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경험에서 출발…농촌 체험이 가장 큰 교육이자 스승

[공감신문=박범분 칼럼니스트]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듯이, 각종 마을사업이 추진되면서, 마을사업을 주도하는 주민들이 마을사업비를 자기 집을 고치는데 사용하고, 또 마을사업 특히 농촌체험과 농촌관광으로 작지만 돈을 벌게 되는 모습을 지켜본 마을주민들은 크게 두가지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하나는 “나도 마을 사업 하나 챙겨야 되겠네”라는 거고, 또다른 하나는 마을주민들에게 “농촌체험 사업있잖아, 저거 원래 마을 주민들을 위한 사업이래. 그러니까 김아무개가 마을주민을 위한 사업이라고 해서 돈을 타 갖고, 지 멋대로 쓴거지. 그러니까 엄격하게 보면 문제가 있는 거야”

정부지원을 받아서 나름 성공한 마을주민을 본 사람들은 여기저기 알아보고, 행정에다가 또다른 마을사업이 없는 지 확인하고, 행정담당자를 만나서 “이번에 OO마을사업을 내가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필요한 절차나 방법 및 누구를 만나서 도움을 받으면 되는 지 확인한다. 이렇게 해서 마을사업을 받게 되면, 마을사업을 신청한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데로 사업을 추진한다. 전에 했던 것 처럼 사업을 신청해서 받은 사람이 벙부예산을 개인 돈 쓰듯이 마음대로 쓰게 된다.

전남 진도의 OO마을에는 이와같이 7개의 마을사업이 추진되었고, 오순도순 단란했던 마을은 7개의 조각으로 갈기갈기 쪼개져서, 아주 민심이 흉흉한 마을로 변해버렸다. 행정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농촌체험사업비는 결과적으로 농촌체험사업을 주도한 개인의 배를 불려준 사업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농촌체험사업이 마을주민들을 위한 건데, 추진하는 사람 개인에게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된 마을에서는 여러 사람이 행정에 민원을 제기하고, 급기야 소송을 제기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되는데, 강원도에서만 여러곳에 이른다.

민원이 제기되고, 소송에 걸리게 되면, 농촌체험사업을 추진했던 사람은 마을에서 뿐만아니라 지역사회에서,

“OO마을의 김아무개 있잖아?”

“아아! 김아무개? 나도 잘 알지. 근데 왜?”

“김아무개가 마을 일에 아주 열심이잖아?”

“그거야 두말하면 잔 소리지. 그 사람 진짜 열심히 하잖아”

“그게 말이야. 다 꿍꿍이 속이 있어서 그랬다는 거 아니야?”

“그게 무슨 소리야? 꿍꿍이 속이라니?”

“글세. 농촌체험사업 한다고 1억인가 2억인가를 받아가지고, 자기 집을 고치고, 민박을 하네, 팬션을 하네 하면서, 마을에 오는 사람들 재우고, 밥도 팔면서 돈을 꽤나 벌었데나봐”

“그래? 나도 그사람이 집을 멋지게 지었다는 소리를 듣긴 한것 같은데, 무슨 돈이 갑자기 나서 그랬나 생각했었지”

“그러니까. 마을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놓고, 행정에 잘 보여서 정부 돈을 받아다가 자기 잇속만 챙긴 거지”

“아아! 그래서 꿍꿍이가 달리 있었다고 하는구먼”

“바로 그거야. ‘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그 사람 상종해서는 않되겠구먼 그래”

“마을 사람들도 들고 일어나서, 행정에 가서 따지기도 하고, 법원에다가 재판을 걸었다나봐?”

“그래. 그럼 동네가 시끄럽겠네”

“시끄러운게 뭐야? 완전히 난리가 아니지?”

“그나저나. 우리도 이번 참에 큰 맘먹고, 팔자 한 번 고쳐볼까?”

“어떻게?”

“까짓것. 욕 한 번 먹을 셈치고, 행정에다가 큼지막한 걸루 농촌 사업 하나 달라고 하지 뭐. 이왕지사 욕을 먹을 바에는 크게 해 먹고, 여차직하면 팔자 고쳐서 마을을 떠 버리던가”

“애끼. 이사람. 농담이라도 그런 농담은 하는게 아닐세”

송사가 진행되면서, 마을주민들과 지역사회의 비난과 따가운 눈총을 견디다 못해 결국 자살을 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 농촌체험 한마당을 찾은 초등생들이 허브 식물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 /연합뉴스

 

농촌체험의 시작! 아이들이 아파요!

우리나라에서는 ‘농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고, 이러한 농업의 위기를 태개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농촌체험 농촌관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농촌체험사업, 농촌관광사업이 도입되고 추진되었다.

그러면 우리보다 앞선 선진 유럽국가에서는 농촌체험을 어떻게 해서 시작하게 된 것일까?

