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내대표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거리가 먼 ‘보여주기식 회담’ 하지 말라는 것”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혁신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혁신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와 관련, “국가안위를 팔아먹는 매국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혁신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아무리 당리당략을 위해 못할 일이 없는 한국당과 나경원이라지만, 어떻게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 남북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바라는 한반도 평화까지 위협할 수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민의 열망인 한반도 평화를 막아서는 일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선거 승리를 위해선 국가 안위도 팔아먹는 매국세력이 아닌지 묻고 싶다"며 "나 원내대표는 즉각 국민 앞에 사과해야한다. 한국당은 나 원내대표에게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평화도, 안보도 다 필요 없다는 반역사적 인식에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강도 높은 비판에 대해 일각에서는 패스트트랙 협상 국면에서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흔들어 유리한 협상 고지를 차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친여 성향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나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박원순 시장은 “과거 선거 승리를 위해 북풍, 총풍마저 서슴지 않았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며 “한반도 평화는 국민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자 국가적 숙제인데, 나 원내대표에게 더 중한 것은 당리당략이고 자당의 선거 승리인가"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이 될 2032년 서울-평양 하계 올림픽 공동 유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서울시장으로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지난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 천막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만나고 있는 모습.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지난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 천막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만나고 있는 모습.

여당과 친여 인사들의 비판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북핵 폐기 등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거리가 먼 보여주기식 회담을 하지 말라는 주장"이라며 "청와대는 이번에도 총선 직전 신북풍 여론몰이를 하려 미국 꾀어볼 심산이었을 것이다. 꼼수 부리다 허를 찔린 이 정권의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 언론은 나 원내대표가 전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나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피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나 원내대표 머릿속에는 선거만 있고 국민과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가.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바란다”며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지적한 것은 비핵화와는 무관한 시간 끌기용 이벤트, 총선용 가짜 평화 쇼"라며 "정부를 비판하면 이적, 매국, 친일로 몰아가는 그 못된 버릇을 끊지 못한 청와대에 깊은 유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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