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은 기업의 필수조건…
청렴도 하위권에서 중상위권으로 도약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은 지난 2004년 1월 1일 과거 철도청 건설분야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 하나로 합쳐져 출범한 국토해양부 산하기관이다. 철도건설과 시설관리 전문조직으로 새롭게 탄생한 공단은 고속철도를 비롯한 국내 모든 철도건설과 해외철도사업진출, 동북아 철도망 구성 등 다양한 철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1세기 교통혁명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청렴 공기업으로서 타의 모범이 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공단의 청렴도 상승에 큰 기여를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성낙준 감사다. 감사원 재직 시절부터 업무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결단력 있는 일처리로 감사수준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는 공단에서도 이에 못지않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인 72위를 기록했던 공단은 그의 부임 이후 33위를 차지하는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으며 지난 6월 감사원 주관 ‘2011 자제감사활동 심사평가’에서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런 그도 처음 공단의 감사로 부임했을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공단의 상임감사로 취임한지 20여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독립성 확보로 감사실 위상 확립
지난 2010년 11월 15일에 취임한 그는 30여년간의 감사원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사 베테랑’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고.
“오랜 시간을 감사원에서 근무했던 터라 새로운 조직에서 상임감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공단은 1400여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대규모 조직인데다가 전국 300여개 현장에서 연간 8~9조원대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는 철도건설사업을 주로 수행하고 있어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철도건설사업의 각종 위험요소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세심히 살피는 동시에 공단과 철도산업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매일 고민하다 보니 책임감 또한 무거워지더군요.”
그래서 그는 ‘시작이 반’이라는 심정으로 감사실의 위상을 확립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제가 처음 취임할 당시 공단의 감찰업무는 CEO 직속 T/F 형태로 편제돼있어 감사실만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저는 CEO와 진정성 있는 교감을 통해 지난해 1월 1일부터 감찰업무 수행 부서를 감사실 정규조직으로 신설해 조직의 독립성을 확보했습니다.”
확실하게 조직을 구성한 후 그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감사란 직무는 무엇보다 개개인의 윤리성과 전문성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감사실 직원 개개인의 윤리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상반기동안 ‘감사헌장’과 ‘감사인 행동강령’, ‘감사활동수칙’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또 감사인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감사실 직원들에게 수시로 감사인의 자세와 역할에 대한 마인드 교육을 실시하는 등 그간 감사원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는데 노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지적위주의 감사 틀을 벗어나 종합적인 시각에서 감사 업무를 추진하고자 ‘재무개선사업 추진실태 감사’와 ‘동반성장 추진실태 감사’, ‘철도 신기술 개발 및 활용실태 감사’ 등 공단 설립 이후 처음으로 성과감사를 도입 및 시행해 조직·인사운영의 효율화와 공단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전략적 감사활동으로 연간 1269억원 예산절감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그는 중·장기 감사 비전과 전략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통해 감사실 발전방향을 정립하고 공단 업무프로세스와 위험요인 분석에 따른 위험기반 감사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20대 위험유형 및 6대 고위험군에 대한 전략적 감사활동을 수행한 결과 지난해 연간 1269억원의 예산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취임 당시 공단의 청렴도는 과거 3년간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공단 전체의 청렴윤리업무를 감사실로 통합해 매월 청렴위기관리회의 및 현장청렴교육 등을 열어 공단 직원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에게도 청렴의식을 고취시켰습니다. 이처럼 공단 임직원 윤리강령 및 징계양정을 강화함과 동시에 부패행위 발생시 엄중히 일벌백계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우리 공단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33위,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도 우수등급을 받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에 힘입어 지난 6월 발표된 2011년도 자체감사활동 심사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방만경영, 사후적발보다 사전예방 중요
하지만 공기업의 모든 감사들이 전부 성 감사와 같은 것은 아니다. 방만경영으로 인해 국민적 눈총을 받은 기업들도 수두룩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기업의 감사들은 방만경영 예방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그간 우리 공기업 종사자들이 국민을 위해 보다 정의롭고 도덕적으로 일하지 못한 책임입니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저는 맡은바 업무에 더욱 충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그는 공단의 방만경영을 예방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왔다.
“우리 공단은 연간 약 9조3000억원의 대규모 국가 예산을 투입해 철도건설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방만한 예산집행과 부실공사 업체선정 등의 수많은 재무적 위험요소가 산재해있죠. 더구나 철도건설사업은 토목과 궤도, 전력과 신호 등 다양하고 복잡한 기술이 요구되고 있으며 과거 100㎞/h 수준에서 300㎞/h의 고속철도를 건설함에 따라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기술적 위험요인 또한 내재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각종 방만경영 위험요소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식별해 예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미 저질러진 방만경영 사례를 후에 적발하는 것보다 이를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이겠죠. 이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시대적 사명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권위주의 버리고 솔직한 소통 이뤄
공단의 방만경영 예방은 그 혼자 힘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많은 직원들이 모두 함께 고민하며 성과를 달성할 때 이뤄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평소 직원들과 많은 소통을 나누고 있다.
“‘비판은 대개 유용하지만 칭찬은 기만적이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이 있습니다. 이는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위해 비판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주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비판을 하는데 장벽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권위주의가 그 답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권위주의를 내려놓을 때 직원들이 솔직하게 다가오는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이는 비단 개인뿐 아니라 조직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상하·좌우·수평으로 자유롭게 말하고 듣고 비판하고 이해하는 것. 이것이 활기 넘치는 조직으로 발전하는 지름길 아닐까요(웃음). 그래서 저는 스스로 권위를 버리고 허심탄회한 토론의 장을 많이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업무현안이나 결재사항에 대해 직원들과 대화할 일이 생겼을 때 그는 최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그는 직원들과 ‘올바른’ 소통을 이뤄가고 있다.
 
전 국토 90분대 철도망 구축 목표
공단의 청렴도 상승과 방만경영 예방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한 그의 임기는 약 4개월가량 남은 상태다.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단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 공단 1400여명 임직원들은 ‘철도 이용자’인 국민을 위해 효율적인 철도망을 구축하고자 전국 300여개 철도건설현장에서 오늘도 땀 흘리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국토 균형발전의 중추가 될 호남고속철도사업을 2014년까지 완공할 목표로 1조7000여억원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으며, 수서~평택간 수도권 고속철도사업의 12개 전 공구 노반공사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원주~강릉간 철도건설사업도 순차적으로 착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을 바탕으로 전 국토 90분대 철도망을 구축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도시권 시민들의 교통편익 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한 광역철도 및 일반철도건설사업, 철도화물수송능력 증대를 위한 시설확충 등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상임감사이기 전에 공단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해 잦은 열차장애로 국민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도를 만들겠습니다. 아무쪼록 우리공단의 자성과 노력을 깊이 헤아리시어 공단과 친환경 철도를 더욱더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성낙준 감사>
-1955년 10월 12일 출생
-부산고 졸업
-서울대 건축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건축학 석·박사
-제16회 기술고시 합격
-감사원 건설물류총괄과장·감사교육원 교수부장
-감사원 건설환경감사국장·공직감찰본부장
-現 한국철도시설공단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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