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라메드] 목관오중주 우드블리(Wood-Vely)가 전하는 일상의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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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라메드] 목관오중주 우드블리(Wood-Vely)가 전하는 일상의 앙상블
  • 임준 기자
  • 승인 2018.11.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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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관악기의 개성이 드러나면서도 대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 우드블리
(좌부터) '우드블리 멤버' 플루트 김서희, 클라리넷 임미옥, 오보에 김혜승, 호른 김선영, 바순 이선영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공감신문 라메드] 가을이 깊어지면 사람들은 한 해를 돌아본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돌아보고 지나온 날들을 추억한다. 그리고 뭔가 허전한 상념에 빠진다. 그럴 때 우리는 클래식 음악을 떠올린다. 마음에 위로가 되는 감성이 풍부한 클래식 연주에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남아있는 날들을 잘 정리하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목관오중주 우드블리(Wood-Vely)를 만났다. 아름다운 다섯 명의 여성 연주자들이 각자의 악기를 들고나왔다.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호른, 바순 이렇게 다섯 악기가 만들어내는 음색은 깊어가는 가을을 닮아있었다.

국내 유일의 여성 목관오중주

우드블리 리더, 바순 이선영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바순, 이선영: 뭔가 다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목관 악기들은 주로 오케스트라 연주 시에 포함되는 악기들이에요. 물론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뭔가 다른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목관악기의 아름다움은 각기 다른 개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루트는 음역에 따라 매우 다른 소리를 내기 때문에 강렬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오보에는 중후한 기품이 있다. 클라리넷은 풍부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호른의 음색은 평화로움이 감돈다. 그리고 바순은 완숙한 중저음으로 빠져들게 한다.

플루트, 김서희: 어릴 때 플루트를 처음 봤는데 참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좋아하는 일에는 책임감이 따르잖아요. 좋아하는 음악과 악기를 업으로 삼고자 할 때는 학교 진학과 오케스트라 입단과 같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따르니까요. 직업인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요.

각기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다섯 명의 연주자는 자신의 악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각 연주자는 각자의 악기를 처음 접했을 때의 놀라움에 관해 이야기했다.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악기들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악기 안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연주자들은 그만큼 자신의 악기에 대한 애정이 컸다.

호른 김선영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호른, 김선영: 호른은 금관악기잖아요. 하지만 목관오중주에 들어가면 그에 맞는 역할을 해요. 그 어떤 금관악기보다 목관악기와 앙상블이 맞는 악기지요. 음역대를 풍부하게 하고, 목관악기의 연주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다섯 명의 연주자는 오케스트라와 관현악단 등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연주자들이다. 그렇기에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지만, 한편으로는 젊고 풍부한 감각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리더인 이선영 씨가 우드블리를 창단하고 멤버들을 모았을 때, 젊고 개성 있는 음악 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모였고 그렇게 국내 유일의 여성 목관오중주가 결성됐다.

장르를 넘어 음악 세계를 넓혀가다

바순, 이선영: 저희는 목관악기 연주 외에도 국악이나 재즈와 같은 다른 장르의 연주자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가요. 경계를 두지 않고 창조적인 음악을 하는 것이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이죠. 만들어진 길을 가기보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자는 것이 저희 멤버들의 생각이에요.

멤버들은 리더이자 바순 연주자인 이선영 씨에 대한 신뢰가 컸다. 이선영 씨는 맏언니로서 멤버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우드블리만의 음악적 색깔과 퍼포먼스를 만들어가려 노력하고 있었다.

오보에 김혜승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오보에, 김혜승: 저희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들도 많이 연주해요. 예를 들어 오보에의 연주곡 중 ‘가브리엘 오보에’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요. 그렇더라도 클래식적인 전통성과 대중적인 감성을 조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그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드블리만의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시대의 흐름에 따르면서도 저희만의 창작이 가미된 연주를 하려 하죠.

우드블리는 다양한 장르와의 콜라보를 통해 창작의 영감을 얻는다. 국악의 경우 서양의 클래식과는 달리 체계적인 악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소통하고 곡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재즈, 영화음악, 대중가요 등과의 콜라보 역시 음악적인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클라리넷 임미옥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클라리넷, 임미옥: 영화 <올드보이>의 유명한 테마곡인 ‘The last waltz’가 클라리넷 연주곡이에요. 대중적으로 친숙한 상당수의 곡에 클래식 목관악기가 쓰이고 있어요. 목관악기는 현악기나 금관악기에 비해 친숙도가 높지 않은 듯하지만, 실제로는 대중음악 속에서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표현하고 있어요. 이러한 장점을 다른 장르와 접목함으로써 더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우수한 역량을 지녔다하더라도 직업 연주가로서의 삶은 쉽지 않다. 평생을 자신의 분신과 같은 악기와 함께 살아온 시간이기에 연주자로서의 삶을 제외하고 다른 인생을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을 외면할 수도 없다.

플루트 김서희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플루트, 김서희: 직업 연주자로 살기 위해 레슨과외를 하고 학교에 출강하면서 생활하고 있어요. 어떨 때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쁠 때도 있어요. 다른 멤버들도 팀을 지키며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클래식 연주자의 삶을 여유롭고 우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실상은 정말 치열하죠.

고층빌딩이 밀집한 여의도를 배경으로 우드블리의 연주가 울려 퍼졌다. 다섯 명이 만들어내는 선율은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닮아 많은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정신없이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우드블리의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지나간 계절을 회상케 하고 다가올 새로운 계절을 꿈꾸게 할까.

바순, 이선영: 많은 분에게 ‘우드블리’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고 그분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창작의 즐거움이 넘치는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면서 앨범도 내고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싶어요.

@RAM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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