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현재 일상적으로 쓰이는 ‘한류’는 사실 합성신조어로, ‘한류 문화’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을 뜻한다.

한류는 1998년에 국내 가요가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과거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에만 국한돼 있던 한류 열풍은 이제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오늘 교양공감에서는 한류사 20년을 슬쩍 훑어보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해결 과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노태우 전 대통령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6·29선언’

6·29선언은 1987년 6월 항쟁 직후인 6월 29일, 민주정의당 대표인 노태우가 직선제 개헌요구를 받아들여 발표한 것으로, 많은 것을 변하게 했다.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대중들은 TV나 라디오 같은 대중 매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미디어 문화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누릴 수 있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후 방송 환경이 좋아지고 대기업의 자본이 참여하게 되면서 영화나 음반 제작사들의 규모가 커졌다. 자연스레 콘텐츠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에서의 수요도 늘어나게 됐다.

보아의 앨범 'LISTEN TO MY HEART'
BOA(보아)의 'LISTEN TO MY HEART' 앨범 커버

한류의 등장

‘한류’를 얘기하면서 중국을 빼놓을 수는 없다. 중국 내 한류열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2000년 2월 베이징에서 열렸던 H.O.T의 공연이다.

한류 전문가들은 이 공연이 ‘한류’라는 말을 만들어냈다고 보기도 한다. 이후 베이비복스, NRG, 장나라, 클론, 보아 등 다양한 가수들이 한류를 이어갔다.

특히 2001년 보아의 정규 음반 ‘Listen to My Heart’는 대한민국 노래 최초로 오리콘 앨범차트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 / KBS
드라마 '겨울연가' / KBS

2000년대, ‘욘사마 열풍’

2000년에 방영된 KBS드라마 <가을동화>는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같은 해 대만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이것이 시발점이었을까? 당시에도 이 드라마의 촬영지를 보기 위한 관광객이 한국을 찾기는 했었으나 대단한 열풍까지는 아니었다.

이윽고 <가을동화>의 연작물 같은 느낌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수출되면서 대단한 히트를 치기 시작했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배용준을 높여 부르는, ‘욘사마’라는 신조어가 국내에도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일본 관광객이 한국의 겨울연가 촬영지를 찾았다.

이후 <풀하우스>, <대장금>, <파리의 연인>, <주몽>을 넘어 <별에서 온 그대> 등 다양한 한국 드라마가 한류 바람을 타고 전 세계 팬들을 안방극장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 / MBC
드라마 '대장금' / MBC

이란에서도 부는 ‘한드(한국드라마)’ 열풍

이란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상상 그 이상이다. 2006년에는 ‘궁궐 속 보석’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기 시작했던 <대장금>은, 당시 시청률이 평균 57%, 최고 90%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2008년에는 MBC드라마 <주몽>이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현지 언론들은 한국 드라마 관련 기사를 비중있게 다루며, 주연 스타들 취재는 물론 드라마 촬영 장소를 직접 찾기도 했다.

복고 열풍의 주역, ‘원더걸스’

지금 ‘뉴트로’가 있다면, 그전에 JYP엔터테인먼트의 5인조 걸그룹 ‘원더걸스’가 있었다. 원더걸스는 한때 복고 열풍을 선도하며 대한민국의 가요 시장을 주름 잡았다.

국내에서의 인기만큼 해외 팬도 다수 보유하며 독보적인 그룹 이미지를 구축하던 원더걸스는, 화려한 국내 활동을 뒤로한 채 돌연 미국행을 택한다.

원더걸스는 한국 그룹 최초로 빌보드 차트 10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으나,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복귀하게 된다.

그동안 한류 콘텐츠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을 주축으로 더 좋은 시스템이 융합되며 널리널리 뻗어나갔다.

싸이(PSY) 강남스타일 MV 캡처
싸이(PSY) 강남스타일 MV 캡처

“오빤 강남스타일”

2012년은 싸이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싸이는 2012년 9월,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무려 2위를 차지했다. 당시 한국 대중은 싸이의 빌보드 1위 탈환을 염원했으나 세계적인 밴드 MAROON5에 밀려 끝내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의 역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강남 스타일’은 2012년 7월 15일 뮤직비디오 공개 후 유튜브 30억 뷰를 돌파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한국 노래로는 처음으로 영국 오피셜 차트 컴퍼니의 싱글 부문 1위에 올랐고,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7주 연속 2위를 차지했다.

강남스타일은 아시아권에 국한되었던 국내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유튜브 시대의 비틀즈, ‘BTS’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은 2018년 5월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2년 연속으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유튜브에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게시하며 해외팬을 확보, 최근 올라오는 영상마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튜브 시대의 비틀즈’라 불리고 있다.

2018.10.22 타임지 표지 모델로 선정된 방탄소년단 / 'TIME' 홈페이지
2018.10.22 타임지 표지 모델로 선정된 방탄소년단 / 'TIME' 홈페이지

초기 한류는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드라마나 뮤직비디오를 통해 발생됐다면, 이젠 유튜브를 통해 형성되고 있다. K-POP은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로 인해 단순히 아시아권으로 국한됐던 한류는, 유럽은 물론 남미 등 전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가게 되었다.

유튜브 시대 맞춰 우리의 예능은 물론 유튜버들 역시 ‘한류 바람’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무형자산인 한류는 그만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주체자인 우리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그 가치가 소멸되기 쉽기 때문이다. 한국이 아시아 대중문화의 생산 유통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제도적 지원은 물론, K-POP을 아끼고 사랑하는 자국민의 응원 역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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