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주칼럼] 한반도시대가 온다③ 유라시아 연결

  

한용주 칼럼니스트
남북경협시대, 도약하는 북한경제

새로운 북한지도체제가 경제개방에 나서게 되면 본격적인 남북경협시대가 열리게 된다. 국가 차원에서 안전보장 협약과 투자보장 협약을 통해 남한 기업이 북한 내 제조업 투자에 나서고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남한의 자본과 경험, 기술 그리고 북한의 지하자원과 노동력이 결합되어 북한 제조업은 세계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북한은 광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북한은 지리적으로 남한과 유라시아를 이어주는 통로이며 한반도에서 유럽까지 이어지는 교역량 확대로 물류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다. 새로운 실크로드가 열리고 무역확대뿐 아니라 중앙 아시아의 경제 발전과 함께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이 참여하는 인구 30억명에 이르는 새로운 유라시아 경제공동체에도 한국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도전 받는 남한경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8월기준 청년실업률은 8.0%,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에 따른 고용보조지표3을 기준하면 청년체감 실업률은 22.6%였다. 그런데 2016년 4월기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10.9%로 역대 최고치로 올랐다. 남한은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청년실업률도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갈수록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비제조업 비중을 높이는 과감한 도전을 못하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보다는 경제성장 지표에 집착하여 공급과잉이 된 산업을 구조조정하지 못하고 새로운 산업을 키우지도 못하고 있다. 정부가 미래를 위한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처방보다는 단기적이고 임시방편적인 처방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의 기술혁신으로 무장한 스마트공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기 시작했다. 인간이 땀 흘려 이룩한 기술혁신이 역설적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을 키워 일자리를 대량으로 창출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기존 방식대로는 경제가 성장을 하더라도 일자리가 좀처럼 늘지 않는다.

남북경협시대가 열리면 북한경제가 광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반면, 남한은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북으로 이동하는 기업들이 늘어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할 전망이다. 남한은 지표상 경제성장률이 높아지지만 제조업 비중이 감소되면서 실업률이 더욱 악화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중산층이 더욱 줄어들고 소득이 양극화되는 현상이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은 강점이 드러난 ICT(정보통신산업) 분야뿐 아니라 그 응용 분야에서도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은 북한으로 이동하더라도 연구개발이 중심이 되는 미래 유망 제조업은 여전히 남한이 주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만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 연구개발이 중심이 되는 부가가치 높은 일자리만으로 제조업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채울 수 없다.

미래 우리 자녀들의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제조업 보다는 비제조업의 산업비중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다. 관광산업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 문화콘텐츠 산업, 패션산업, 의료산업, 음식산업 등 제조업보다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고 부가가치도 높은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태양의 후예” 드라마 인기에서도 실감하듯이 한류문화의 경쟁력은 이미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류문화 즉, 한국인의 장점이 베어있는 문화콘텐츠가 미래의 성장산업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문화산업에다 관광산업과 패션산업, 의료산업을 연계시켜 종합적인 One-stop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면 상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성장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일자리 전쟁 중에 있다.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다. 많은 국가들이 중앙정부차원에서 직접 나서서 미래 유망산업을 육성하거나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국가가 앞장서서 민간 기업의 활동을 돕기 위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환경(플랫폼)을 설계하고 지원한다. 즉, 개별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보다는 복합적인 환경(플랫폼)을 갖추어 놓고 기업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가간 경쟁이 치열할 때에는 우리나라가 경제대국과 전면전을 펼쳐서는 승산이 없다. 경제대국과 경쟁하여 승자가 되려면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 국가의 성장전략도 기업의 경영전략과 성장전략처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한국인의 장점을 찾아 내는 것이다. 한국인의 기질 중에서 장점을 꼽으라면 “빨리빨리”와 “몰입”, “춤과 노래”, “손재주”, “창의성”, “패션감각” 등이 있다. 

한국 ICT(정보통신산업)이 강한 이유가 바로 “빨리빨리”와 “몰입”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장점인 “빨리빨리”와 “몰입”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추격하는 단계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한강의 기적이라 부를 만큼 남한의 경제발전은 빠르고 눈부셨다. 특히 상품의 수명이 짧은 정보통신과 전자 분야에서 신모델을 빠르게 출시함으로써 일본기업을 완벽하게 패퇴시켰다.

한류문화 경쟁력의 뿌리는 “춤과 노래”라고 볼 수 있으며, 성형수술을 포함한 외과수술 분야 경쟁력도 “손재주”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이미 경제강국으로 인정받고 있고 추격경제에서 벗어나 선점경제로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국인의 창의성이 추격경제에서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였지만 선점경제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이끌 경쟁력은 “창의성”이 될 것이다. /공감신문=한용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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