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공원 조성 전 시민 및 전문가 대상 투어 진행...9km 코스로 역사적 장소 투어

용산 미군기지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용산의 미군기지의 문이 114년 만에 열렸다. 서울시는 오늘(2일)부터 기지 내 주요 장소를 버스로 둘러볼 수 있는 ‘용산 기지 버스투어’를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용산 기지 내 버스투어를 총 6차례 운영한다고 밝혔다. 9km 코스로 구성된 버스투어는 기지 내 역사·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를 둘러보게 된다.

투어는 용산기지 14번 게이트로 들어가 SP벙커(일본군작전센터)→121병원(총독관저터)→위수감옥(일본군 감옥)→둔지산 정상→주한미군사령부→한미합동군사업무단→일본군 병기지창→드래곤힐호텔 등으로 이동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참가자는 주요 거점에서 하차해 공원 조성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공원 조성에 대한 의견도 개진하게 된다.

용산 미군기지 내 주요 장소들. 위에서부터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합동 군사업무지원단, SP벙커, 병기지창(제일 밑 오른쪽) 자료/국토교통부

1904년 일제가 러일전쟁을 준비를 위해 용산 일대를 조선주차군사령부의 주둔지로 사용 한 후 일본군에 이어 미국이 주둔하면서, 용산 미군기지로 바뀌었다.

따라서 지금 용산 기지 내에는 미군 시설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 군 관련 건물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용산 미군기지는 올해 6월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아무도 쓰지 않는 공간이 됐지만 군사시설이란 이유로 여전히 일반에 공개가 되지 않고 있었다. 이날 버스투어로 인해 1904년 이후 114년 만에 시민들이 직접 기지 내로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 기지 이전에 따라, 해당 부지에 ‘국가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러 부처별로 공원 조성에 대한 이견이 나뉘며, 공원의 구체적 모습이 아직도 그려지지 않고 있다.

해방 후인 1948년 당시 미군 점령하의 용산기지 모습

이에 이번 버스투어는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고, 전문가들과 공원 조성의 아이디어를 개진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날 열린 1차 투어는 김현미 국토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전문가, 시민 등이 참석했다.

11월에는 용산부지 및 공원조성 관련 전문가와 지역주민 등을 초청해 8일, 16일, 30일 등 3차례에 걸쳐 투어를 진행한다. 12월에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7일과 14일 등 2차례 투어를 추진한다.

김현미 장관은 “버스투어는 백여년간 굳게 닫혀있던 용산기지의 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하게 되는 의미있는 기회”라며 “이를 계기로 용산공원이 자연과 역사, 문화적 요소가 어우러진 최초의 국가공원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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