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발 사고 원인 찾기 위해 전담수사팀 구성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전날 오후 4시쯤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ADD) 9동 젤 추진제 연료 실험실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당시 실험실에서 다루던 니트로메탄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ADD 측은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니트로메탄의 민감성보다는 장비 오작동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각에선 그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실험 책임자인 임성택 ADD 제4기술연구본부장은 사고 발생 이후 연구소 내에서 취재진과 만나 "니트로메탄은 산업용으로도 많이 쓰이는 원료”라며 "연료를 연소하거나 점화한 건 아니고 단지 유량을 계측하던 중에 벌어진 사고라 정밀 감식을 해봐야 폭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택 ADD 제4기술연구본부장
임성택 ADD 제4기술연구본부장

임성택 본부장은 "반드시 현장에 가야 할 필요성은 없지만, 계측 라인이 복잡해서 일반적으로는 현장 점검을 해 가면서 실험을 한다. 연소 실험이라면 당연히 근처에 들어가지 않았을 텐데, 뭔가 현장에 가봐야 할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는 ADD 측의 이런 반응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트로메탄은 질산나트륨이나 질산칼륨 등과 함께 사제폭탄 제조 가능 물질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12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연구총서 중 '테러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수사의 실효성 및 예측의 효율성 확보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니트로메탄이 테러 물질로도 쓰일 수 있는 만큼 시중에서의 유통을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

니트로메탄은 인화점을 가지는 대표적인 자기반응성 물질로써, 최소발화(착화) 에너지가 아주 낮아(0.41mJ), 이론적으로는 정전기에도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연소와 폭발 등에 관한 연구자 김우경 히로시마대 교수는 "니트로메탄은 생각보다 위험한 물질이다. 폭발범위는 10∼40% 정도로, 메탄이나 프로판 계열보다 높다"고 전했다.

경찰이 현장조사를 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로 들어가고 있다.
경찰이 현장조사를 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로 들어가고 있다.

한편, 경찰은 14일 ADD 폭발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산업 안전에 대한 전담수사팀'에는 이상근 대전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이 팀장을 맡았다. 부팀장은 이성선 지방청 광역수사대장이 맡았고, 광역수사대 안전의료팀 수사관 등도 참여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라 구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은 없다.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폭발 원인 등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연구소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이수 ADD 대외협력실장은 이날 연구소에서 브리핑을 통해 "연구소 부소장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상자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사고로 사망한 선임 연구원 A(30)씨 유가족과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부상자 회복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경찰 조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사고 발생지점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3일 폭발 사고로 A씨가 숨졌고, 함께 있던 다른 연구원 B(32)씨 등 6명도 다치거나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상자 가운데 연기를 들이마신 2명을 제외한 A씨와 B씨 등 5명은 로켓 추진용 연료로 쓰이는 니트로메탄을 다루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 당시 A씨는 1층 계측 시설 옆에 있었고, A씨를 제외한 다른 4명은 2층 원격 계측실에 있었던 것으로 ADD 측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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