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계약 체결에 큰 보람”…“원전건설 중단하면 경기회복 대비 못해"

[경주=공감신문 김송현 기자] 중동 사막에서 가족과 떨어져 모래밥을 먹으며 달러 돈을 벌던 중동근로자들의 얘기는 전설이 됐다. 이제 우리나라는 중동 원자력 발전소에 고급인력을 파견해 기술을 지도하는 나라로 부상했다.

조석 사장은 지난 3년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국수력원자력을 이끌어오면서 가장 보람찬 일로 얼마전 체결한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원전 운영지원계약 체결을 꼽았다.

“UAE와의 원전운영지원계약(OSSA)은 31개월의 기나긴 협상 끝에 마침내 타결하고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에 따라 UAE원전 4호기 준공 후 10년 뒤인 2030년까지 연간 최대 400명 정도의 발전소 운전원과 운영인력을 파견하게 됐습니다. 금액으로 치면 간접비를 제외하고 약 6억달러 수준이 됩니다.”

조 사장은 이번 계약 체결과 관련, “한수원은 40년간 국내원전 운영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UAE와 공유하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게 됐다”면서 “두 나라 회사는 계약 이외에도 장기 협력체계를 구축해 세계원전시장을 선도하는 우수 운영사로 자리매김 하는 동시에 해외원전사업 공동 진출을 위한 기반을 함께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계약은 양국 정부 및 정상들의 각별한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큰 사례로 향후 인력 등 수출에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OSSA계약과 함께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수원의 경쟁력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3월 본사를 경주로 이전했다. KTX 신경주역에서 경주 시내를 거쳐 토함산을 가로질러 신설된 긴 터널을 지나면 한수원 본사가 나온다. 이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주변은 썰렁하지만, 경주에선 한수원 본사 이전이 가져올 경제적 낙수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로 이전한 한수원 경주 본사에서 조석 사장을 만나 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7월 UAE 아부다비 ENEC 본사에서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이 조석 한수원 사장에게 운영지원계약(OSSA) 체결 기념선물을 증여하고 있다.

- 한수원 수장을 맡은지 3년이 돼 갑니다. 간단한 소회를 말씀해주시지요.

▲ 2012년부터 발생한 원전비리 사건으로 인해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원전산업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었지요. 2013년 취임당시 한수원의 상황은 풍전등화 상태였습니다. 원전 부품성적서 위조사건의 여파로 인해 발전소 3기를 가동 중단하는 사태까지 가고, 원전이용률은 70%대 추락해 당기순이익이 약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청렴도 역시 공공기관 중 최저수준으로 반영돼 경영실적이 최하위로 평가됐었지요.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을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에겐 위기극복이 우선 과제였습니다. 우선 비리를 발본 색원하고 전력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취임 즉시 ‘원전 가동 정상화 전담팀’을 구성했습니다. 시험성적서 위조로 멈춰선 신고리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케이블 교체를 마무리함으로써 2014년 1월에 원전 3기의 안전성을 확인받아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우선 거대조직을 바꾸기 위해 조직·인사·문화의 3대 혁신을 통해 원자력 순혈주의를 타파했습니다. 또 TRUST(T기술·R존중·U안전·S사회적 책임·T정도)라는 안전과 정도 중심의 新핵심가치 수립 및 전파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위기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방향성을 제시했지요.

원전비리 철폐를 위해서 퇴직자의 협력업체 재취업을 금지시키고, 품질서류 제3기관 재검증, 시험검증비용 직접 지급 등을 통해 원전산업의 투명성을 강화시켰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15년 재무분야에서 10.7조원의 매출액과 2.5조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재무성과를 창출하고, 고장정지건수와 비계획손실률은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더불어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자정노력으로 권익위 청렴도 및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공기업 최고수준을 기록하는 등 2015년 경평에서 B등급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 2015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B등급을 받았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지요.

▲우선 전 직원이 혼연 일체가 되어 자정과 혁신을 거듭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한수원은 납품비리 및 품질시험성적서 위조와 관련하여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저는 2013년 9월 7대 사장 취임과 함께 국민의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혁신과 자정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취임 후, 정지시켰던 원자력 발전소 3기를 재가동하여 당시의 전력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먼저 부품성적서 위조여부에 대한 전수조사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원전비리 재발방지와 구매제도도 혁신했습니다. 먼저 구매조직의 독립성과 기술적 전문성을 강화하고 구매시스템에 감시와 견제기능을 정착시켰습니다. 악화된 공급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강화된 원자력 기자재에 대한 기술·품질기준을 적용해 공급자등록절차의 합리적인 개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혁신 노력의 결과 2013년 75.5%까지 떨어졌던 원전 이용률은 2015년 85.3%로 회복됐으며, 2013년 5등급까지 하락했던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도 2015년 2등급으로 대폭 상승했습니다. 그동안 잃어버렸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입니다.

 

-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 필요성을 설명해주시지요.

