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신변위협·IT업계 블랙리스트 포함·공개적 망신주기·폭언·폭행 등 갑질 만연

양도수 롯데 하이마트 사내 폭행 피해자 / 윤정환 기자

※ [공감신문 생생국회]는 일반 취재기사와 취재사진을 혼합한 기사형태로, 공감신문 기자들이 국회 내부를 직접 뛰며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 갑질사례 발표자들의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실과 합의 하 게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감신문] 윤정환 기자=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주최로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 폭행사태로 본 IT노동자 직장갑질·폭행 피해사례 보고’ 발표회가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는 IT업계 종사자 중 실제 폭언·폭행 등 갑질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사례를 발표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법적 장치를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양도수 롯데 하이마트 사내 폭행 피해자가 사례발표 중이다.

양 씨는 지난해 12월 하이마트 쇼핑몰 IT관리자로 재직하면서 백 모 팀장과 허 모 매니저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그는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인 갑질을 당했다. 

이를 하이마트에 신고하자 사측은 가해자 두 명을 지방으로 좌천하고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불과 반년 만에 가해자 두 명은 원래 직위로 복귀됐다. 두 사람은 원복 후 피해자 집 근처에서 흡연을 하며 비웃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취했다.

양 씨에 따르면 가해자 중 1명인 백 모 팀장은 평소 직원들에 폭언을 일삼는 자로 "내가 니 똥꾸녁까지 핥아 줘야 하냐 이 개XX야" 등의 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허 모 매니저에 대해서는 관리자로서 업무를 하지 않으며 저녁쯤 직원들에게 업무를 부여하고 다음 날 아침까지 결과를 보고하라고 하는 등 불합리한 행동을 일삼는 다고 증언했다.

장향미 에스티유니타스 과로자살 장민순 씨 유족 / 윤정환 기자

장향미 에스티유니타스 과로자살 장민순 씨 유족이 피해사례 발언 중이다.

장 씨는 "인터넷 강의 업체로 유명한 에스티유니타스의 성공신화 뒤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며 "회사는 근로기준법을 무시한 채 월 69시간 연장근로시간과 29시간의 야간근로시간을 전제로 포괄임금제를 맺고 별도 수당 없이 일 1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직원들에게 강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정확한 업무 지시 없이 업무를 부여하고 성과지상주의를 통한 직원압박 등을 바탕으로 고속성장했다"며 "30%를 넘는 퇴사율과 재직자의 정신질환 유병율이 증가했다는 게 방증"이라고 전했다.

장 씨는 "동생은 2년 8개월 근무기간 동안 거의 1년 이상 연장근로 제한한도를 초과하면서 근무했다"며 "계속되는 야근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공황장애와 우울증, 건강악화까지 얻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상사는 한달 동안 동생에게 4명이 소화해야 할 업무를 부여했다"며 "결과물에 대해서는 질책과 컨펌반복 등 모멸감을 주는 방식으로 동생을 괴롭혔다"고 토로했다.

장 씨는 "상사들은 동생만 남기고 외출하고 컨펌을 대기하고 평일 야근도 모자라 주말 이른 아침 시험장 응원이벤트까지 나오게 했다"며 "퇴근 전 매일 작성하는 업무일지에 자아비판, 반성문 내용을 작성하게 하고 채식주의자인 동생에게 고기를 강요하는 등 비인간적으로 대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일 동생이 대성통곡하자 즉시 강남노동지청에 회사를 신고했지만, 과로와 괴롭힘으로 이미 지쳐버린 동생은 올해 1월 3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안종철 오라클 한국지사 노조위원장 / 윤정환 기자

안종철 오라클 한국지사 노조위원장이 사례발표 중이다.

안 위원장은 "한국오라클 유한회사 직원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회사의 1년 매출, 영업이익, 판매하는 제품 원가도 모른다"며 "우리나라를 IT강국이라고 하지만 국내 관련 노동자들은 먼 이야기도 아닌 사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화된 권고사직, 차별적으로 지급되는 위로금, 저성과자 프로그램 등 괴롭힘, 조직적인 불법매출 강요, 일상적인 욕설 회의, 해고압박, 사직서 제출 후 특정제품 매출 강요, 불법행위 지시 후 해고, 시간외 근무수당 미지급, 낮에는 고객사 외근 퇴근시간에는 사무실 야근 등 사내 부조리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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