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의 헌혈 혈액 3분의 1 이상 사업에 활용 …최근 5년 수익금 2조 넘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대한적십자가 원가대비 70% 수준의 국민 혈액 판매를 지속하고 있으며, 원가에 미치지 못한 금액으로 혈액을 판매한 적십자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90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이 대한적십자사에서 제출받은 '성분혈장 원가 자료'에 따르면, 녹십자와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의 원료인 성분채혈혈장을 적십자사로부터 표준원가 대비 77%(2017년 대비 6% 상승), 신선동결혈장은 70.3%(2017년 대비 동결), 동결혈장은 65.2%(2017년 대비 동결) 수준으로 납품 받았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 지적 이후, 성분채혈혈장의 가격을 1만원 인상했음에도 거의 변화가 없는 수치다.

성분채혈혈장은 혈액을 채취한 후 혈장성분을 분리한 것으로 혈액제제의 원료로 쓰인다. 혈액을 채취한 후 6시간 이내에 혈장성분을 분리해 동결시킨 것은 신선동결혈장이고, 6시간 이후에 혈장성분을 분리해 동결시킨 것은 동결혈장이다.

대한적십자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성분채혈혈장을 판매해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 기동민 의원실 제공

앞서 기 의원은 2017년 대한적십자사 관련 국정감사에서 적십자가 혈액제제의 원료인 성분채혈혈장을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표준원가 대비 71%, 신선동결혈장은 70.3%, 동결혈장은 65.2% 수준으로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성분채혈혈장을 판매한 적십자는 2011년부터 2017년 8월까지 총 490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적십자사는 2015년 성분채혈혈장은 16만7002원, 신선동결혈장은 16만8600원, 동결혈장은 17만4846원의 표준원가를 산출하고 혈액제제 협상에 응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수년간 기업에게 계속 특혜를 주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적십자사는 자료를 통해 “2015년 3월부터 국내 혈장가격 현실화를 통한 혈액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가격인상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분획용 혈장 가격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관리를 희망하고 있는 입장이다.

적십자사는 2017년과 2018년 두 해에 걸쳐 SK플라즈마에 19,549리터의 동결혈장을 리터당 11만4000원에 판매했다. 이를 원가에 대비하면 11억89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기 의원은 '헌혈하는 국민 중 자신의 혈액이 적십자사 사업 수익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모를 가능성이 많다'고 전했다./ 기동민 의원실 제공

성분채혈혈장의 경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리터당 11만8620원에 판매해 오다 2017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8.4% 인상된 금액인 리터당 12만8620원에 판매하고 있다. 

원가가 확립된 2017년부터 녹십자에는 18만9331리터가 판매됐고, SK플라즈마에는 3만368리터를 판매했다. 이를 원가에 대비하면 84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신선동결혈장의 경우 녹십자에는 10만1079리터가 판매됐고, SK플라즈마에는 2만1671리터가 판매됐다. 이를 원가에 대비하면 61억원의 차이가 난다.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혈장을 팔아 적십자사는 157억원의 손해를 입은 셈이다. 

기동민 의원은 “헌혈하는 국민 중 대다수는 자신의 소중한 혈액이 적십자사의 사업 수익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몇 십년 간 적십자사가 혈액 관련 모든 사업을 독식하고 있는 현 체제가 과연 옳은 것인지, 국가가 직접 나서 공정하고 투명한 혈액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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