거나 내가 필요한 것의 하나로 인지한다. 꿈들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꿈 내용과 함께 연상과 근황을 들어봐야 한다.


# 꿈 해석 실전

예전에 쓴 꿈 일기 일부를 가져갔다. 에디터의 꿈 내용과 해석 과정에 대한 대화 내용이다.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꿈 내용>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으로 지구를 떠나 우주를 떠돌았다. 어느 행성에 불시착해 걸었다. 태엽으로 이뤄진 거대한 행성. 무엇인가에 걸려 넘어지자 갑자기 태엽이 움직이며 시간이 거꾸로 가기 시작했다. 과거를 보여주는 강이 나타났다. 과거에 현혹된 사람들은 강에 빠져 괴물로 변했다. 누군가 나를 부르더니 탈출구로 이끌었다. 험준한 산과 강, 좁은 길을 지났다. 탈출구에 도착해 홀로 지구로 가는 문을 통과했다. 여느 일상. 누구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김교수: 먼저 표상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보이는 이미지들을 골라보세요.

에디터: 불안한 이미지들이 눈에 띄는 것 같아요. 기상이변, 불시착, 험준한 산, 좁은 길, 괴물 같은 것들요.

김교수: 꿈이 전반적으로 주는 느낌이죠. 나에게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에디터: 탈출이요. 조력자, 과거로 가는 태엽도 기억에 남아요.

김교수: 불안한 상황이었던 것 같네요. 꿈은 표상의 중요도를 바꾸기도 하고 합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여러 방향으로 맞춰 볼 필요가 있어요.

에디터: 음… 과거로 가는 건 태엽이 아니라 나 자신인 것 같아요. 과거에 갇혀 괴물이 될까 봐 도망치려고 하는 것도 저 자신이고요.

김 교수: 꿈을 꾼 당시 그런 상황이 있었나요?

에디터: 당시 대입 수능시험을 망쳐 재수하려던 차였어요. 1년을 낭비하는 건 아닌지, 뒤처지는 건 아닌지 상당히 불안했던 것 같아요. 그런 심리가 반영된 것 같아요.

김교수: 꿈은 거기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에디터: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는 뜻 아닐까요?

김교수: 꿈 해석이 됐네요.

# 꿈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김 교수와의 꿈 해석 과정은 소크라테스의 산파법 같았다. 그녀는 분석 결과를 얘기해주는 것이 아니라 에디터 스스로 의미를 생각해 보고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질문하고 유도했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스스로 꿈을 해석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기분석이라는 것이 어려워 보일 수 있습니다. 한 번으로는 잘 안 되죠. 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분명 길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는 것. 그래서 꿈에 대한 결론은 자신이 내야 합니다.”

김 교수는 꿈을 요가와 같은 자기 명상의 단계라고 정의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고 그렇게 나아가는 것. 꿈 해석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현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

“가족이나 부부, 내 아이와 함께할 경우 재미있지만, 심각한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얼굴 맞대고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꿈으로 할 수 있어요. 분명 평소에 얘기하기 어려웠던 부분까지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채현 기자 | ij@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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