1970년대 프랑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여선생님에게는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었다. 어느날 여선생의 아이가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라고 한다.

“아가야? 왜 학교가기가 싫은 데?”

“아이들이 놀리고, 잘 놀아주지도 않아. 재미없어.”

아이학교를 방문하여 아이 담당 선생님을 만났더니 아이 담당 선생님은 “아이가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못하는 군요. 우울증에 걸린 것도 같고. 경험 상 학교를 계속 다니는 것 보다는 1학기 정도 쉬면서,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는게 아이 장래를 위해서도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아이 아빠도 직장을 다니고, 저도 학교 선생을 하다 보니, 마땅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데 어떻게 하죠?”

“어차피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맡겨야 하니, 믿을 수 있는 분을 찾으셔야 되겠지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여선생은 고민고민을 하다가 시골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다.

“아버지! 별일 없으시죠?”

“나야 뭐 별일 있겠냐? 농사 짓고, 가축 돌보고, 맨 날 하는 일. 근데 니가 웬일이냐 전화를 다하고?”

“아버지 실은 의논 드릴게 있어요?”

“뭐냐?”

“아이가 조금 아파요”

“아이가 아프다니 어디가 아픈데. 그럼 병원을 빨리 가야지?”

“아니 어디가 아픈게 아니고요, 학교 생활을 잘 못해요. 우울증도 있는 것 갖고. 아이 담임 선생님이 1학기 정도 쉬면서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아이 아빠하고 제가 직장을 다니다 보니, 아이를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아아! 무슨 말인지 알겠구나. 마침 적적하던 차에, 우리 손주하고 같이 지내보마.

아무 때나 니가 편할 때 데리고 오려무나“

“예 알겠어요. 고마워요. 아버지! 주말에 뵐게요”

주말에 시골 농장의 아버지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여선생은 다시 도시로 가버렸다.

학교를 가지 않게 되어 안도의 한 숨을 쉬는 아이는 평소 자신에게 자상하신 할아버지 곁에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공기도 좋고, 탁 트인 자연 환경이며, 수시로 할아버지가 자신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이것저것 챙겨주니 기분이 좋아졌다.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심심해진 아이는 할아버지 곁을 쫄쫄 쫒아다니게 되었다.

그러면서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모든 것이 신기한 듯,

“할아버지 지금 뭐하는 거야?”

“으음. 젖소에게서 젓을 짜는 거란다”

“그럼 내가 마트에서 사먹는 우유가 저기에서부터 만들어지는 거야?”

“그렇지. 바로 그거야. 여기 젖소에서 젖을 짜서, 우유가공공장으로 보내면, 거기에서 이런저런 처리를 하고 병에다가 담아서 마트에 보내는 거지. 그러면 니가 돈을 주고 사먹는 거고”

“아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만든 것을 내가 마트에서 사먹는 거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얘야? 너도 젖소에서 젖을 한 번 짜볼래?”

“제가 어떻게요?”
“별루 어렵지 않아. 할아버지가 시키는데로 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래요? 그럼 알켜주세요. 저두 한 번 해보게”

“젖소의 젖을 이렇게 쓰다듬어주고, 손가락을 요렇게 해서, 하면 젖이 잘 나오고, 젖소도 좋아한단다”

“그러니까 요렇게 쥐고, 이렇게 한다는 거군요?”

“아이쿠 우리 손주가 잘하는구나”

“할아버지! 할아버지! 젖이 나와요. 젖이......., 그리고 요렇게 하면 물총 싸움하는 것 처럼 되겠네요. 요렇게요”

“그래 그래! 할아버지 어릴때도 지금 너 처럼 젖소 젖을 짜다가 총싸움을 곧잘 했었지”

“할아버지! 이거 진짜 신기해요. 재밌어요”

“우리 손주아가가 재미있고 신기하다니 할아버지도 기분이 좋구나”

“할아버지 혹시 내일은 무슨 일 하실거예요?”

“그건 왜? 물어보는거냐?”

“젖소 젖 짜는 일 같으면 할아버지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할아버지는 니가 옆에서 말동무 해주는 걸루두 대만족이란다. 내일은 울타리를 손 볼려고 한단다. 어때 할아버지 쫒아갈래”

“그럼요. 할아버지랑 있으면 되게 재미있어요”

“학교보다 재미있어?”

“그럼요. 백배! 아니! 천배는 재미있어요”

할아버지가 울타리를 치는 일데 따라간 아이에게 할아버지는

“아가야! 저기 요렇게 생긴 연장을 줄래?”

“이거요?”

“그래. 그거. 그걸 뺀치라고 한단다”

“뺀치요?”

“그래. 뺀치!”
“그럼 할아버지 옆에거는 뭐라고 해요?”

“그건 스패너라고 한다”

“그 옆에거는 뭔지 알겠니?”

