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의 유래부터 한국의 성탄절 공휴일 지정까지…크리스마스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파헤친다

[공감신문] 권지혜 기자=크리스마스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기념일인 크리스마스는 이제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맘때쯤이면 거리는 빨강, 초록으로 꾸며지고, 가게마다 캐럴이 울려 퍼진다.

크리스마스 하면 산타클로스, 루돌프가 그려진 카드와 트리 앞에서 선물을 주고받는 모습 등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진다. 크리스마스에는 왜 트리를 꾸미는 걸까?

오늘은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를 맞아,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궁금증을 파헤치는 시간을 가져본다.

산타클로스 / 게티이미지뱅크

‘산타클로스’는 실존 인물일까?

산타클로스는 전설 속 인물로,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아이들의 집에 몰래 찾아와 선물을 두고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이한 점은 선물을 주는 대상이 ‘착한 아이’에 국한돼 있다는 것인데, 이 사실은 어른들이 말 안 듣는 아이를 설득할 때 이용되곤 한다.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동요 ‘울면 안 돼’ 中-

사실 ‘산타클로스(Santa Claus)’의 이름과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위’는 실존 인물로부터 비롯됐다.

과거 4세기, 지중해 소아시아(현 터키)에는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 270~343) 대주교가 살았다. 그는 한평생 선행을 베풀었던 인물로, 매년 12월이면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나눠주곤 했다.

성 니콜라스가 세상을 떠난 후 유럽의 가톨릭 국가에는 매년 12월 6일(성 니콜라스의 축일) ‘성 니콜라스 분장’을 한 채 착한 어린이를 칭찬하고 나쁜 어린이는 혼내주는 전통이 생겼다.

17세기쯤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은 자선을 베푸는 사람을 ‘성 니콜라스’라고 불렀고, 이는 영어식 발음인 ‘산타클로스’로 바뀌어 미국에 정착하게 됐다.

루돌프 / 게티이미지뱅크
루돌프 / 게티이미지뱅크

‘루돌프 사슴코’는 왜 빨간색일까?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 만일 네가 봤다면 불붙는다 했겠지

다른 모든 사슴들 놀려대며 웃었네 / 가엾은 저 루돌프 외톨이가 되었네

안개낀 성탄절날 산타 말하길 / 루돌프가 밝으니 썰매를 끌어주렴

그 후론 사슴들이 그를 매우 사랑했네 / 루돌프 사슴코는 길이 길이 기억되리

-동요 ‘루돌프 사슴코’ 中-

루돌프는 산타의 썰매를 끄는 사슴 중 대장으로, ‘빨간코’가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루돌프는 ‘루돌프 사슴코’라는 동요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때문에 루돌프를 사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루돌프는 ‘순록’이다.

순록은 북극에 서식하는 동물로, 한국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기 때문에 번안되는 과정에서 사슴으로 바뀐 것으로 유추된다.

실제 순록은 코가 빨갛거나 반짝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루돌프는 언제부터 코가 빨개졌을까?

루돌프가 빨간 코를 가지게 된 배경을 찾으려면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광고회사에서 일하던 미국 작가 로버트 메이는 상사로부터 ‘동물이 주인공인 크리스마스 책’을 써볼 것을 제안받는다.

그에게는 순록을 좋아하는 네 살짜리 딸이 있었고, 로버트는 딸에게 순록을 넣은 노랫말을 불러보게 한다.

그 해, 로버트가 쓴 노래책이 발간됐으나 2차 세계대전 중이라 240부를 찍어낸 데서 그쳤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1946년, 다시 360만부가 발간됐다.

로버트의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코가 빨간 순록 루돌프)는 후에 음성 버전까지 출시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그리하야 루돌프 ‘빨간코’ 이미지를 갖게 됐다.

크리스마스 트리 / 게티이미지뱅크
크리스마스 트리 / 게티이미지뱅크

크리스마스의 상징! ‘트리’

크리스마스의 대표적 관습 중 하나로 상록 침엽수를 집에 설치하고 각종 장식품으로 꾸미는, 일명 ‘트리 꾸미기’가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유래에 관한 가설은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는 고대 로마인들이 동짓날을 기념하고자 푸른 상록수 가지를 집에 장식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독일에서 활동하던 영국인 전도사와 관련된 일화다. 전도사는 게르만족이 전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악습을 좋지 않게 여겨 나무를 베어냈고, 그 후 재앙이 닥칠 것을 두려워하던 사람들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나무에 감사 예배를 드리게 됐다는 데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크리스마스 전날 하늘을 향해 뻗은 상록수에 감명을 받아 별과 촛불을 매달아 방에 세웠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가설을 지닌 크리스마스 트리는 19세기에 독일에서 북유럽으로 전파됐고, 19세기에 미국 펜실베니아에 이주한 독일계 정착민들에 의해 전달돼 전역으로 확산됐다.

1950년대 크리스마스 성극집
1950년대 크리스마스 성극집

크리스마스, 한국에서는 언제부터 챙겼을까?

크리스마스, 즉 성탄절(聖誕節)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독교의 명절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크리스마스가 들어온 과정은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온 과정’과 맥을 같이 한다.

1800년대 후반, 한국에 개신교를 전파하러 온 선교사들은 처음에 각자 가정에서 성탄절을 기렸다. 그러다 개신교가 널리 퍼지면서 1897년에는 배재학당, 정동예배당 등지에서 성탄절 행사가 열리게 된다.

선교사들에 의해 알려진 성탄절은 한국에서 선행을 베풀고 감사함을 나누는 날로 자리 잡아갔다.

1930년, 식민통치 중이던 일제가 ‘크리스마스 행사 금지’를 선포하면서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1949년 기독교 신자던 이승만 대통령이 ‘기독탄생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무려 공휴일이 된다.

크리스마스 파티 / 게티이미지뱅크

성탄절이 다가오면 지자체에서는 소외된 이웃을 더 챙기고, 가족끼리는 분위기에 힘입어 평소에 못하던 애정표현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외국의 명절을 챙기는 것이 유난스럽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아무렴 어떨까.

크리스마스, 또는 성탄절. 단어 그 자체로 따스함, 사랑하는 사람, 휴식을 떠올릴 수 있는 날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유래나 사실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결국에는 다 이웃을 사랑하고, 온정을 베풀자는 의도를 내포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사랑을 전하고, 그만큼 사랑받을 수 있는 하루를 보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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