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섭 중기청장 "대기업, 글로벌 수준 유지하되, 중기 급여 올려야“

[공감신문 김대호 기자]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격차가 지난해보다 더 벌어졌다.

23일 중소기업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 임금 대비 중소기업 임금 비율은 61.6%다. 대기업 임금이 100원이라면 중소기업 임금이 61.6원에 그친다는 의미다. 이는 사상 최대 임금 격차(비율 62.0%)를 기록했던 지난해 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주영섭 중소기업청 청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 대기업 연봉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높다“고 말했다.

주 청장은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의 차이, 각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임금도 중국과 일본보다 높다"며 "그런데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연합뉴스

 

“현대차, 도요타보다 15%…현대중공업, 일본조선소보다 15~20% 높아”

주 청장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 급여가 일본 도요타보다 15% 정도 높고, 현대중공업 임금은 일본의 대표적인 조선소보다도 15%~20% 높다"고 고 밝혔다. 주 청장은 "우리나라 대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임금을 책정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임금을 유지하는 동안 중소기업이 급여를 올리면 임금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청장은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이 임금을 10~20% 올릴지라도 단기적으로는 주식선택매수권(스톡옵션) 등 성장 잠재력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MIT(매사추세츠공대)나 스탠퍼드 등 명문대 출신들은 성장 잠재력을 공유할 수 있는 스타트업(신생 기업)에 몰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 계열사처럼 강력한 갑을 관계로 이뤄진 '도쿄식 경영' 대신 '교토식 경영'을 도입해야 한다"며 "교토식 경영을 통해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면 부품가격 산정을 비롯해 임금 격차, 양극화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토식 경영은 대기업 부품 납품보다는 세계시장 수출을 위주로 하는 경영방식으로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등이 이를 채택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주 청장은 "국내 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 제품이 범람하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등과 협의해 이 문제 해결방안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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