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지원전담팀 구성?조직개편, 원장 사퇴 등 골자...“‘태움’ 문화 바뀔지 의문”

서울의료원 / 연합뉴스tv
서울의료원 / 연합뉴스tv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서울의료원은 2일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 조직 개편, 원장 사퇴 등 내용을 골자로 한 5대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해당 대책이 책임자 징계가 빠져 추상적이고 미흡하며 보완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의료원이 이날 밝힌 대책은 올해 1월 5일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서지윤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내놓은 것이다. 지난 9월 노조,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진상대책위원회가 개선안 마련을 요구한지 3개월 만이다. 대책 발표에 앞서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사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진상대책위원회 조사 결과, 서 간호사의 사망 배경에 ‘태움’으로 불리는 의료계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자 의료원은 대책을 마련해왔다. 

서울의료원은 우선 고(故) 서지윤 간호사에 대해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하기로 했다. 추모비 설치를 추진하고, 유족이 산업재해 신청을 원할 경우 필요한 행정 절차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장유식 혁신대책위원장은 “서 간호사 사망 사건의 인과 관계 판단이 쉽지 않다고 봤지만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순직이라고 명확하게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료원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해 표준매뉴얼을 개발하고,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을 추진한다. 

올해 1월 5일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서지윤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태움'으로 불리는 의료계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자 서울의료원은 대책을 마련해왔다. 

의료원은 또한 간호 인력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경력간호사 30명 이내로 ‘간호사 지원전담팀’을 운영한다. 전담팀은 선임 간호사의 업무 부담과 병가?휴가 등에 따른 인력 공백을 완화하는 동시에 신규 간호사의 업무 적응을 지원한다. 

서울의료원은 간호사 근무표 개선위원회도 신설한다. 평간호사 위주로 구성된 개선위원회는 병동?근무조?직종에 맞게 근무표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업무 특성을 고려한 업무 공간과 자리 재배치를 추진하고, 행정업무 간호사 업무 지침을 마련한다. 

의료원은 현재 3년 차 간호사에게 적용 중인 1개월 무급휴가는 7년 차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인사팀과 노사협력팀을 신설해 조직개편을 하고, 전담노무사도 둘 방침이다. 회계?감사 등 전문 분야에는 외부 인력을 채용한다.

아울러 서울의료원은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며, 장기과제로는 경력개발 교육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과 협력해 전체 시립병원 의료인력을 위한 공통직무교육을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달 13일 서울의료원 직장내괴롭힘에 의한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서울의료원 권고이행 대시민 사기 사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선 원장을 제외한 책임자 징계 등의 내용이 빠져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한웅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대책 발표 후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대책이 추상적이고 아주 미흡하다”며 “이것만으로 ‘태움’ 문화가 바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양한웅 대표는 “간호 책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는 이유로 아직 의료원에서 그대로 근무하고 있다”며 “당장 이동조치를 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강경화 한림대 교수는 “대책안이 매우 형식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혁신 의지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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