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29일 영국 EU 탈퇴...양측 의회에 비준절차 돌입

지난 21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오른쪽)을 만나 브렉시트 관련 협상을 했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25일 유럽연합(EU)과 영국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을 공식 마무리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향후 양측 의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되면 영국은 내년 3월 29일에 원만히 EU 탈퇴를 맞이하게 된다.

영국의 EU 탈퇴는 EU 설립 후 역사상 첫 회원국 탈퇴다. 1973년 EU에 가입한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가결했다. EU의 헌법격인 리스본 조약 규정에 따라 2년 넘게 브렉시트를 준비해왔다.

지난 15일에는 영국 차원에서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초안을 작성했고, EU와의 협상 끝에 이날 브렉시트 협상안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왼쪽)과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오른쪽)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미셸 바르니에 EU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EU 27개국 회원국 정상들이 ‘영국의 EU 탈퇴 합의문’과 ‘EU-영국 간 미래관계에 관한 정치 선언을 추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토대로 EU 정상회의는 집행위와 유럽의회에 영국의 질서있는 탈퇴를 위해 내년 3월 30일부터 이 합의문이 발효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EU 탈퇴 합의문에 따르면 탈퇴 날짜는 내년 3월 29일이다. 유럽의회는 내년 2월이나 3월게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영국 의회다. 지난 15일 영국 내각이 작성한 브렉시트 초안이 발표되고, 영국 의회에서 반발하는 기류가 강하다. 특히 도미닉 라브 브렉시트 장관이 합의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사퇴를 하는 등 강경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은 EU 잔류를 주장하고 있어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문의 비준동의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내년 3월 29일 안에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을 하지 못하면, 영국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의 상황에 처한다. 결과적으로 합의 없이 영국이 갑자기 EU를 박차고 나가는 꼴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의회에 비준안 통과 협조를 재차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메이 총리는 이날 EU와의 합의문 서명 후에 “최선이자 유일한 합의안”이라며 “영국 의회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비준동의 표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년 막대한 규모의 EU 분담금을 내는 대신 이를 영국의 우선순위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영국은 우리 수역에서의 자주권을 회복해 다시 독립적인 해안국가가 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안이 영국의 통제권 회복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국과의 합의를 마치고, EU 지도자들도 소감을 밝히며 브렉시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이날 브렉시트 협상을 공식 마무리하기 위한 EU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오늘은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가능한 범위내에서 최고의 합의”라고 평가하면서도 “영국과 같은 회원국이 탈퇴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기쁨이나 축하의 순간이 아니라 슬픈 순간이고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도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균형이 잡힌 합의지만 정치적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자”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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