“그건 저두 알아요. 망치요”

“그래그래 맞다. 망치야”

“할아버지 연장에도 다 이름이 제각각 있나봐요?”

“그렇제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식물에게도 지각각 이름이 다 있지! 농기계도 그렇고”

“할아버지! 그럼 요렇게 생긴 식물이름은 뭐예요?”

“그건 클로버라고 하는 거다”

“클로버요?”

“으음 클로버”

“근데 할아버지. 이거는 이파리가 세겐대, 재는 이파리가 네 개예요?”

“어디보자. 우리 손주가 오늘 행운이 있을라나보네?”

“행운이요?”

“클로버는 이파리가 세게가 맞는데, 가끔 네 개짜리가 발견되지. 그래서 이파리가 네 개 있는 것을 발견하면 ‘행운의 네잎클로버’라고도 한단다”

“그래요? 그럼 저 오늘 행운이 오겠네요”

“그래 한 번 어던 행운이 기다리고 있는지 지켜보자”

“할아버지? 근데 울타리는 왜 고치는 거예요?”

“이렇게 구멍이 난 울타리를 가만 놔두면, 짐승들이 와서 할아버지 가족을 해친단다. 그것을 미리미리 방비할려고 하는 거지”

“할아버지 가족이라니요?‘

“할아버지에게는 농작물이며, 젖소, 닭 등등 농장안에 있는 거는 모두가 가족이란다. 여우나 짐승들이 농장안에 와서 닭을 잡아가기도 하고, 젖소를 놀라게 하기도 한단다”

“아아 그럼 아파트에서 문이 고장났을 때, 도둑이 못들어오게 문을 고치는 거랑 비숫한 거겠네요?”

“바로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농장에서 기르고 수확한 감자, 옥수수, 당근, 토마토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입맛을 들이기 시작한 아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갔다. 시골농장을 다시 찾은 여선생은 일주일사이에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 아이를 보며, 한편으로는 안심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되었다.

“아버지? 아이가 많이 좋아진것 같아요?”

“그러냐? 나는 잘 모르겠는데”

“혹시 그사이 아버지가 아이에게 특별하게 해준건 없나요?”

“농장일이 워낙 바쁘다 보니, 특별히 돌봐줄 시간도 없고, 그냥 데리고 다니면서

아이가 궁금한게 있어서 물어보면 아는데로 이야기해준 것 뿐이지. 달리 특별히 해준건 없단다“

“그래요. 그거 참 이상하네요. 암튼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아이를 보니까 한시름 놔도 되겠네요”

시골농장에서 지내는 시간이 한달 두달이 지나면서, 아이의 몸은 놀라보게 변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이며, 튼튼해진 다리며, 먹은 것도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손에 익었는지, 할아버지 일도 실질적으로 돕게 되었고, 특히나 농장주변에서 자라는 식물이름을 줄줄 꿰게 되었다.

씨를 뿌리고, 가꾸고, 그리고 수확하고, 수확한 농작물로 맛있는 요리도 만들어 먹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었고, 사람이 먹는 농작ㅂ물에는 농약이라든가 나쁜 것을 쳐서는 않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식에 길들여지고,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게 된다. 도시생활에서 산만했던 아이가 놀라울 정도로 관찰력이 높아지고 집중력도 좋아졌다.

동물이며, 식물이며, 자연에 있는 것은 그게 비록 돌맹이 하나라도 모두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자연을 몹시도 사랑하는 아이가 되었다.

농장의 가축들하고도 마치 가족처럼 친해지고, 학교에 다니면서 나타났던 안좋은 것들이 거의 모두다 치유가 되었다.

여선생은 무엇이 자신의 아이를 변화시켰는지 궁금해 졌다. 실제로 여선생의 아이가 격은 문제는 아이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프랑스 도시학교에서는 너무나 일반화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건강 상태, 왕따로 인한 우울증, 암기식 위주의 공부, 집중력 관찰력 미흡 등등......... 그런데 불과 한두 달사이에 놀라보게 변한 자신의 아이를 발견한 여선생은 방학기간 내내 아버지 시골농장에 머물면서 ‘할아버지와 손주’의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대로 손주에게 별도의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가르켜 준 것은 없었다. 아이가 궁금해하고, 관심이 있는 것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해주고, 그러면 아이가 이해를 하고, 할아버지 곁에서 농사일이며 가축돌보는 일이며, 자신의 힘이 미치는 선에서 땀흘리며 도울 뿐이었다.

가까운 하천에 가서 물놀이도 하고, 물고기도 잡고, 물장난도 치면서 자연과 하나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여성샌은 방학기간동안 자신의 아버지와 아이가 생활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농촌생활 농촌체험이 도시의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이론적으로 정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교육농장’이론이다. 즉 농촌에서의 체험이 가장 큰 교육이자 스승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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