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구두로 시장 컨트롤…경제지표 악화시 금리인상 내년 넘어갈수도

[공감신문 김송현 기자] 지난해 봄 이래 국제금융시장은 미국 연준(Fed)만 쳐다보았다. 지난 1년반 동안에 미국 중앙은행이 올린 금리는 0.25% 포인트에 불과하다. 이 미세한 금리 조정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또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0.25% 포인트일텐데,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가장 타격을 받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위안화가 절하되고, 중국에서의 자본 유출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의 중국 증시 폭락은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과 실제 인상의 영향이 컸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이다. 확실하게 연말까지 한차례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종의 금리인상 예고다. 시장과의 교감이기도 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금리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이번달엔 금리를 유지하지만, 연말까지 두 번 남은 FOMC 가운데 한번은 금리를 올리겠다는 말을 분명하게 했다.

옐런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위원들이 올해 연방기금금리의 한 차례 인상이 적절하다고 실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FOMC는 이틀간 회의를 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0.25∼0.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FOMC는 성명에서 "연방기금금리 인상 여건이 강화됐다고 판단한다"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옐런 의장은 FOMC 문구에다 살을 보태 말했다.

“미국 경제가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성장할 여지가 더 커졌다. 금리 동결이 경제 자신감 저하를 반영한 게 아니라 고용시장의 추가 개선 여지를 기다려서 나온 결정이다. 연준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접근하기를 바라고 있다. 연준은 실업률이 더욱 낮아지고 고용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그는 더디지만 미국 경제가 상승세에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올해말까지 FOMC는 두차례 남았다. 오는 11월 2일과 오는 12월 14일이다. 옐런 의장은 두 회의중 언제 올릴 것이라는 단서를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2월 인상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JP모건체이스 투자은행의 마이클 페롤리 연구원은 "12월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월 FOMC 회의는 대통령선거를 불과 엿새 앞두고 발표된다는 점, 11월에는 통화정책 결정에 대한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지 않은 대신 12월 회의 때는 예정됐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한 번의 인상이라면 11월보다는 12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연말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나올 노동 통계가 중요하다. 미국 경제의 개선 정도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 2분기 GDP 증가율은 1.2%로 잠정 발표됐다가 1.1%로 하향조정됐고, 올해 성장률도 종전의 2.0%에서 1.8%로 수정 발표됐다.

옐런 의장은 "경제성장의 지속과 고용시장의 개선이 우리의 물가 전망을 지지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연내 금리인상을 강조하면서도 경제지표가 분명한 개선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고용시장의 성장 지연요인(slack) 해소가 작년에 비해 느려지고 있는 점과 고용시장에 추가 개선 여지가 남아있는 점, 그리고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인 2%를 하회하고 있는 점"이 금리인상을 위한 "추가 증거"를 기다리기로 결정하고 이달에 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결정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제지표를 더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이날 FOMC에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은행장,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은행장,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은행장 등 3명이 금리 인상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기록됐다. 로젠그렌 은행장의 경우 경기 회복세 유지를 위해 최대한 금리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됐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금리를 올린 이후 금리동결 결정에 3명이 반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날 FOMC 결과가 발표된 뒤에는 59.3%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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