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산업, 현대·모비스에 종속돼...건강한 생태계 필요”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이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자동차 부품 독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 중이다. / 윤정환 기자

[공감신문] 최근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산업 협력업체가 현대·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기업에 종속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률은 각 4.75%, 5.76%로 나타났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은 총 6조6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현대자동차 1차협력업체 중 대표적인 상장사 2곳의 영업이익률은 2.39%, 2.14%로 드러났다. 다른 3곳의 영업이익률 역시 1.81%, 2.47%, 3.68%로, 완성차 기업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15일 국회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은 현대자동차와 부품기업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이같은 내용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성일종 의원실 제공

현대차 및 모비스의 자사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부품업체의 경우 사정이 달랐다. 관련 업체 3곳의 영업이익률은 각 11.64%, 14.07%, 19.66%로, 모비스 전속거래 업체 대비 최대 10배 이상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한 부품업체는 현대·모비스의 전속거래 업체였을 때는 영업이익률 5.47%를 달성했지만, 계열사를 분리하고 전속거래가 아닌 100% 자사브랜드로 운영한 결과 같은 해 14.07%라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동일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최대 영업이익률 2.5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는 현대·모비스 전속거래로 인한 영업이익률 변화를 극명히 보여주는 예시다.

해외와 비교하면 완성차 기업과 부품업체와 차이가 더욱 선명해진다. 2015년 기준 국내 완성차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9.6%에 달하지만 부품업계 이익률은 4.4%에 불과하다. 

성일종 의원실 제공

미국의 경우 완성차 기업과 부품업체 이익률이 8.2%로 동일했다. 유럽은 완성차 7.1%, 부품업체 8.0%로 협력업체 이익률이 더 높았다. 일본은 완성차 6.3%, 부품업체 6.2%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 A/S시장 역시 완성차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 외국과 대비해 활성화 한계가 분명하다.

한국자동차부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A/S 시장은 완성차 시장 규모 대비 5.6%지만, 미국은 34%, 독일 19.8%, 일본 13.5%, 프랑스 43.2%로 집계됐다. 선진국가의 A/S시장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 A/S 시장이 미국과 독일 수준으로 활성화될 경우 각 22.8만명, 11.4만명 수준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성일종 의원은 “대부분 중소기업인 자동차 부품업체는 현대차와 전속거래라는 미명하에 완성차 종속구조로 자사브랜드 부품 없이 OEM 부품만 공급하고 있다”며 “이에 국내 자동차 부품가격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완성차에 종속돼 있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생태계가 중소부품 업체들의 경쟁력을 좀처럼 키우지 못하면 관련 산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모비스와 같이 통행세를 받는 기업의 경우 과감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며 “불공정거래가 집중 발생하는 완성차와 협력업체 시장에서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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