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공감신문=박범준 칼럼니스트] 대개의 경우 마을축제를 하고나면, 마을주민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번 마을축제는 어땠어요?”

“말도 마쇼! 누가 하자고 했는지?”
“왜요?”

“뭐 때문에 마을축제를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힘들고 짜증나고, 지치고 마을축제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고 진저리가 다 난다우"

“그래요? 왜 그랬을까요?”

“마을축제라고 해서, ‘기냥 좋은 일 하나부다’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찾아오는지? 1박2일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고, 한 전 다녀가고 나니까. 마을이 몸서리가 다 쳐질 정도가 되더라니까”

“마을이 몸서리를 치다니요?”

“마을주민들이 파김치가 된 것은 고사하고, 마을에는 산더미처럼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이고, 도시사람들이 밭을 헤집어 놔서, 일거리만 무지하게 늘어났다우 글쎄”

“도시 사람들이 왜 밭을 헤집어 놔요?”

“한두명도 아니고 수백명이 몰려오는데, 대부분 애들이랑 같이 온다우. 아마도 애들 눈에는 농촌의 것들이 모두 다 신기해서 그런지, 부모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그럼면 부모들이 설명을 한다고 밭으로 들어가고, 밭에 들어간 얘들은 농작물을 이리저리 만져보기도 하고, 수확하기도 전인데 따고, 한 애가 따면 이놈 저놈이 따고, 어지 손쓸사이도 없어”

“아주 힘드셨겠네요?”

“도시에서 일부러 우리 마을을 찾아주니 고맙기도 하고, 해서 나름 열심히 고기도 굽고, 옥수수도 삶고, 감자도 삶고 이것저것 하기는 하는데, 몸살이 다 날 지경이라니까”

“그래도 마을축제를 하니까, 마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있을 것 아니예요?”

“그건 잘 모르겠어. 아무튼 멀리서 일부러 우리 마을을 찾아주니 고맙기는 하지. 이번 기회에 우리마을이 좀더 많이 알려지긴 하겠지만,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나는 모르겠네?”

“마을축제는 마을주민들이 하자고 해서 된 것 아닌가요? 누가 먼저 마을축제를 하자고 한거지요?”

“마을축제를 하기로는 마을회의에서 결정을 했지”

“그런데요?”

“실은 마을발전 전문가라는 사람이 [마을사업]을 계속하려면 마을축제는 필수라고 하더라고, 마을사업 계획에 마을을 널리 알리기 위한 마을축제 예산이 있으니 꼭 해야한다고”

“그래요?”

“성공한 마을들 모두가 마을축제를 한다고 하데. 마을축제를 하면 마을을 널리 알릴 수도 있고, 도시-농촌의 교류를 통해 직거래가 활성화 되니 농산물 판로 걱정은 안해도 되고, 농촌마을을 방문하여 체험도 하고 잠도 자고, 밥도 사먹고 하니, 마을 주민들의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마을축제]는 꼭 해야된다”고

“아아 그런 일이 있어군요?”

“그래서 마을 이장이랑 부녀회장 등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마을축제를 준비한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고생을 많이 했지. 처음 해보는 일이라, 전문가에게 도움도 많이 요청하고, 이리저리 해서 마을축제를 하기는 한건데”

“그나저나 마을에서 축제를 하는데, 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찾아오셨데요?”

“그러게나 말이야? 한 일이백명 많아야 3백명 정도 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마도 한 2천명이상이 온 것 같아. 행정에서 이리저리 알리고, 전문가가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알린것 같더라고. 요즘 뭐라고 하나 SNS라나 뭐라나?”

“처음이라 힘들겠지만, 자주 하다보면 수월해지지 않겠어요?”

“글쎄? 마을 지도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지켜봐야지. 근데 마을주민 대다수가 [마을축제]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니까? 마을축제하고 몸져 누운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까”

“아아 그렇군요? 암튼 앞으로 잘 되면 좋겠네요”

지난 9월 24~25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동판저수지 일대에서는 '제1회 무점마을 코스모스 축제'가 열렸다. /연합뉴스

 

원래 마을축제는 재밌고 즐거워야 하잖아?

“혹시 마을축제를 잘하는 곳을 알고 있소?”

“그건 왜요?”

“마을축제를 잘 활용하면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지금처럼 하면 너무 힘들어서 못할 것 같아”

“근데 어르신들은 마을축제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뭐라고 생각하냐니? 그게 무슨 말이요?”

“그러니까. 어르신들이 ‘마을축제는 이렇게 저렇게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하는게 있냐는 말씀이지요?”

“아아! 그거야 뭐! 마을축제란게 뭐 별거 있나. 마을사람들이 즐겁게 놀고 먹고 하면서 쉬는 거지”

“그래. 대보름날 척사대회나, 단오날, 혹은 복날 냇가에 가서 개도 잡아묵고, 닭도 삶아 묵고 그런게 마을축제지, 마을축제란게 뭐 별거 있나”

“전문가님 생각은 어떻수?”

“어르신들 말씀이 백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마을 주민 대다수가 흥겹고 즐겁고 행복해야 그게 마을축제가 되는 거지요”

“이 전문가는 이렇게 얘기하지만, 전번 전문가는 다르게 얘기 하잖아. 마을축제는 마을발전을 위해서 마을주민들이 고생이 되더라도 꼭 해야한다고”

“사람의 얼굴이 각자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 보니, 생각은 각각 다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일에 대해서는 마을사람들이 이런 저런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면 됩니다. 마을축제의 경우도 마을마다의 처한 현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전문가 얘기는 참고로 하면 됩니다.”

“마을마다 마을축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이래요?”

“예를들어 주민이 많은 마을과 적은 마을, 마을에 기본적인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마을과 그렇지 않은 마을, 출향민과 좋은 유대관계를 갖고 있는 마을과 그렇지 않은 마을, 마을주민들이 합심이 잘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등등에 따라 ‘마을축제’가 달라질 수 있고, ‘마을축제’를 하는 목적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씀이지요”

“들어보니까, 마을축제라는 것도 생각할 게 많은 일이네 그려”

“그러게. 우린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네 그려”

“그럼 마을축제가 즐겁고 행복하게 될려면 어떻게 하년 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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