▲정부는 국민소득, 국가 경제, 기온변화 등의 요인을 반영하여 매 2년마다 향후 15년간의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하고, 전력 수급계획에 따라 발전소 등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장기간(약15년) 소요되는 원전건설을 중단한다면 경기회복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와 갑작스런 기후변화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국가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필수 공공재인 전기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 원전건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건설허가가 난 신고리5·6호기 유치는 지역주민의 유치 의사를 모아 추진했고, 규제기관에서 약 4년간에 걸쳐 정밀심사를 한 결과 안전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호기는 140만kW급 신형원전(APR1400)의 3번째 국내원전 프로젝트로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되어 미국 NRC 설계인증 사전심사 통과와 UAE 수출로 안전성과 경제성이 입증된 우수한 원전입니다.

신고리5·6호기는 지역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되어 궁극적으로 국가경제와 해외수출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6월 28일에 본관건물 기초굴착을 시작으로, 5호기는 2021년, 6호기는 2022년에 각각 준공될 예정입니다. 건설기간동안 건설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전 안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최상의 시공 품질확보와 안전사고 제로화를 이루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정부와 한수원은 원전에 대한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지진, 해일, 중대사고 대응과 관련해 ‘이동형발전차’ 확보 ‘피동형수소제거설비’설치를 포함한 56건의 개선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등 원전의 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원전 운영의 최우선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원자력안전과 보안 향상에 목표를 두고 인력확충, 설비의 점검 및 보강, 종사자들의 안전의식 고취 등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 경주로 본사를 이전했습니다. 지역과의 상생사업을 소개해 주시지요.

▲먼저 방폐장 경주 유치 약속인 본사이전을 마무리하고 약속을 지켜낸 점이 경주시와 지역상생 경영의 출발점으로 매우 뜻깊다고 하겠습니다.

한수원은 본사 경주시대를 맞아 ‘경주시대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였고‘New & Clear 에너지실크로드’라는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우선 5대 대표 프로젝트로 한수원 협력기업 100개 경주 유치, 원전현장인력양성원 설립, 재경장학관 설립, 경주 연고 여자축구단 창단,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거점으로 한 전시 컨벤션(MICE)산업 활성화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기업유치 및 지역기업 활성화 부분에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7월말 현재 한전KDN을 비롯한 20여개기업 250여명이 경주로 이전해 근무 중이고, 최근 경주 기업들을 위하여 동반성장기금 1,000억을 출연하여 167개 기업이 최고 10억원까지 대출을 받아 감으로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또한 안심가로등 설치 등 사회공헌사업 4개, 서울 대학로와 같은 한수원 문화거리 조성 등 문화예술 지원사업 3개,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지원사업 4개 등 총 10개의 생활체감형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주지역과의 상생발전이 원자력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경주지역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현장경영과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경영방침을 세우고, 2014년 2월부터 최소 월 3회 이상 발전소 현장을 방문했으며, 1만명이 넘는 전 직원을 만나기 위한 그동안의 누적 이동거리만도 약 63,000km를 넘습니다.

처음엔 현장을 방문 했을 때 직원들은 몇 번 오시다가 중단되겠지 하고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아 보였습니다. 계속된 현장 방문과 소통경영으로 현장직원들이 점차 마음을 열었습니다. 현장 중심 경영은 경직됐던 조직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고 점차 혁신으로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또한 SNS와 이메일을 적극 활용하며 직원들과 현안을 공유하고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어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투자 계획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습니까.

▲우리나라는 Post-2020 신기후체제 이행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37%로 제시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모든 에너지원을 발굴해야 합니다.

이미 한수원은 수력‧원자력 등으로 저탄소에너지원을 생산중이지만 에너지신산업에도 적극 투자하여 변화된 에너지패러다임에 맞게 대응하고자 합니다.

현재까지 한수원의 에너지신산업투자는 기존의 신재생사업 투자 확대(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지열, 바이오 사업)와 더불어 정부의 에너지신산업 육성정책에 부응하고“대한민국 에너지신사업 육성의 리더”가 되기 위해 「에너지신사업실」을 신설(’16.2)하였고“에너지新산업 추진 종합계획(’16.4)”을 확정하고 2018년까지 총 6,300억원, 2020년까지는 총 사업비 기준 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2016년 상반기 성과로는 전기차ㆍ충전소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사업이며, 전기차ㆍ충전소 구축사업은 회사업무용 차량 25대를 전기차로 대체하였고 이에 따른 충전소도 14기를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금년 6월 발주(9기, 6㎿h)하여 12월에 준공시킬 예정으로 에너지신산업 정책부응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연이은 성과를 도출키 위한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급속충전기 18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며 5개 사업장 건물 옥상을 활용한 545㎾ 사옥태양광 사업(’17.5월 준공), 5㎿ 고리태양광 사업(’17.7월 준공) 등을 완공하여 전력판매“에너지 프로슈머”역할 제고에 앞장서 나아갈 예정입니다.

 

-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우리 회사는 원자력과 수력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회사로, 국민의 사랑 없이는 회사가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회사의 기쁨이 국민의 기쁨이 되고 그래서 국민의 마음속에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기쁨을 함께 한다’는 의미의 與民同樂(여민동락)을 올해의 경영화두로 정하고 지역주민 그리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의 어려움을 딛고 혁신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 직원들, 오지에서 밤낮없이 전력 생산과 원자력 안전운영을 위해 애쓰는 직원들에게 국민 여러분께서 관심과 애정을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앞으로도 한수원 전직원은 원전 안전 운영을 통해 안정적 전력공급을 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확보,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신뢰 확보 등 국민을 위한 최고의 에너지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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