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차은택 등 관여한 뉴욕·파리 문화원장 임기 3년 채워...“국민들 용납할지 의문”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

[공감신문]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비선실세’이자 국정농단 세력인 차은택 측근들이 여전히 문화체육관관부 산하 기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임기를 모두 채울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영등포 갑)이 문체부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미국 뉴욕 한국문화원장을 지낸 오승제 전 원장은 지난 8월 임기 3년을 모두 채우고 퇴임했다.

오 전 원장은 민간 광고기획사 임원 출신이다. 같은 광고사 출신이던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비선실세 차은택이 관여해 뉴욕 문화원장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던 인물이다.

2014년 차은택은 자신과 가까웠던 이동수 당시 KT전무를 뉴욕 문화원장으로 내정했으나, 이 씨의 신병문제로 인해 대신 오 전 원장을 문화원장으로 선택했다.

파리 한국문화원장 역시 차은택의 측근이자 광고업계 출신인 박재범 원장이 선발됐다. 박 원장은 2016년 임명된 후 내년 1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뉴욕과 파리 문화원장은 전체 32개 해외 한국문화원장 중 가장 선호받는 기관장 자리다.

김영주 의원실 제공

두 문화원장 자리는 이들 임명 전까지 민간인과 공무원 모두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직위’였다. 헌데 2015년 7월 7일 갑작스레 민간인만 지원할 수 있는 직위로 변경됐다.

또 같은해 6월 16일 뉴욕문화원장 직위는 오승제 전 원장 시기에 임기제고위공무원 ‘나급’에서 중앙부처 실장급인 ‘가급’으로 격상됐다. 

즉, 한국문화예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재외 한국문화원장 자리가 국정농단 세력의 입김에 의해 선발방식이 바뀐 것이다. 문화예술 분야 전문성을 갖춰야 할 자리에 광고업계 출신이 채워진 것도 문제다.

이에 문체부는 뉴욕 및 파리 문화원장 직위를 민간인만 지원 가능한 경력개방형에서 공무원도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변경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부처간 협의 부재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김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답변에 따르면 인사처는 최근 2년간 문체부와 이같은 문제를 협의한 바 없다. 문체부는 부처별 경력개방형 직위가 할당돼 있어 합의도출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김영주 의원은 “문화계 국정농단 세력과 가까운 인사들이 해외에서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것도 모자라 임기까지 무사히 마치고 있다는 사실을 과연 국민들이 용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1일 열리는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해외문화홍보원장에게 이번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문체부 장관에게 건의할 것을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 주요 경력 / 김영주 의원실 제공

한편, 최순실, 차은택 국정농단 세력이 설립한 미르재단 이사를 지낸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도 지난 2016년 임명된 이후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송 사장은 2015년 10월부터 국악방송 사장 임명 직전인 2016년 7월까지 미르재단 이사를 지낸 바 있다. 2016·2017년 국회 교육문화체육문화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야당 의원들로부터 사퇴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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