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지소미아, 안보에 조금이라도 도움 된다면 유지돼야”
박 전 대장 두고 野 "엄청난 명예 손실", 與 "'군, 민병대 전락' 발언 유감"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여야는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오는 22일 만료 예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 및 발사체 도발 등 민감한 안보 현안들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해 “지소미아의 경우 안보에 조금이라도 도움 된다면 유지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일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기술적으로 이동식 발사대(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밝힌 데에 대해서는 “의미상 해석 차이가 있을 뿐 정의용 실장의 답변이 저희 생각과 같다”고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바른미래당 김중로 국회의원은 지소미아와 관련, "지소미아 문제 때문에 미국이 불편해하고 미국 조야에서도 '동맹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가 일을 벌여놓고 수습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이주영 국회의원은 "국방부 장관이 소신을 갖고 한국 입장을 조율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을 당부한다. 지소미아 만료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경두 장관은 "지소미아가 우리 안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런 것들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저는 지소미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몇 번에 걸쳐 국회 답변 과정에서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일본에서 안보상의 문제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등 이런 것들이 있다 보니 그런 부분들을 같이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국회의원은 "지소미아도 한미동맹 입장에서 호혜적 상호주의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지난 1일 정의용 실장의 발언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장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민하는 표정을 하고 있다.
장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민하는 표정을 하고 있다.

한국당 정종섭 의원은 "정 실장이 이상한 발언을 했는데, 장관도 당혹스러울 것"이라며 "ICBM의 발사능력은 지난 2017년 기정사실화됐고 군도 대비해 왔는데 아니라고 하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제정신인가"라고 질타했다.

정 장관은 "군에서는 '이동식 발사대(TEL)냐, 고정식 발사대냐'의 부분을 떠나서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정말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도록 면밀히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며 “정 실장의 답변은 의미상 해석 차이가 있을 뿐 군의 생각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실장은 안보실장의 위치에서 모든 것을 고려해 답변한다. TEL의 기본적인 능력과 관련해 TEL을 움직여서 바로 발사체를 쏜 게 아니라 고정식 발사대나 지지대 등을 사용해서 발사했다는 차원에서 답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공관병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박찬주 전 육군 대장에 대한 여야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주영 의원은 “박찬주 전 대장의 갑질 논란은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군에 평생 몸담다가 예비역 대장으로 예편해 가신 분의 명예에 엄청난 손실을 입혔다"고 말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반면, 민홍철 의원은 박 전 대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군이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현역 장교들의 고백'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우리 군에 침을 뱉는 것"이라며 "심히 유감을 표한다. 국방부에서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 왜 우리가 민병대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지금 이 시간에도 군사 대비 태세를 위해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와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며 국가에 헌신하는 우리 장병들, 군 가족들을 굉장히 폄하하는 발언"이라고 동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육군사관학교(육사)와 공군사관학교(공사) 사관생도 1차 필기시험에서 채점 오류가 발생해 합격 대상인 43명이 불합격한 사태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도 예산에는 피해 응시생에 대한 손해배상이 고려 안 돼 있는데, 고려해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피해 응시생 구제 방안과 관련해서는 "1명은 합격통보를 하고 나머지 42명에 대해서는 동일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신체검사와 면접 등 2차 시험 기회를 주겠다. 이미 입학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추가 합격자는 정원 외 인원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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