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소화기 사용방법과 소화기 상태 점검하는 방법

[공감신문] 고진경 기자=지난 24일 KT아현지사에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관 208명, 장비 60대가 투입된 대형 화재였다. 이번 사건은 화마의 또 다른 무서움을 보여줬다.

화재가 사상자를 낼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과 치안서비스마저 마비시킬 수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사건 당일에는 KT 통신망이 망가지면서 모바일과 유선 인터넷 등을 사용하는 21만여 가구의 통신망 접속이 끊겼다. 일대 식당과 편의점들은 카드 결제와 전화 주문 시스템이 끊기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

화재 현장 인근 경찰서의 112 통신 시스템과 무인경비 시스템, 병원 전산망도 먹통이 됐다. KT 이용자들에게는 정부의 재난 안내 문자 서비스마저 전달되지 못했다.

17만 유선회로와 200세트가 넘는 광케이블이 설치된 지하통신구에 갖춰진 소방시설이 소화기 한 대 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번 화재는 예견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소방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어서 소방시설 규제가 지나치게 느슨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대형 화재로 번진 수많은 사고들이 충분한 소방시설을 갖췄다면 막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매 화재 때마다 인재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연이어 터지는 대형 화재들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꼼꼼한 소방법 개정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시민들도 올바른 소방시설 사용법을 숙지해 둬야 한다.

화재 초기에 소화기는 소방차 한 대의 위력과 맞먹기 때문이다. 언젠가 화재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올바른 소화기 사용법을 알아두자.

 

■ 올바른 소화기 사용법

화재 초기의 소화기는 소방차 한 대와도 맞먹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진압이다. 화재 초기에 소화기를 제대로 사용해 진압을 시도하면 큰 불을 예방할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소화기는 분말 형태다. ‘소화기’ 하면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안전핀과 검은 호스, 빨간색의 원통형으로 이뤄진 그것이다.

분말 소화기의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손잡이 부분에 있는 동그란 안전핀을 잡아 당겨 뽑는다.

손잡이를 잡은 상태로 안전핀을 뽑으면 잘 뽑히지 않으므로 소화기 몸체를 잡아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 다음 호스를 불이 난 쪽으로 향하도록 잡는데, 이때 바람을 등지고 서는 것이 중요하다.

소화기의 손잡이를 힘껏 움켜지면 화재를 진압하는 분말이 분사된다. 빗자루로 바닥을 쓸 듯이 불의 위쪽부터 덮어씌우듯 뿌려주면 된다. 소화기가 방사되는 거리는 3~6m 정도다.

옥내 소화전은 호스를 잡는 역할과 소화전함의 밸브를 여는 역할의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나 빌딩 등 대형 건물에는 옥내 소화전이 설치돼 있다. 호스가 길고 소화전함의 밸브를 열어 물을 뿌리는 방식이어서 2명이 함께 화제를 진압하는 것이 좋다.

옥내 소화전에는 화재를 알리는 발신기 스위치가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우선 이 스위치를 눌러 화재 사실을 알린다.

그 다음 소화전의 노즐과 호스를 꺼내는데, 호스에 접힌 부분이 없도록 잘 펴준다. 노즐을 잡은 사람이 불이 난 곳에 물을 뿌릴 준비가 되면 다른 한 사람이 소화전함의 개폐밸브를 돌린다.

옥내 소화전은 수압이 매우 강해 넘어질 수 있으므로 힘이 센 사람이 노즐을 잡는 것이 좋다.

투척식 소화기는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인이 사용하기에 좋은 형태다. 액체 상태의 소화약제가 들어있는 케이스를 불이 난 곳에 직접 던지기만 하면 된다.

단, 유류 화재일 경우 발화점보다 바닥이나 벽에 던져 소화 약제가 화재 부위를 덮도록 해야 한다.

 

■ 소화기 상태 점검하기

주변에 소화기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평소에 미리 기억해둬야 한다. 

올바른 소화기 사용법을 알고 있더라도 소화기가 고장 난 상태라면 무용지물이다. 평소에 소화기 상태를 잘 점검해둬야 하는 이유다.

소화기의 위치는 불이 나지 않았을 때 미리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화재가 발생하면 크게 당황해 평소에 안다고 생각하던 것도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소화기가 있는 곳을 찾아 헤매는 사이 불은 빠른 속도로 번지게 된다.

소화기는 직사광선과 높은 온도, 높은 습도를 피해서 보관해야 한다. 주택이나 아파트 등에서는 현관이나 거실, 건물 안에서는 사무실 안이나 복도, 음식점에서는 카운터 옆 등이 소화기를 두기에 적절한 곳이다.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와 가까우며 눈에 띄는 곳에 소화기를 비치해 두는 것을 권장한다.

근처에 비치돼 있는 소화기가 낡았다면 꼭 유효기간을 확인해봐야 한다. 분말소화기는 약재 특성상 오랫동안 가만히 두면 굳어버릴 수 있어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소방법은 분말소화기의 유효기간을 제조일자로부터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소화기의 유효기간은 몸통 하단부에 적시돼 있다.

소화기의 압력 게이지의 바늘은 초록색을 가리키는 것이 정상이다. [freepik]

10년이 넘은 먹통 소화기는 진압 시간을 지체해 화재를 더욱 키운다. 제천 화재 참사에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건물주 이 모 씨가 소화기를 들고 진화를 시도했지만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10년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겉면이 부식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은 소화기들은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10년이 지난 소화기더라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성능점검을 통과하면 1회에 한해 3년간 더 사용할 수 있다.

유효기간이 남았다면 그 다음으로 압력 게이지를 확인해둬야 한다. 손잡이 바로 아래에 붙어있는 압력 게이지의 바늘이 초록색을 가리키는 것이 정상이다.

바늘이 오른쪽이나 빨간색으로 가 있다면 과압력 상태라는 뜻이다. 갓 출고된 따끈따끈한 소화기는 약간 과압력 상태인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사용에 지장이 없다.

바늘이 왼쪽이나 노란색을 가리키는 저압 소화기는 반드시 교체를 해 줘야 한다. 먹통 가능성이 높으니 전문 취급점을 찾아 재충전을 해주자.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소화기를 위아래로 흔들어주면 약재가 굳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밖에도 소화기 호스의 갈라짐이나 통의 찌그러짐, 부식과 같은 현상이 없는지 사전에 잘 봐둬야 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진압할 수 있도록 소화기 상태를 확실하게 점검해두자.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