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거리의 편의점, 베이커리, 마트 등에서는 합격 기원 선물을 내놓고 있다. ‘원하는 학교에 한 번에 딱 붙어라’는 의미로 쫀득한 떡이나 엿을 선물하거나, 모르는 문제는 잘 찍으라는 의미에서 ‘도끼’ 모양의 장난감을 선물하기도 한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보러가던 이들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달달한 엿을 먹기도 했었다고 한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당분은 긴장감 완화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인의 경우 너무 ‘달게’ 먹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조금만, 적당히 먹어야 하면서도 이 달달한 ‘디저트’의 유혹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언제부터 디저트를 먹은 걸까?

/ Pixabay

디저트의 어원

‘디저트’라는 용어는 서빙됐던 것을 치운다는 뜻의 프랑스어 ‘데세르비르 desservir’에서 왔다. ‘식사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디저트의 특성을 잘 표현한 이름이다. 디저트는 달콤한 제과류나 아이스크림, 과일이나 치즈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그 종류가 다양하다.

디저트의 어원이 프랑스인 만큼, 프랑스의 디저트 종류는 특히 다양하고 화려하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마카롱’ 역시 프랑스 전통 디저트다. 계란 흰자와 설탕을 섞은 머랭을 오븐에 구워 달콤하면서도 포근한 식감을 자랑하는 마카롱은, 비교적 조리법이 까다로워 고급 디저트 류에 속한다.

벨기에 역시 프랑스만큼이나 디저트가 유명한 나라다. 이젠 국내 베이커리는 물론, 편의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와플 역시, ‘벨기에’의 디저트다. 독특한 격자무늬를 가진 이 빵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잼 같은 소스나 각종 음식과 곁들이면 매력이 배가 된다.

와플로 유명한 도시인 벨기에의 브뤼셀은 사실 초콜릿으로 더 유명하다. 과거 왕실에 납품됐던 브랜드는 물론, 세계적인 초콜릿 명가들의 상점이 도시 곳곳을 달콤하게 한다.

추로스는 과거 테마파크 등 관광지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비교적 흔해진 디저트다. 길쭉한 모양으로 먹는 재미가 남다른 이 음식은 스페인에서 왔다. 우리에겐 별미와 같은 디저트지만, 스페인이나 남미 국가에선 식사대용으로도 먹는 흔한 음식이다.

추로스의 유래가 중국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오래전 일인 만큼 정확한 사실 확인은 어렵다. 다만 넓은 면적만큼이나 다양한 음식 문화를 가진 중국은, 디저트 문화 역시 다채롭게 즐겼던 듯 하다.

/Pixabay
/ Pixabay

떡! 언제부터 먹었을까?

그렇다면 동양 문화권 디저트인 ‘떡’은 어디에서 왔을까? 떡이란 곡식 가루를 찌거나 삶아 기름으로 지져 만든 음식을 말한다. 이렇게 ‘찌고, 떼고, 또 찌고, 떼는’ 제조 과정에서 ‘떡’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도 볼 수 있는 떡. 누가 먼저, 언제부터 어떻게 떡을 먹기 시작했는지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우리 민족이 떡을 먹기 시작한 것은 청동기 시대로 추측된다. 청동기 유적 나진초도패총에서 떡을 만드는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시루가 출토됐기 때문이다.

이후 본격적인 농경시대가 시작되며 곡물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만들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떡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 역시 농경사회가 발달하면서부터다.

/Pixabay
/ Pixabay

인생의 빛나는 순간 함께였던, 떡

떡은 예로부터 귀한 제사 음식이자 잔치 음식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신에게 떡을 공양하여 ‘복’을 기원하였으며, 이러한 마음을 이웃과 함께 나눴다.

집안에 새 식구가 태어나면, 탄생의 기쁨과 감사함, 그리고 아기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로 백일잔치와 돌잔치를 한다. 이곳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떡이다. 동양 문화권에서 떡은, 일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들에 늘 등장하는 음식 중 하나다.

100명의 사람과 나눠 먹으면 100살까지 살게 한다는 의미의 백일 떡은 무병장수 기원을 상징한다. 오색의 송편은 만물의 조화를 뜻하며, 안녕을 기원하는 떡이다. 수수팥떡의 붉은 팥은 나쁜 액운을 물리친다는 의미다.

과거 대학의 별명은 ‘우골탑’이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자식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향에서 부모님들은 소를 팔았다. 그래서 소의 뼈가 쌓인 탑이라, 우골탑이라 불렀다. 우리 국민의 높은 교육열은, 과거에도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늘날 일생일대의 시험으로 자리 잡았고, 합격의 복을 기원하는 부모님들의 마음도 옛 풍습 그대로 남았다.

/Pixabay

홈 디저트가 뜬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은, ‘평상시’ 디저트를 어떻게 먹을까?

요즘 트렌드는 ‘홈 디저트(Home Dessert)’다. 자신만의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스몰 럭셔리, 그리고 소확행 유행이 지속되며 홈 디저트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퇴근 후 치맥’처럼, ‘나만을 위한 예쁘고 사치스러운 디저트’를 즐기게 된 것이다.

특히 배달업체의 서비스 분야가 식사와 야식을 넘어 디저트까지 확산되며 ‘홈디저트’ 시장이 더욱 커졌다. 요식업계 강자인 ‘편의점’ 역시 디저트를 꽉 잡았다. 편의점은 디저트 전문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맛도 괜찮은 디저트 류를 출시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종류의 다양화는 물론, 고급스러운 디자인까지 선보이며 ‘홈디족’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Pixabay
/Pixabay

세계 3대 문호 중 한명인 괴테는 유명한 초콜릿 애호가였다. 외출 시에도 항상 초콜릿을 소지했다는 그는,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고백할 때에도 초콜릿을 건넸다고 한다.

이렇듯 디저트는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는 존재다. ‘달달한’ 순간만 지속될 수 없는 일상 가운데, 디저트의 달콤함은 영혼까지 포근하게 위로해주기도 한다. 단, 디저트는 ‘디저트답게’ 적당량 섭취해야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자.

쌀쌀해지는 연말, 마음을 전하고 싶은 소중한 이가 있다면 달콤한 디저트를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아늑한 디저트 테이블로 초대해 함께 달달함을 나누는 것도 멋질 것이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