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은 16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존 산업용·농사용 요금으로 한전과 계약을 한 사업자가 부지 옆에 가상화폐 채굴장을 설치하고 일반용 요금이 아닌 산업용·농사용 요금으로 사실상 전기를 훔쳐 쓴 경우가 전국적으로 61건에 이른다. 훔친 전기요금도 6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소재의 모 회사는 골판지 등을 제조하는 업체로 1986년 2월 150㎾로 송전받아 전기를 사용하다 2017년 4월 250㎾로 증설해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장부지 옆 컨테이너 박스에 컴퓨터를 다수 설치하고 비트코인을 채굴함에도 여전히 산업용전력(갑)을 적용받아 전기사용계약을 위반해 전력을 사용하기도 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8곳, 위약금 3억3013만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경남 10곳(1억3498만원), 대구 7곳(5248만원), 부산 4곳(3733만원), 전북 4곳(1973만원), 인천 3곳(1952만원). 울산 2곳(2911만원), 경북 1곳(1891만원), 충남 1곳(446만원), 강원 1곳(330만원)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이후엔 단속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2009년 첫 개발된 가상화폐는 최근까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코인광풍을 일으켰다. 가상화폐는 전 세계적으로 약 800여종에 이르며, 얼마 전 가파른 가격 상승으로 가상화폐 채굴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컴퓨터를 이용해 가상화된 데이터를 풀게 되면 가상화폐를 획득할 수 있다. 가상화폐를 얻기 위한 장소를 금광에서 금을 캐는 작업장에 빗대어 ‘가상화폐 채굴장(Mining)’이라고 하고,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가상화폐 채굴기 1대당 전력 소비량이 월 평균 1,152㎾h 정도의 전력이 소모된다.

한전의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 제38조 ①항에 따르면 계약종별은 그 전기사용계약단위가 영위하는 주된 경제활동에 따라 구분 적용한다. ‘비트코인 채굴’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또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산업용전력이 아닌 일반용전력을 적용해야 한다.

홍의락 의원은 “공장에 비트코인 채굴장을 설치해 산업용전력을 적용받는 사례는 국가 자원인 전기를 훔치는 행위로 전기 다소비업체인 가상화폐 채굴장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 및 계약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전은 가상화폐 채굴장으로 의심되는 사용자에 대한 전기소비패턴 등을 분석하여 가상화폐 채굴장 실태조사 및 계약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