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인터넷에 연결됐을 가능성 적다” 반론도 잇따라…터키 외무 “사우디 수사 협조 안해”

터키 현지 언론은 "카슈끄지의 살해 당시 녹음 기록이 애플워치에 의해 전해졌다"라고 보도했다.

[공감신문]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는 의혹에 휩싸인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정황이 담긴 녹음 기록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카슈끄지는 터키인 약혼녀와의 결혼에 앞서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실종됐다.

AP‧dpa 통신 등 터키 언론은 이 녹음 기록은 카슈끄지가 차고 있던 애플워치에서 보내졌으며, 그가 영사관에 들어가기 전 애플워치의 녹음 기능을 켜 두었다고 보도했다.

실종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올해 5월 찬 애플워치 [알아라비야]

매체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들어가기 전에 공관 앞에서 약혼녀에게 자신의 아이폰을 넘겨줬으며, 그가 차고 있던 애플워치에 녹음된 오디오 기록이 이 아이폰과 동기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터키 당국은 카슈끄지의 아이폰과 이이클라우드 계정에서 오디오 자료를 복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들은 사우디 당국이 애플워치에 있는 기록을 삭제하려고 시도했으나, 잘못된 핀(PIN) 코드를 입력해 실패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애플워치가 아이폰, 아이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총영사관의 와이파이와 연결되거나 셀룰러 데이터 통신 기능이 지원돼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외교 공관이 보안상으로 취약한 와이파이를 운용하지 않는 데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의 애플워치가 총영사관 내 와이파이와 연결됐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러한 이유들로 현지 매체의 보도가 ‘가짜뉴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장관은 카슈끄지 실종에 사우디 왕실이 개입했다는 언론 보도는 허위며, 거짓이고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형태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애플워치가 아이폰에 연동되려면 같은 블루투스나 같은 와이파이 망을 통해야 한다.

블루투스의 연결 범위는 10m 정도로 건물 밖의 아이폰에 연동됐을 가능성이 적으며, 이 아이폰이 총영사관 내부의 와이파이에 접속했을 가능성도 매우 낮다.

만약 터키 당국이 카슈끄지가 살해된 과정이 생생하게 녹음된 음성파일을 확보한게 사실이고, 애플워치가 외부로 파일을 전송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남아있는 유력한 가능성은 도‧감청이다.

터키의 타국 외교 공관에 대한 도‧감청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번 실종사건은 터키와 사우디의 또 다른 외교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 이 증거가 터키 스파이들이 자국 내 외국 영토에 대해 스파이 활동을 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며 외국 공관은 치외법권이 미치는 영역이기 때문.

이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사우디가 카슈끄지 실종 사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잇다면서 터키 수사관들의 총영사관 조사를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사우디는 터키 검찰과 전문가의 사우디총영사관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 사우디 정부는 아직 원만한 수사를 보장하고 모든 것을 규명하기 위한 우리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당국의 협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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