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김송현 기자] SKT 스포츠단의 오경식 팀장은 “펜싱 박상영 선수 금메달의 일등공신은 영상분석이었다”면서 “사전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해 상대팀의 주요 전술적 특징, 습관에 대한 분석 자료를 코치진에게 전송해 줌으로써 즉각적인 전술 대응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 선수단이 리우 하계 올림픽에서 출전하면서 국가를 대표해 경기를 하는데, 국내ㅔ기업들이 기업특성에 맞춰 다양한 지원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주요 기업의 올림픽 지원 사례를 조사한 자료를 냈다. 전경련은 "기업들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비롯해 경기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 훈련과 선수들의 심리까지 챙기는 등 섬세하면서도 통 큰 지원으로 태극전사를 내조했다"고 말했다.

선수단의 개·폐회식 정장을 맡은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태극 마크에서 본뜬 색깔과 전통 한복의 동정에서 영감을 얻은 단복을 제작했고 이 단복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베스트 5 단복'에 선정됐다.

코오롱은 야외에서 경기를 치르는 양궁과 골프 선수들에게 자체 개발한 친환경 항균 모기 기피 소재 '모스락'을 적용한 선수복을 제공했고, 대한항공은 선수단이 입을 컨테이너 2대 분량의 의류를 무료로 수송했다.

삼성은 대한체육회와 함께 코리아하우스에 급식지원센터를 마련해 '집밥' 같은 한식을 제공했고, 현대차는 양궁 선수단을 위해 인근 식당을 빌려 상파울루에서 한식 조리사를 초빙했다.

기업들은 경기장에서 선수촌까지 거리가 먼 것을 고려해 경기장 인근에 휴식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SK는 펜싱 경기장 3분 거리에 40평 아파트 1채를 임대했고 현대차는 휴게실과 물리치료실, 샤워실을 갖춘 리무진 트레일러를 준비해 양궁 선수단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삼양인터내셔널은 대한골프협회와 함께 골프 코스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아파트 두 채를 구했다.

기업들은 선수의 훈련을 돕기 위한 기술·장비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센터는 양궁협회와 협업으로 활 내부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활 비파괴 검사',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 불량 화살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되는 '슈팅머신'을 통해 선수단을 도왔다.

SK는 펜싱 선수단을 위해 영상분석관과 의무 트레이너 등 7명으로 구성된 코치진을 운영하는 데 연간 2억5천만원, 영상 분석 프로그램 구입에 3천만원을 투자했다. 또 몸에 수십 개의 센서를 붙이는 3D 모션 캡쳐 기술을 활용한 훈련을 지원했다.

사격단을 운영하는 KT는 진종오 선수를 위해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와 2년에 걸쳐 단 하나뿐인 맞춤형 권총을 준비하고 영국과 독일, 중국 등의 실탄공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실탄을 제공했다.

또 여자하키 대표팀을 위해 장비 가격만 9천만원에 달하는 GPS 센서 훈련을 지원했다.

체조 선수단을 후원한 포스코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초당 7만장을 찍는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분석을 통해 선수들의 착지 실패 원인을 찾고 안정적인 기술이 가능하게 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의 심리와 성격에 대한 정밀 진단도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양궁 대표팀은 실리콘밸리의 '뉴로 피드백' 뇌파 훈련 기술을 적용, 어떤 행동을 할 때 가장 집중력이 높은 상태인지를 분석해 훈련에 반영했다.

KT는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하면 집중력이 강화하는 등 효율이 향상한다는 점에 착안해 노스페이스와 함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접목한 운동복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을 NFC 태그가 부착된 운동복에 갖다 대면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음악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전경련 이용우 사회본부장은 "기업들의 스포츠 후원이 각사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스마트 내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리우 올림픽 28개 종목 중 10개의 협회장사를 맡아 작년 한 해 전체 예산의 3분의 1(총 157억원)을 부담했고 국내에 프로팀이 없는 육상, 양궁, 사격 등 14개 종목에 25개 아마추어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