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경의 보이차 이야기] 월진월향(越陳越香)…오래 묵힐수록 더 좋은 향기와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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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경의 보이차 이야기] 월진월향(越陳越香)…오래 묵힐수록 더 좋은 향기와 맛이 난다
  • 남곡 김중경
  • 승인 2016.09.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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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와 호모-갈등쿠스[homo-conflictcus]
남곡 김중경

[공감신문=남곡 김중경] 매일 출근길에 이용하는, 아파트 앞 단풍나무들 사이의 작은 오솔길에 접어들자 앞쪽에서 걸어오는 아주머니 한 분이 전화기에 대고 연신 누군가의 흉을 격하게 토로합니다. 한 직장 내의 구성원 누군가와 갈등이 심한 모양입니다.

흔히들 한자의 사람 인[人]자는 두 사람이 서로 기대서 의지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서로 기대고 의지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존재[homo-politicus]라는 관점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자주 이용되곤 하지요.

하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마치 유도나 레슬링 선수가 상대를 안거나 잡아 넘어뜨리려고 하는 것처럼 두 사람이 엉겨 심하게 다투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한 획은 길고 다른 획은 짧은 것을 보면 권력이나 재물 등 인간 사회의 계급의 차이를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차이들로 인해 인간들은 근본적으로 끊임없이 서로 갈등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갈등하는 사람 人(김중경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과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인간의 삶에 끊임없이 주어지는 갈등을 조정하고 극복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지요. 니힐리트 리버는 [도덕적개인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집단이기주의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역시 인간 사회에 내재하는 갈등을 전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여기까지에서 본 바와 같이 인간은 동질성의 전제 위에서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는 사회적 존재라기보다 오히려 상호 이질성을 가진 존재로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관계 속에서 그 상충을 조정하여 조화와 융합을 꾀하는 호모-갈등쿠스인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보아왔듯이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도자의 역할입니다. 스스로 갈등을 생산하거나 조장 내지 이용하지 않고 조화와 융합의 리더쉽을 발휘하는 지도자가 인류의 역사를 진일보 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좋은 보이차란 것이 또한 그런 것이지요. 서로 등급이 다른 찻잎들뿐만 아니라 줄기에서 잔가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다름을 아우르고 조화시켜 대동(大同)과 융합을 꾀해 월진월향(越陳越香)을 가능케 하는 오케스트라와 같은 이치입니다.

 

남곡 김중경
▲ 서예가, 보이차 품명가 ▲이코노믹 리뷰 보이차 연재(2014년) ▲현 성차사진품보이차 대표 ▲선농단역사문화관 전통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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