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위원장 서울 답방, 2차 북미정상회담 전후 모두 고려 중”

지난 10월 7일 평양공항엥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배웅하고 있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여전히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 답방 계획이 줄줄이 연기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북미 고위급회담이 계획보다 더 지연되는 분위기다. 당초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로 잡혔던 북미 고위급회담은 북한의 갑작스런 취소로 이뤄지지 못하고, 이달 말에 재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1월이 끝나가는 시점에도 여전히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27~28일께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제안했지만, 북측이 답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함께 아르헨티나에서 오는 30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일정을 비춰봤을 때, 사실상 이달 내 고위급회담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북한 철도 현대화를 위한 남북 철도공동조사의 대북제재 예외를 적용하고, 내년 봄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의 범위를 축소하는 등 대화 분위기를 만들고 있지만 북한 내에서 응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전히 북미 간에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거나 북한이 협상 전략을 짜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한편으로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고대하고 있지만, 미국 측이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에 불만이 나오고 있는 만큼, 백악관도 정치적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기자의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가능한가’란 질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 전이 좋을지 후가 좋을지 어떤 것이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가져오는 데 더 효과적일지 여러 생각과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초 개최가 예상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온 입장에서 청와대가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조차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독주하는 상황을 고려하는 모양새다.

지난 6월 12일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확대정상회담을 가졌다.

다만 이달 내에 북미 고위급회담이 열리지 않더라도 양측이 판을 깨려는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 않아 향후 북미 대화의 재개 흐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미 대화 소강상태가 길어질수록 김 위원장의 서울 연내 답방과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등 북한의 정상외교 일정표가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북한 비핵화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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