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측 "12·12 무관 친목모임...알츠하이머 환자에게 골프는 권장할 만한 운동"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서울시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2019 자활사업 보고대회' 일환으로 열린 자활상품 패션쇼에서 모델로 나서 런웨이를 걷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서울시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2019 자활사업 보고대회' 일환으로 열린 자활상품 패션쇼에서 모델로 나서 런웨이를 걷고 있다.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전날 서울 강남의 고급음식점에서 '호화 오찬'을 즐긴 것에 대해 "민주주의를 역행한 쿠데타, 수천의 광주시민에 대한 학살, 민주주의 열망을 군홧발로 짓밟은 독재자에게 남은 것은 이제 재판정에 나와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킨 지 40년이 되는 지난 12일 군사 반란 가담자들이 모여 고급 음식점에서 기념 오찬을 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아연실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티면서 1인당 20만원 상당의 샥스핀 코스 요리에 와인까지, 그런 여윳돈이 다 어디에서 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한의 품격도, 국민에 대한 예의도 없는 이런 사람이 한때 대통령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 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이라고 전했다.

박 시장은 "광주학살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5·18 관련 재판은 알츠하이머병을 핑계로 재판 출석을 거부하면서 어떻게 이런 뻔뻔하고 몰상식한 망동을 계속할 수 있는지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군사 반란에 가담했던 인물들과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에서 기념 오찬을 즐기는 장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군사 반란에 가담했던 인물들과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에서 기념 오찬을 즐기는 장면.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전날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킨 지 40년이 되는 날을 맞아 당시 반란에 가담했던 인물들과 기념 오찬을 즐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전두환이 40년 전 군사 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고급 중식당에서 기념 오찬을 즐기는 모습을 직접 촬영했다"고 밝혔다.

임한솔 부대표는 "전 전 대통령이 대화 상당 부분을 주도했다. 건배사를 여러 번 하고 와인잔을 계속 부딪치며 12·12 당일이란 점을 까맣게 잊은 듯 굉장히 밝고 화기애애하고 축하 분위기 속에서 오찬을 즐기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 측은 A4용지 5쪽 분량의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전날 오찬 모임은 1979년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이다.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 사정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 식사비용은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최근 골프장 논란과 관련해 '추징금 환수에 응하지도 않으면서 무슨 돈으로 골프를 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며 "이순자 여사가 상속받은 금융 자산을 연금보험에 넣어 생활비에 충당하고 있고, 가끔 나가는 골프 모임에 쓰이는 비용은 생활비의 일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이 지난달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 모습이 목격된 데 대해서는 "운동을 거르지 않아 증세 진행이 완만한 '착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으며, 실제 필드에 나가면 예전의 기량이 그대로 살아있다. 고령의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골프는 권장할 만한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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